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감리교회가 홍콩에 본사를 둔 영국 대형은행인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국가보안법에 대한 지지를 재고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영국 크리스천투데이가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중국이 제정을 강행한 홍콩 국가보안법은 홍콩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피터 웡(Peter Wong) HSBC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홍콩보안법을 지지하는 청원에 서명한 후 서방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고 CT는 보도했다.
HSBC는 중국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에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며 “우리는 홍콩의 사회 질서를 안정시키는 모든 법을 존중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
1865년 홍콩에서 설립된 영국 대형은행인 HSBC는 1991년 런던으로 본사를 이전했지만 전체 수익의 절반을 홍콩과 중국 본토 등 아시아에서 올리고 있다.
매트 태터셀 영국 감리교회 재정 담당 이사와 데이빗 팔머 중앙 재정 이사는 서한에서 “우리는 HSBC의 오랜 고객이자 주주”라며 “홍콩 보안법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에 대해 심각하게 실망했다”고 표명했다.
이들은 “이 법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 동시에 1997년 반환 협정에 위배되며 홍콩 시민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감리교회는 HSBC의 보안법 지지를 깊이 우려한다. 우리는 보안법을 지지하는 것을 긴급하게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셉 젠(Joseph Zen) 가톨릭 추기경은 “홍콩의 새로운 국가보안법에 따라 체포 또는 재판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언론의 자유를 단속하는 새로운 법을 이 지역에 강요하고 있다”면서 “홍콩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홍콩교구 제6대 교구장을 지냈던 조셉 젠 추기경은 평소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과 소신 발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나는 신중할 것이며 공격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옳고 적절한 말이 그들의 법에 위배되는 것으로 간주된다면, 모든 고발, 재판, 체포를 견뎌낼 것이다. 수많은 전임자들도 비슷하게 견뎌냈다”면서 “하나님께서 항상 그들을 어떻게 도와주셨는지 보았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지 23년이 되는 지난 7월 1일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됐다. 이 법의 초안에는 국가분열, 체제전복, 테러행위, 외세결탁 등 4가지 범주의 범죄를 금지 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