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디자인의 정윤선 대표가 최근 ‘하나님은 늘 옳습니다’라는 제목의 싱글 앨범을 출시했다. 이에 인터뷰를 위해 정 대표가 있는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에 들어가 보니 처음 눈에 들어오는 것이 ‘예수’라는 글씨가 새겨진 여러 개의 탁상용 예수십자가였다. 이게 다 뭐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디자인한 상품을 처음으로 판매하게 됐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을 디자이너며 1세대 캘리그라퍼라고 소개했다. “어느 날 우연히 ‘예수’라는 글씨를 십자가 형상에 어울리게 써봤다. 너무 마음에 들어 현수막도 만들고 그랬는데 울산에 있는 교회에서 보시고 본당 십자가 대신 내가 디자인한 십자가를 거셨다.” 그녀는 예수님의 고난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를 고민하다가 공사장에서 튀어나온 녹슨 못을 보며 영감을 얻어 지금의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녀는 본당에 걸려있는 자신이 디자인한 십자가를 보며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게 됐다는 피드백을 받게 돼 감사하다고 했다.
간단한 제품 소개를 마치고 이제 앨범과 본인의 신앙을 소개해달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아래는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본인에 대해 소개한다면.
“나는 성결대학교 신학과를 나와 현재 교회디자인을 주로 하고 있는 ‘윤선디자인’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하나님은 늘 옳습니다’ CCM 곡을 낸 정윤선이다. 사실 19세에 전용대 목사님을 통해서 CCM 앨범을 내면서 국내 최초로 10대에 찬양 가수가 됐었다. 전 목사님이 내가 교회에서 찬양 인도 하는 걸 보고 앨범을 내보자고 제안하셨다. 그때 첫 정윤선 솔로1집 정규앨범을 냈고, 타이틀곡은 ‘친구여 들어 보았나요‘였다. 디자인을 의뢰하시는 분들이 내가 불렀던 것을 기억하시고 이 노래를 부른 분이 맞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나는 대중음악 경연대회로 널리 알려져 있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나가 수상을 하기도 했고 주부가 된 뒤에는 MBC 설특집 주부가요열창에 나가 대상을 받기도 했다. ‘사랑의 밧데리’를 불렀다(웃음). CCM 가수로 데뷔한 후 많은 찬양사역자분들과 함께 무대에 섰었다. 그 뒤로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가수 활동을 못 했지만 미련을 못 버리고 혼자 불러왔었다.
그동안 교회나 여러 행사에서 CCM 가수들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며 많이 부러웠다. 그래서 나도 교회에서 부를 수 있는 나의 곡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오다가 우리 가족의 간증과도 같은 시편 128편 말씀을 가지고 남편이 작사, 작곡한 곡을 앨범으로 냈다. 하나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늘 옳으시다는 내용을 주제로 하고 있다.”
-본인의 신앙과 ‘하나님은 늘 옳습니다’ 앨범에 대해 소개해달라.
“이 곡은 2018년 3월 어느 날 아이들과 함께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다가 그동안 내 삶에서 받았던 은혜에 대해 깊이 묵상하던 중 만들게 되었다. 이 앨범을 만들고 ‘하나님은 늘 옳다’는 제목을 붙이게 된 것에는 깊은 사연이 있다. 나는 불우한 가정에서 자랐다.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새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새어머니는 조금만 잘못했다 싶으면 나와 동생을 매일 회초리가 부러지도록 때리셨다. 다른 심한 학대로 인해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했다.
새엄마 때문에 초등학교 2학년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구세군 의왕교회 손창화 사관님과 곽창희 사관님 부부께서 많이 챙겨주었다. 그런 사랑을 받으면서 신앙이 깊어지고 자연스럽게 내 인생을 하나님께 드려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나는 사모가 되고 싶은 마음에 성결대 신학과를 가게 됐다. 그때 전용대 목사님을 통해서 음반을 내면서 대학 입학금을 낼 수 있었다. 부모님은 반대하셨기 때문에 학비를 내가 벌어야 했다. 그 등록금을 다 낼 수 없어서 2학년 때 휴학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는 새엄마가 운영하는 호프집 셔터를 열었다. 열심히 등록금을 벌었지만, 가정의 어려움으로 가정을 도와야 했기에 대학을 포기했다. 이후 찬양을 좋아해 온누리교회 파워스테이션 팀에 오디션을 보고 가수가 됐다. 파워스테이션 팀을 섬기면서 방송실에서 근무하고 있던 남편을 만나 처치 커플(CC)로 지내다가 결혼을 했다.
