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비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 전직 비서실 직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참고인 조사 이후에는 당시 시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적인 대면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최근 박 시장 전 비서 동료 직원 10여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비서 성추행 의혹과 관련한 주장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서울시 관계자들이 비서 성추행 의혹을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취지의 고발 사건에 관한 내용이다. 경찰은 다른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면서 의혹의 실체를 파악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피해자인 전 비서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 피해 호소를 듣고도 방임한 서울시 관계자가 20여명이라는 주장을 했던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측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모든 대상과 의혹에 대해 빠짐없이 조사한다는 방침"이라며 "비서실장 등 피고발인들에 대해서는 참고인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환 여부 및 일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관련 조사를 진행하면서 박 전 시장 핵심 참모들인 이른바 '6층 사람들'에 대한 소환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해당 수사 과정에 필요한 경우 강제수사도 검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경찰은 2차 피해 수사를 크게 피해자 측의 '진술서'라고 지칭된 문건의 온·오프라인상 유출 또는 유포 경위에 대한 수사와 악성비방 게시글 수사로 나눠서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문건의 오프라인상 유포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3명을 입건, 관련 경위 등을 조사 중이며 이와는 별도로 관련 문건을 최초로 온라인상에 올린 2명도 특정해 어디서 자료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악성 댓글 수사는 관련 글들이 올라왔던 4개 사이트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통해 게시자 및 댓글 작성자를 특정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향후에도 2차 피해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엄정 수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악성 댓글 등 게시자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위반과 모욕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