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회에서 트루로 주교가 작성한 박해받는 기독교인에 대한 최종 보고서 발간 1주년을 기념해 심포지움이 개최됐다.
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제레미 헌트(Jeremy Hunt) 전 영국 외무장관이 의뢰해 검토한 최종 보고서는 충격적인 박해 수준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2억 5천만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높은 수준의 박해가 자행되는 국가에 거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반기독교적 박해는 지리적으로 확산될 뿐만 아니라 심각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유엔에 의하면 일부 지역에서는 박해의 수준과 본질이 대량 학살의 국제적 정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영국 정부에 여러 가지 권고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종교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박해 가해자에 대한 제재 조치를 부과하는 유엔 결의안 채택을 비롯해 박해 문제를 연구하는 종교 자유 기금 조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무소속 의원 알톤 경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심포지엄에 참석한 수백명의 청중들에게 “보고서에서 강조된 기독교 박해의 수준이 충격적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문제가 더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희생자가 아니”라며 그는 “바이러스를 ‘작은 병사’로 묘사하는 이슬람국가(ISIS)와 중국, 파키스탄에 이르기까지 이들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용해 소수자들에게 더욱 박해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증거들이 시사한다”고 했다.
그는 “트루로 보고서는 ‘깨어나라’는 모닝콜과 같다. 영국 외무부의 일부 고위 공무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보고서가 그저 잘 정리된 문서로 남아있지 않게 하라”면서 보고서에서 제안한 권고안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권력과 원조 책임을 가진 많은 지도자들은 국가를 대표해 행동할 것을 위임받았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서 잠들어 있다”면서 “정부의 (수많은 지도자들은) 그 사실을 묻어두려 하지만 평균적으로 하루에 11명의 기독교인이 목숨을 잃고 있다”며 영국 정부 지도자들이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들을 열거했다.
그는 “몇 달 전 이라크 북부에서 만난 야지디족과 기독교인 대량 학살 피해자들은 모술에 있는 자택에 ‘나사렛’을 표시하는 ‘N’이라는 글자가 붉은 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다고 했다. 이슬람 국가는 그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면서 “아르메니아인, 시리아인, 콥틱 기독교인들이 살해당하고 거주지와 교회가 파괴되고 살던 지역에서 쫓겨났다. 중국과 북한에는 투옥된 기독교인(가톨릭과 개신교)들이 있으며 신장에는 수감된 위구르 무슬림들이 있으며 미얀마 로힝야에서 무슬림 난민들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어 “홍콩 기독교인들은 그들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변호사 마틴 리의 체포와 가톨릭 지도자인 조셉 젠 추기경이 중국의 새로운 보안법 하에서 체포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불안에 떨고 있다”고도 했다.
이밖에 알톤 경은 파키스탄 기독교인들과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의 박해 상황에 대해 보고하면서 “영국이 인권 의무를 충족하는 국가들에 조건부 지원을 제공할 ‘적절한 때’”라며 “파키스탄은 지난 10년간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신앙으로 인해 자주 살해되거나 박해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26억 파운드(약 3조 9천397억원)를 지원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의 원조는 정직하고 책임있는 정부, 투명한 지도자, 지역 사회 화합, 소수 민족 보호, 시민 권리 교육, 다양성, 종파 간 폭력의 종말을 장려하는 문화적 변화를 요구하는 조건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톤 경은 최근 영국 정부가 마그니츠키 인권 책임 법안을 근거로 인권 침해자를 제재한다는 발표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많은 가해자들은 영국에서 재산을 구입하고, 영국 은행을 이용하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다양성과 다원주의를 존중하고 공존을 장려하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회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법과 인권의 혜택을 누린 가해자들이 자국에서는 차별, 박해, 고문, 살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 많은 합의된 사고, 더 많은 종교적 소양, 그리고 더 많은 영향력과 제재 사용 외에도 정책 입안자와 장관은 종교 자유를 장려하는 국가가 가장 안정적이고 번영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면서 “트루로 보고서 덕에 전 세계적으로 2억 5천만 명의 기독교인이 고통을 겪는 것은 더 이상 주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특별한 자유를 누리는 우리는 그렇지 못한 이들을 대신해 이러한 이야기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