결혼하고 나서 가정주부로 살아가려 했는데 남편이 뇌종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때 아이가 6개월이었다. 남편이 14시간의 뇌수술을 하고 직장을 내려놓아서 내가 가정을 책임져야 했다. 남편도 돌보고 아이도 돌봐야 해서 새벽에 해야 할 일을 찾는데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디자인 일을 하게 됐다.
그렇게 힘들게 살았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고 살아가던 어느 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남편이 포도가 먹고 싶다고 해서 포도를 사러 갔던 날 집에는 도둑이 들었고 가지고 나갔던 지갑도 마트에서 잃어버리며 처음으로 거실에서 서러운 눈물이 났다. 그런데 오히려 신기하게도 내 삶에 ‘은혜’로 임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동안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손과 발, 눈물샘 등이 다 은혜로 다가왔다. 내 존재 자체가 아무것도 아닌 흙이란 것이 깊이 다가왔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은혜를 알게 되면서 그날 이후로 신기하게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누군가 나에게 처음에 어떻게 일이 들어왔냐고 묻는다면 나는 내가 믿고 있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부어주신 은혜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가장 힘든 순간에 내가 가지고 있는 감사 제목을 발견하게 됐을 때부터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디자인 책도 낸 적이 있었다. 나는 디자인을 블로그를 통해서 배웠다. 이후 감사한 마음으로 블로그에 강의를 올리기 시작했다. 100개 정도 올리니까 출판사에서 포토샵과 일러스트 기술을 엮어서 합본으로 내보자는 연락이 왔다. 책이 나왔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다. 주보 만들기, 찬양팀 로고 만들기, 현수막 만들기 등 교회에서 실제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쓴 것도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캘리그라피 책도 지금까지 3권 냈다. 나는 전공자도 아닌데 그런 내가 감사한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더니 하나님이 들으시고 은혜로 이뤄주셨다고 밖에 생각이 안 된다. 미자립 교회는 직접 가르쳐주면 절약이 되겠다 싶어서 교회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현재 ‘윤선디자인’은 직원이 10명이다. 매년 하고 있는 사업이 교회 월세 후원하고, 예쁜 간판 달아주기도 하고 개척 교회 사모님 선물 보내주기도 하고 있다. 작은 교회에 주일학교 간식 보내주기, 초등학생이 있는 목회자에게 가방 보내주기도 하고 있다.
내 삶을 돌아보면 하나님은 완벽하지 않고 불공평하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잘 견디며 스스로에게 ‘하나님은 옳습니다’라고 말한다. 남편의 뇌종양이 재발했을 때도 하나님은 옳지 않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에게 ‘하나님은 옳습니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하나님은 새어머니 때문에 힘들었던 나에게 시어머니를 선물로 주셨다. 어머니는 나의 아픈 곳을 세심히 살피시고 도와주시는 분이고 나를 며느리로 맞이해 너무 감사하다며 ‘전생에 내가 나라를 구했나 보다’ 하고 우스갯소리를 하시기도 한다.
지나고 보니 내 인생에서 하나님은 나에게 닥친 고난을 견딜 힘을 주셨고 그 악을 선으로 바꾸셨으며 이제는 더 큰 일들을 하게 하시는 분이다. 내 삶에서 하나님의 주권은 절대적이었으며, 또한 그것을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 만든 곡 ‘하나님은 늘 옳습니다’는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옳으신 하나님을 인정하는 곡이다.”
-좋아하는 찬양과 성구는.
“좋아하는 찬양은 제이어스의 ‘내 모습 이대로’, 김승희의 ‘나는 아무것도 아니에요’이다. 좋아하는 성구는 우리 가족에게 주신 말씀인 시편 128편이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면.
“본업은 디자이너이지만,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가 되는 것이 소원이다. 그래서 회사 슬로건도 ‘디자인으로 예배하라!’이다. 그런 삶의 예배자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내가 디자이너지만 내 안에 하나님께서 주신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 놓치지 않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캘리그라프 전시회도 해보고 싶고 드러나지 않는 기독 디자이너들을 모아서 작은 시골교회 가서 디자인 아웃리치도 하고 싶다. 작은 개척교회 전도지를 만들어서 정기구독을 받아서 월간 전도지도 만들고 싶고, 노래도 하고 싶다. 기업적으로는 작은 개척교회 미자립교회들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안하고 제시해서 무브먼트를 일으킬 수 있는 그런 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