코로나 기간에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막막한 상황에서 SBS를 두고 기도하는 가운데 실제로 SBS 지역방송인 JTV <이정규의 정규방송> 라디오 진행자로 현재 활동 중이라며 하나님께 감사를 돌리는 이정규 씨를 만나 그의 기독교 신앙을 들어봤다.
-기독교 신앙에 대해 소개해 달라.
“나는 모태 신앙인이다. 19살 때까지는 교회는 당연히 가야 하니까 다닌 것 같다. 고등학생 때는 술도 마시며 탈선한 적이 있긴 하지만 오병이어(현 비전파워) 선교단체에 들어가 찬양인도를 하면서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대학 입학시험을 치르고 난 뒤부터 나는 거꾸로 술을 끊고 부정적인 단어의 사용도 끊었다. 그 당시 반복해서 생각나는 말씀이 있었다. 고린도전서 10장 31절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는 말씀이었다.
이 말씀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우면서 나는 그때부터 하나님께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행동에 대해 하나님도 기뻐하시는지 여쭤보게 된 것이다. 술을 안 마시게 된 계기도 하나님이 좋아하시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내가 신앙생활을 깊이 있게 하게 된 것은 비전파워 선교회에 들어가 바쁘게 활동하며 말씀을 배운 덕이다. 월요일에는 월요찬양이 있었고, 화요일에는 학교가 끝나고 오병이어 회의를 했고, 수요일에는 수요예배 찬양을 섬기고, 목요일에는 월요찬양 준비모임을 하고, 금요일에 금요철야를 했다. 토요일에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고 청년부 예배를 드리고, 주일에는 고등부 찬양교사를 했다. 이렇게 2년을 살았다.
내가 다니던 교회 전도사님이셨던 김요한 목사님이 비전파워를 인도하고 계셨는데 고등부 때 그 단체에 와서 찬양해보자고 권유하셔서 시작하게 됐다.
나는 하나님 영광을 위해 사는 게 뭘까 고민하면서 학교도 시간만 때우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대학생 때 열심히 공부해 성적 장학금을 받았다. 그때 제일 낮은 점수가 B+였다(웃음).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공부를 안 하면 주위 친구들에게 본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가정 일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대화가 없었던 아버지와 소통하려고 노력했고 아버지를 더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아버지는 내가 교회를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성적도 잘 나오고 맡은 일 잘하니까 인정해주시고 관계도 회복됐었다.”
-대한민국 남자들이 모두 힘들어하는 군대에서 오히려 은혜롭게 군생활 했다는데.
“ROTC에 최종 합격했는데 합격한 날 소대장에게 가서 못 가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장교로 가면 병사의 마음을 못 느낀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병사로 다녀온 분들이 더 많으니까 그 분들의 어려움을 알고 소통하려면 낮은 곳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공군 병사로 지원해서 들어간 것이다.
훈련소 연병장을 밟으면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다. ‘주님. 이곳이 제 선교지입니다.’ 그렇게 기도하며 들어간 훈련소에서 하나님은 나로 하여금 좀 특별한 삶을 살게 하셨다. 훈련병들이 훈련을 마치고 식사시간에 다들 맡은 역할이 있는데 나는 식판을 넘겨주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식판을 받을 때 그들에게 ‘축복의 통로’라는 찬양을 불러줬다.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마주치면서 ‘당신은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축복의 사람…’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면서 했다. 어떤 조교에게도 그렇게 불러줬는데 처음에는 째려보더니 나중에는 고맙다고 하더라(웃음).
나는 훈련소에서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영광이 될까를 계속 생각했다. 점호가 끝나면 취침하기 전 힘들어하는 훈련병들을 모아 전자시계 불을 모아서 말씀을 보며 예배를 드렸다.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를 했다. 안 믿는 훈련병들도 와서 함께 드렸다.
자대배치를 받아서 갔는데 예배 때 찬양팀으로 열심히 찬양했더니 군종병으로 착출이 됐다. 그곳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많이 받고 전하고 제대했다. 2008년에 제대했는데 지금도 군대에 있었던 친구들과 부사관, 장교님들과 연락한다. 그렇다고 군종병 생활이 쉬웠던 건 아니었다. 다만 교회에서 힘들다는 말이 밖으로 나가면 덕이 안되니까 말조심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서 힘들 때마다 계속 기도했다. 군종병으로 지내다 보니 새벽예배를 드리는 습관도 들었다. 그때 기도의 맛을 알았다. 힘들 때 기도하면서 지내니 군생활을 너무 재미있게 했다. 지금도 가끔 힘들 때 군에 가서 기도하기도 한다(웃음). 제대하기 일주일 전에는 권사님들이 일주일 간 스케쥴을 잡고 돌아가면서 나에게 식사대접을 해주셨다. 안수집사님이 용돈 몇 십 만원을 모아서 주시기도 했다.
사실 군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그때 당시 선임이 굉장히 엄했다. 일을 못하면 많이 혼내고 힘들게 했다. 그 형 덕분에 기도를 많이 했다. 힘든 일이 있으면 본당에 가서 늘 기도했다. 어려운 일은 다 기도로 했다. 계속해서 기도했더니 어느 날은 용서라는 것을 흉내 낼 수 있게 됐다. 그 사람을 놓고 계속 기도하다 보니까 미운 게 아니라 긍휼한 마음이 생겼다. 안타깝다. 속상하다. 왜 이 사람은 이렇게 가까이 하기 힘들고 욱하는 사람이 됐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과 속상한 마음이 생겨 더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를 용서하고 기도해주게 되었다. 그 형이랑 지금도 연락하고 지낸다.”
