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인터넷언론사들의 족쇄가 되고 있는 '인터넷실명확인제 폐지'를 위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5일 발의됐다.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의 대표발의로 제출된 개정안에는 민주통합당 장하나·정성호·유인태·홍종학·문병호·김성주·김광진·김민기·신경민·유성엽·윤후덕·전정희·김재윤·민홍철 의원과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 통합진보당 강동원 의원 등 총 17명이 참여했다.
진 의원과 함께 입법에 참여한 진보네트워크센터,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및 인터넷 언론사 <참세상>, <딴지일보> 등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진 의원은 입법 취지에 대해 "지난달 23일 헌법재판소는 전원일치로 인터넷실명제가 국민의 표현 및 언론의 자유를 침해해왔다며 위헌 판결을 내렸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인터넷실명확인제 폐지 개정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며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인터넷을 통한 국민들의 자유로운 소통이 있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이종회 대표는 “공직선거법상의 인터넷 실명제는 2006년 5월 지방선거 때 처음 시작돼 인터넷언론사가 과태료를 받으면서까지 불복하며 싸워왔던 제도”라며 “이제 다가올 대선이 보다 정책적인 내용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라도 이 같은 제약들은 조속히 없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딴지일보 김용석 편집장도 “인터넷실명제는 선거권자들 중에서도 성적 소수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며 “표현의 자유가 익명의 보호를 받지 못했을 때 자기검열이 나타나는 등 심각한 폐해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은 "지난 2004년 제정된 공선법 상 게시판 실명제는 선거 시기 국민의 정치 참여와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옥죄는 대표적인 악법"이라며 "협회는 지난 8년 동안 진보넷 등과 함께 실명제 폐지를 위해 싸워왔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참세상, 민중의소리, 대자보 등이 과태료를 부과받거나, 실명제에 반대해 게시판을 폐쇄했다"며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신문의 언론자유를 가로막는 실명제를 조속히 폐지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중앙선관위가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선거법상 인터넷 실명확인 의무를 갖는 인터넷언론사는 2549개에 달했고, 이 가운데 1441개 언론사는 이같은 당국의 조치에 반발해 총선 기간 동안 게시판을 폐쇄해 공론의 장이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