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20일 서울시교육청의 대원국제중학교, 영훈국제중학교의 국제 분야 특성화중학교(국제중) 지정 취소 결정에 동의한다고 밝히자, 21일 서울시교육청이 두 학교에 이를 확정 통지했다. 그러나 해당 학교들은 이에 불복, 이르면 이번 주 중 법적 대응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 운영성과평가에 따라 두 국제중의 지정취소에 동의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오전 특수목적고 등 지정위원회를 개최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 절차와 평가지표 내용의 적법성 및 적정성을 심의했다.
교육부는 심의 결과 "평가절차와 관련해 평가계획 안내, 서면·현장평가, 평가결과 통보, 청문, 교육부 동의 신청 등이 적법하게 진행되었음을 확인했다"며 "대부분의 지표가 2015년 평가지표와 유사하여 학교 측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하므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은 해당 학교들이 국제중 설립 취지에 맞는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활동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며 "이러한 평가는 적정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학교와 학부모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해당 국제중 2개교는 교육부 결정에 반발,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지정 취소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처분 취소 행정소송 등 즉각 행정소송에 돌입할 뜻을 밝혔다.
김찬모 영훈국제중 교장은 "국제중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모두 택할 예정"이라며 "저희는 의견서 제출을 비롯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부당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학교 측도 “서울시교육청이 지표를 바꾼 경위도 공개하지 않고, 국제중의 의견 반영 절차도 밟지 않는 등, 교육부가 졸속으로 지정 취소를 결정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도 "예상은 했는데 이 정도일까 싶다. 신중하게 검토해보는 과정 없이 회의 한 번 만에 결정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의견서를 오늘(20일) 교육부로 보내고, 중요한 내용이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라 했는데 이미 회의를 마친 상태였었다"고 지적했다.
만약 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들 국제중은 내년부터 일반중 체제로 신입생을 배정받아야 한다. 또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지정 취소 당시 재학 중인 학생에 대해서는 해당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당초 계획된 교육과정 등이 그대로 보장된다.
하지만 법원이 국제중 측이 낸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하면 작년 자율형 사립고(자사고)들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자사고인 부산 해운대고, 경기 안산 동산고, 서울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 10개교는 작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되면서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 채 올해 신입생을 그대로 선발했다. 본안소송인 행정소송은 공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의무교육 단계인 특성화중학교에는 자유학년제 예산 등 교육과정 운영을 위한 예산이 일반중과 동일하게 이미 지원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일반중 전환시, 학교가 신청할시 재정적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국제중 2개교가 원한다면 최대 8억 원의 추가 재정 지원에 나서겠며 달래기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10일 이들 두 국제중의 재지정을 취소하는 평가 결과, 두 학교가 '커트라인' 70점을 못 넘겨 지정 취소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두 국제중이 사교육 의존도를 높이고,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는 학생들을 차별하는 교육을 해 왔다고 규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25일 두 국제중의 입장을 듣기 위한 청문을 거친 뒤, 지난 8일 교육부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교육부는 평가 결과가 나온지 40일만,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동의 요청서를 넘겨받은 지 12일 만에 결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두 국제중 측과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과 교육부에 지정 취소 결정을 되돌리라며 반대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오륜교회는 지난 2015년 두 학교 가운데 영훈국제중이 속한 영훈학원(이사장 곽태원)을 인수해 운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