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균은 목사 아버지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모태신앙인으로 자랐다. 그리고 간절한 기도로 KBS 공채 개그맨이 되었다고 한다. 군대에 가고 나서 과연 자신이 제대하고 다시 개그맨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근심하며 다시 한번 간절한 기도를 했고 기도 덕분인지 그는 제대하자마자 바로 개그활동을 하게 된다. 큰 굴곡 없이 평안하게 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정범균을 만나 근황을 들어봤다.
-요즘 개그맨의 설 자리들이 줄어들고 있는데 주님 안에서 어떤 믿음과 기도제목으로 이 기간을 보내고 있나?
“공개 코미디가 지상파에서 사라진 것은 아쉽지만 오히려 코미디가 유튜브로 들어가서 잘된 친구들도 많고 새로운 환경에 변화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지망생 때와 같은 간절함으로 기도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도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농구를 좋아해서 ‘슬램덕후’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고 KBS 교양프로그램 ‘엄마를 부탁해’를 지난주부터 시작했다. OBS에서는 사회적 기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 최근에는 KBS 예능프로그램 ‘스탠드 업’에 출연하기도 했고 작년 ‘유산균’이란 이름으로 트로트 가수로 데뷔를 했는데, 혹시 CCM 앨범을 낼 생각도 있나?
“가수들을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다고 느꼈다. 그 당시 보컬 트레이닝도 받았는데 가수들이 존경스럽다. 그래도 내 노래를 들으신 분들은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 행사를 할 수 없어 너무 아쉽다. ‘유산균’은 개업과 동시에 휴업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울음). 원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지만 꿈이 가수는 아니었다. CCM 앨범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참여하고 싶다.”
-요즘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범균 씨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그 동안 나누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면 전해달라.
“하나님은 나에게 버팀목이다. 아내에게나 엄마에게, 자녀들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기도할 때만 할 수 있다. 애를 키우다 보니까 부모의 마음을 좀 더 알게 된다. 내가 힘든 이야기를 하면 와이프나 부모님께 걱정 끼쳐드릴까 바 말 못하는 것을 하나님께는 다 얘기하는 편이다. 그러면 한결같이 그분의 시간에 맞는 때에 들어주시고 사용해주시더라.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것은 자녀들이 신앙 안에서 바르게 잘 자라길 바라는데 코로나 때문에 교회를 잘 못 간다는 점이다. 아이들한테 자기 전에 기도 한 번 해주는 것밖에 없는데, 어떻게 하면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교회와 성경, 예수님에 대해 잘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부모님을 찾아가면 좋은데 요즘은 그마저도 찾아 뵙기가 쉽지 않으니 고민이 된다.”
-하나님께서 들어주신 기도제목이 있다면.
“돌아보면 다 들어주신 것 같다. 개그맨이 된 것도 그렇고 아내를 주신 것도 그렇고 아이들을 주셔서 감사하다. 요즘은 쉽지 않은 기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것 또한 넘치게 주시면 내가 교만해질까봐 딱 필요한 만큼 주신다고 생각하고 있다.”
-결혼하고 자녀가 생기면서 신앙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전에는 내 성공을 위해 기도했다면 이제는 가족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다. 아이가 부모와 대화를 하듯이 이제는 내 이야기를 하나님께 말씀 드리는 편이다. 나는 큰 굴곡 없이 살아온 것 같은데, 그게 제일 감사하다.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크게 잘된 것 없지만 감사하며 지내고 있다.”
-요즘 앱을 개발하고 있다고 들었다.
“전에 동료 개그맨들하고 요양원, 요양병원 봉사를 다녔다. 자녀를 키우는 것도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만 어르신들의 미소도 아이들 못지 않게 예쁘더라. 이 느낌을 나만 간직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르신들의 훈훈한 표정들을 직계 가족들이 봤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 요양병원, 요양원이라는 곳은 부모님을 잘 모시기 위해서 보낸 곳이지만 자식들이 자주 찾아가기에는 어려운 곳이다. 부모님이 어떻게 지내시는지, 그날 뭘 드셨는지, 건강은 어떠신지 이런 것들을 가족들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져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자비를 들여 개발하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도록 자기 가족만 볼 수 있게 했다. 이미 출시가 되어 ‘청춘톡톡’으로 검색하면 사용해볼 수 있다. 하지만, 부족한 것 같아서 다시 수정해서 9월에 재출시될 것 같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병원에 자녀들 조차도 방문하지 못한다. 병원에 계시는 분들은 외롭다. 휴대폰을 가지고 계신 부모님은 그나마 괜찮지만 위독한 분들은 자녀들이 알고 싶어도 알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살아오면서 이 땅에 조그마한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되어 감사하다. 같이 기도해주면 좋겠다. 많은 병원에서 사용하고 자녀분들이 부모님 사진을 자주 보고 더 자주 부모님을 찾아볼 있는 도구가 되길 바란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세상에 좋은 앱이 많은데 이런 앱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안 되어도 부모님들이 필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코로나가 오기 전에 만들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평소 좋아하는 성경구절과 찬양이 있나?
“항상 우리 가족은 명절에 모이면 가족 예배를 드릴 때 시편 23편을 같이 읽는다. 한 구절 한 구절이 다 나의 상황 같아 읽으면 힘이 난다. 매년 읽고 찬송으로도 많이 불렀던 구절인데 마음에 와 닿는다.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말씀이 많은 위로가 된다. 세상에 나 혼자라고 생각하면 절망적인데 주님이 나를 지켜주신다는 것, 그것 하나만 알고 있어도 나 혼자가 아니기에 많은 위로를 받는 것 같다.
좋아하는 찬양은 ‘너는 내 아들이라’인데 이것도 가사가 위로를 많이 해준다. ‘힘들고 지쳐 낙망하고 넘어져 일어날 힘이 없을 때’가 모두에게 다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세상 사는 게 매일 즐거울 수가 없고 매일 행복할 수가 없으며 하루에도 내 상태가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매번 좌절할 수 있고 매번 술을 먹을 수는 없다. 그런 방법으로는 잠시일 뿐 해소가 안 된다. 이 찬양을 들으면 많은 위로를 받는다. 하나님이 나를 아들 삼아주셨다는 게 너무 좋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구상 중인지.
“항상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크리스천이 되고 싶다. 코로나가 줄어들면 많은 지역과 나라를 찾아 다니면서 하고 싶긴 하다. 휴대폰으로 보는 시대에 가까이에서 직접 만나서 웃음을 드린다는 직업이 좋은 직업인 것 같다. 코로나 사태가 더 이상 인명피해 없이 잘 끝나면 많은 나라를 찾아 다니면서 웃음을 드리고 불러주는 곳,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누군가에게 무슨 얘기를 하기에는 목사님도 아니고 잘나가는 사람도 아니지만 누구나 똑 같은 아빠이고 남편이고 아들인데 지금은 다 버텨야 하는 시대인 것 같다. 기도로 잘 버티고.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시기를 잘 헤쳐나가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