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의 부모님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이혼을 했다고 한다. 형제도 없었다. 집에 가면 혼자여서 늘 잠만 잤다. 그래서 밖으로 친구들하고 자주 돌아다녔다. 파바로티의 음악을 듣고 교회 지휘자를 찾아가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준비하면서 예고 시험을 봤는데 단번에 합격했다. 예고 생활도 만만치 않았다. 학비도 비싸고 레슨비도 비싸서 많이 좌절했다. 우리 집은 왜 이럴까, 원망도 많이 했다. 내가 부잣집 친구들에게 질 것 같아 빨리 포기하고 싶었다.
김호중은 부모님이 이혼하고 나서 할머니 밑에서 자랐는데 2008년도에 할머니가 대장암으로 돌아가셨다. 그때 많이 방황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한테 주먹다짐하고 시비를 걸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소문이 나서 지방에 있는 조직 폭력배에게도 연락이 왔다고 한다. “너 우리랑 일하면 너에게 먹고살 수 있는 집도 구해주고 돈도 주겠다”고 제안했다. 김호중은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학교에서는 김호중을 자퇴시켰다.
그렇게 자퇴를 하고 집에 돌아와 혼자 있는데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지 불안한 마음에 많이 울었다. 그러다가 안 하던 기도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운명의 서수용 선생님을 만난다. 경북예고에 서수용 선생님의 후배가 있었는데 그에게 연락이 왔다. 학생이 그만두게 됐는데 재능이 아까운 학생이라며 거둬주면 좋겠다고 선생님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그 학생을 대구로 보내 달라고 해서 만나게 됐다.
서수용 선생님은 첫 만남에서 김호중의 외모를 보고 절망감이 들었다고 한다. 조직폭력배의 포스가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마음 같아서는 곧장 돌아가고 싶었지만 약속한 게 있어서 딱 한 번만 테스트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에게 어떤 곡을 하겠냐고 물었더니 굉장히 어렵기로 소문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는 아리아인 ‘별은 빛나건만’을 부르겠다고 했다. 선생님은 오전 10시에 목도 안 풀고 겁 없이 고등학교 2학년이 한다길래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선생님은 호중이가 부르는 노래를 듣고 나서 더 이상 테스트가 필요 없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전율을 느꼈다. 타고난 아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은 호중이가 두 가지만 지켜주면 그를 받아주고 책임져주겠다고 했다. 첫째 폭력을 쓰지 마라. 폭력을 쓰면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안 돌아본다. 두 번째 무단결석을 하지 마라. 이 두 가지를 약속하면 모든 것을 책임져준다고 했다. 선생님은 테스트를 하면서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먼 길을 돌아왔는지 바로 호중이를 만나기 위해서였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김호중은 테스트를 받으면서 “너는 노래로 먹고살 수 있다. 너는 정말 하늘이 주신 목소리다. 너무 멋있는 목소리를 가졌다”라는 말을 인생에서 처음 들은 말이었고 너무나 마음 깊이 다가왔다. 또 책임져주겠다는 말이 가슴을 울렸다. 그래서 김호중은 그때부터 망설임 없이 성악의 길을 가게 된다.
하지만, 김천예고로 전학을 가서도 그는 학교를 잘 못 나갔다. 선생님은 호중이와 같은 대구에 살고 있어서 6개월 동안 김천으로 출퇴근을 하며 호중이를 등하교시켰다. 그를 등하교 시킬 때 이런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하나님. 저는 그동안 호중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얻기 위해 많이 노력도 하고 기도도 많이 했는데요. 나는 그렇게 갈망하고 노력했는데도 나한테는 안 주시고 자기 몸 하나 간수하지도 못하고 자신이 가진 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도 모르는 애한테 주셨냐’는 원망이 들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마치 천재 모차르트를 향한 살리에리의 질투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어쨌든 하나님이 허락한 재능은 엄청났다. 김호중은 김천예고로 전학 후 5개월 만에 각종 콩쿠르를 석권했다. 세종음악콩쿠르에서 1위에 입상했다. 또 최고의 난이도 곡으로 알려진 푸치니의 ‘네순 도르마’를 정기연주회에서 성공적으로 불렀다. 이 곡은 테너들이 무대에서 한 번이라도 완벽하게 부르고 죽으면 소원이 없겠다고 하는 난곡이라고 한다. 이 곡을 김호중은 고3 때 3개월 연습하고 와서 완벽하게 소화를 했다. 선생님은 정기연주회에서 호중이가 부른 영상을 찍어 올려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김호중의 노래에 대한 뜨거운 반응으로 영화의 주인공도 되었다. 2012년에 상영됐던 ‘파파로티’가 김호중과 서수용 선생님의 실제 사연을 영화화한 것이다. 김호중은 방황했던 어두운 과거를 공개해야 해서 영화를 허락하는데 고민하다가 ‘김호중도 하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느냐’를 느끼게 하고 싶어서 제작을 허락한다.
그는 “무대에 서거나 콩쿨이나 대학 입시에서나 항상 노래하기 전에 기도를 하고 들어간다”고 했다. 왜냐면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이고 하나님께서 이 자리까지 세우셨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직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이기 때문에 찬양을 부르거나 세상 노래를 부르거나 하나님 홀로 받아주시라고 기도할 정도로 그는 완전히 변했다.
주위에 그를 아는 분들은 “네가 옛날에는 험하게 살았는데 지금은 너무 행복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 김호중은 “교회를 다녀라. 말씀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분위기가 너무 밝고 좋은 곳이다. 그렇게 하나님을 영접해봐라. 그러면 너의 원죄 문제도 해결될 것이고 네가 가진 문제가 단기간에는 해결이 안 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하나님께서 고쳐주실 것이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그는 지금도 항상 자신이 어디를 가든지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을 증거할 수 있게 살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한다. 그는 앞으로 무대에도 많이 서고 싶고 또 독일로 유학을 가 학구적인 공부를 깊게 해 많은 이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은혜를 전하고 싶어 한다.
(CBS <새롭게하소서>에 19세에 출연해 간증했던 영상 내용과 2015년 KBS <그대가꽃>에 출연해 전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