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울 왕은 한 때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용맹한 장수였으며, 한 때는 성령님으로 충만했고, 한 때는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였다. 그런데 사울 왕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군인들이 몰려오고 전리품을 챙겨 부자가 되고, 이를 위해 하나님을 위한 싸움 대신에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불순종하면서부터 하나님은 사울을 버렸고 성령님은 사울을 떠났다. 그 결과 사울은 겁쟁이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백성들은 사울 왕이 하나님께 버림 받은 것과 겁쟁이가 된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러던 중, 블레셋군대가 거인 골리앗을 앞세우고 쳐들어왔을 때, 사울 왕이 겁쟁이가 된 것이 온 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골리앗이 이스라엘 군대를 모욕하였다. 그것은 또한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였기에, 하나님이 왕으로 임명한 사울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용감하게 골리앗을 쓰러뜨려야 하는 책임이 있었다. 하지만 겁쟁이가 된 사울 왕은 싸울 용기가 없었다. 그런 사울 왕의 모습에 실망한 이스라엘 군인들은 겁을 먹고 도망치기 시작하자, 다급해진 사울은 잔꾀를 냈다. 골리앗을 쓰러뜨리는 자에게 공주와 결혼시켜 주고 많은 재물을 주고 또 세금을 면제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겁먹은 모습 대신에 포상을 보게 하려는 잔꾀였다.
하지만 왕이 겁먹은 싸움에 나설 군인은 없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보급품이나 받아먹으면서 눈치를 보다가 틈이 나면, 한두 명씩 탈영하기 시작했다. 더욱 상황이 악화되었지만 이미 겁쟁이가 된 사울 왕은 두려워 떠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렇게 패색이 짙어져갈 때, 성령님으로 충만하여 용감해진 소년 다윗이 등장했다. 다윗은 하나님을 의지하고 갑옷도 안 입고 거인 골리앗에게 달려들었다. 골리앗은 그런 모습을 비웃고 조롱하다가 다윗이 던진 물맷돌 한 방에 쓰러지고 말았다.
다윗의 승리로 패색이 짙었던 이스라엘 군대는 용기백배하여 블레셋군대를 물리치고 승리했다. 위기를 모면한 사울은 감사하고 기뻐했어야 마땅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윗을 칭찬하자, 그때부터는 다윗을 죽이려고 혈안이 되었다. 골리앗 앞에서는 꼬리를 내린 겁쟁이가 어린 다윗을 죽이려는 일에는 용맹한 장수의 모습을 갖추고 군대를 호령하며 다윗을 추격했다. 마치 우물 안에서만 요란하게 떠드는 개구리처럼, 사울은 자신의 백성에게만 용맹한, 우물 안 호랑이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한 때는 용감했고, 한 때는 성령님으로 충만하고 하나님께 사랑받았던 사울 왕이 어쩌다가 하나님께 버림받고 우물 안 호랑이로 전락했을까? 그것은 사울이 왕이 되고 많은 것들-권력, 군대, 재산, 명예 등을 넘치도록 갖게 된 후부터였다. 가진 것이 없었을 때는 지킬 것도 없고 하나님만 의지해서 용감했지만, 가진 것이 많아진 후부터는 그것들을 지키고 누리려다보니 하나님을 버렸다. 그 결과 사울 왕은 하나님께 버림받고 결국 비참하게 인생을 끝내고 말았다. 차라리 높은 자리와 세상 것을 버렸다면 영원히 수치스러운 자는 되지 않았을 텐데…
현재 한국교회는 전쟁 중이다. 코로나19 골리앗, 예배(기도회) 제재 골리앗, 그리고 동성애 차별금지법 골리앗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 한 개의 골리앗도 힘든데 3개와 싸우고 있다. 이 전쟁이 더욱 힘든 것은 용감하게 앞장서야 하는 장수들이 사울처럼 숨어버렸기 때문이다. 평상시 교회 안에서 “성령 충만”, “다윗처럼 싸워라”, “다니엘을 본받아라”, “예수님처럼 기도하라”고 성도들에게 호령하던 목회자들이 우물 안 호랑이 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성도 숫자를 자랑하고 교회 성장에 대해 논하고, 권세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던 교계 지도자들 중에는 정작 앞장서야 하는 이때에 교회 문을 닫고 숨어버린 자들도 있다. 안식을 얻기 위해 교회에 오는 성도들의 앞을 가로막고 온라인(인터넷) TV에게 위로 받으라고 한다. 평상시에 용감하게 설교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행동이다. 왜 모순된 행동을 할까? 혹시 가진 게 너무 많아서 그것들을 빼앗길까봐 두려운 것은 아닐까? 권세자와 악수하는 관계가 끝나면 높은 자리, 좋은 대우, 편안한 삶 등을 뺏기는 것이 두려운 것일까? 그러나 비굴하게 아등바등 해도 어차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나님은 겁쟁이에게 영광을 주지 않으신다.
교회들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때에 순수하게 어려운 교회를 지원하는 아름다운 지도자들이 있음에 감사한다. 그러나 가진 것이 많은 목회자들 중에는 조금밖에 갖지 못한 목회자들에게 포상금을 나눠주며 계속 호령하는 높은 자리를 유지하려는 불순하고 유치한 자들도 있고, 그런 포상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 실제 형편보다 더 어려운 것처럼 꾸미고 호소하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도 있다. 교회를 허무는 골리앗이 쳐들어왔는데 골리앗과 싸울 생각은 하지 않고 세상의 것만 탐하는 목회자들이 보이는 슬픈 시대다.
광장에서 용감하게 동성애반대를 외치는 여성도의 영상을 봤다. 그 분이 다윗 같고 나는 사울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 회개했다. 지금은 영적 전쟁의 시대다. ‘코로나19’, ‘교회 예배와 기도회 제재’, ‘동성애 차별 금지’, ‘북한 인권 개선 및 전도 금지’ 등의 골리앗이 교회와 하나님을 모욕하고 있다. 그런데 앞장서야 할 목회자들보다 따라가야 하는 평신도들이 더 용감하게 앞장서서 영적 전쟁을 하고 있는 시대인 것 같다. 사울 왕 같은 목회자들이 많고, 다윗 같은 평신도들이 많은 것 같다. 평신도들이 다윗이 된 것은 감사하지만, 다윗이 되라고 설교한 목회자들이 사울이 된 것은 한 없이 부끄럽다.
성경은 분명히 경고한다. 세상의 달콤한 것들을 지키느라 겁쟁이가 된 자는 버리고, 하나님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용감하게 싸우는 사람은 쓰시고 높이신다는 것을. 눈에 보이는 세상의 것들은 반드시 사라진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천국의 것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한국의 목회자들이여! 그래도 우리가 한 때는 세계 교회에 소문이 났었던 성령 충만한 다윗이 아니었던가? 세계 교회의 목회자들이 한국교회의 ‘부흥’을 배우겠다고 ‘새벽기도’와 ‘성령충만’을 배우겠다고 몰려오지 않았던가! 이 또한 이미 지나간 것일까? 나부터, 한국의 목회자들이 사라질 것을 지키기 위해서 영원한 것을 버리는 겁쟁이 사울이 되지 말고, 영원한 것을 얻기 위해서 사라질 세상의 것을 버리고 용감하게 싸우는 다윗이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한다.
김영태 목사(참빛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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