“작년까지 서울에 살다가 올해 초에 전주로 이사를 간 것이 하나님의 기도 응답이다. SBS에 가보면 라디오 진행자들을 소개하는 현수막이 벽에 걸려있다. 주차장에서 바로 보이는데 나는 CBS 주차장을 나설 때마다 그 현수막을 보면서 SBS에서 ‘라디오 하고 싶다’고 기도했다. 개그맨인데 기독교 방송만 하는 것이 아쉬웠고 일반방송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전북 SBS에서 연락이 왔고 지금 SBS 지역방송 JTV <이정규의 정규방송> 라디오 진행자로 4시부터 6시까지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시기에 방송을 하게 되어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를 드리고 있다.”
-신앙인으로서 MBC 공채 개그맨 활동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MBC 공채 개그맨이 2시간 준비해서 덜컥 됐다. 준비 없이 되다 보니 힘든 점들이 많았다. 개그를 짜는 것도 모르고 술도 안마시고. 합격해서 올라갈 때 군대 연병장 밟았을 때처럼 ‘여기로 가는 무슨 뜻이 있겠지’ 생각이 들면서 여호수아 1:9절 말씀을 생각나게 하셨다.
‘내가 네게 명한 것이 아니냐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
‘하나님 제가 어디를 가든지 함께 하신다고 했으니까 오늘도 저와 함께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면서 상경했다. 만약에 내가 개그맨의 삶에서 예수님을 잃어버린다면 내 인생에 알맹이가 하나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예수님을 잃어버릴 것 같으면 잃기 전에 내려가겠습니다’라고 다짐했다.
신앙인으로서 덕을 끼치는 크리스천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술자리에서 술을 안 마셨다. 그로 인해 선배들과 갈등이 있었지만 오히려 나중에는 선배들과 제작진들이 내 신앙을 인정해줬다. 어떤 믿지 않는 선배는 ‘정규야 너는 계속 이렇게 살아줬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은 마셔도 너는 안마시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하지만, 사실 일이 힘들어서 매일같이 비상 계단에서 울고 기도하며 보냈더니 하나님께서 많은 힘을 주시고 위로해 주셔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연예인의 삶 속에서 많은 유혹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이겨내고 있나?
“술에 대한 유혹이나 인기, 인맥 유혹 여러 가지가 있다. 슈퍼스타K 시즌2에 140만 명이 지원했다. 거기서 주목을 받고 ‘무한도전’에 나가고 ‘뜨거운 형제들’에도 나갔다. 그러면서 얼굴이 알려져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나를 알아보는 청년들이 많았다. 그 당시 미니홈피를 계속 검색하며 오늘은 몇 명 들어왔냐며 인기에 집착하는 나를 보았다. 그런 경험이 처음이니까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런 경험을 하면서 이렇게 집착했다가는 하나님을 잊어버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는 인기를 달라는 기도를 안 하게 됐다. 나는 대박 안 나도 괜찮다. 거기 집착하면 신앙을 잃을 수도 있겠다 싶어 지금은 주변 사람들이 나로 인해 살아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어머니의 신앙에 대해 소개한다면.
“무슨 일만 있으면 기도하시는 분이셨다. 무슨 일만 있으면 성경을 보시고 무슨 일이 없어도 성경을 보고 기도하신다. 내가 어릴 때는 너무 그러시니까 그게 싫고 이해를 못할 정도였다. 내가 고등학생 때 어머니에게 술 마신다고 딱 한 번 맞아봤다. 어머니는 정말 부드럽고 온유하신 분이고 아버지는 강직한 분이시다. 영적 멘토시다. 매일 새벽기도에 나가셨고 안방에 항상 책상 위에 성경을 펼쳐놓고 기도하시는 분이시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를 다 전도하셨다. 외유내강이시다. 내 신앙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유산이다.”
-꿈은 무엇인가?
“중학생 때는 개그맨이 꿈이었고, 고등학생 때는 가수, 찬양인도자가 꿈이었다. 개그맨이 되고 나서는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하지만, 목사가 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연예인 연합수련회에 참석해서 만난 가수 강균성 씨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랬더니 형이 ‘정규야 하나님은 실력 없으신 하나님이 아니다. 네가 어떤 길로 가도 하나님은 거기서 너를 이끌어 가실거야’라고 해준 말이 많은 힘이 되었다. 또 한 목사님은 목회하는 목사는 많지만 나 같은 크리스천 마인드로 연예계에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내게 이 자리에 있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목회보다는 크리스천 개그맨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내 꿈은 사람을 살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명예, 인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예수님이 나를 살게 하신 것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또 신앙적인 용어들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요한복음 10장 10절 ‘도적이 오는 것은 도적질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는 것뿐이요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나도 예수님을 닮아서 그게 라디오든, TV든, 유튜브든, 특강이든 그 자리에서 풀어내면서 사람을 살리는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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