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가 7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주의 길을 가려는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세상의 모든 직업은 다 소명을 요한다”며 “물론 손에 쥐어지는 것 때문에 일하는 소인배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일꾼은 맡은 일에 사명의식을 가지고 임한다. 하찮은 일이든 사람들의 눈에 띄는 일이든 소명에 충실히 가는 이들은 타인에게 감동과 도전과 격려가 되고 자신에게는 만족도가 따른다. 하물며 주님의 부르신 성직이랴! 하나님이 나를 이 일을 위해 부르셨다고 확신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성직, 말 그대로 구별된 직임을 말한다. 광의적인 의미에서 모든 직종이 다 구별된 것이다. 그러나 성직은 그 모든 것들보다 가장 뛰어난 구별 직”이라며 “별정직 중 별정직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이 부름은 다양하다. 성도들이 다양한 군중에 속하는 자들이기에 성직에로 부름을 입은 자들도 다양한 군집에서 나온다. 어려서부터 이 일에 매진하는 드문 분들도 있지만 다른 업종에 종사하다가 부르심을 받는 경우도 많이 있다. 각자의 경험이 성직을 수행하는데 경건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경건을 이익의 재료로 삼는 이들도 있지만 주의 일꾼들은 이를 엄히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직은 이익 창출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군사로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오로지 군인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목숨 바쳐 충성하는 자이다. 직업 군인인 아들이 소대장으로 봉직했을 때 들려준 고백이었다. 군인의 길을 이익의 재료로 삼는 자들은 용병이지 참 군인이 아니라는 아들의 말에 충격을 받았었다. 하물며 주님의 나라와 영광을 위해서 부름을 받은 자들이 이방인들이 구하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를 해결하려는 방편으로 삼았다면 십자가 군병이 되기를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성직은 외모를 중시하는 직종이 아니다. 성직은 철저하게 영혼을 돌보는 자”라며 “속사람의 안녕이다. 영혼은 보이지 않는다. 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영혼의 돌봄을 육신을 지닌 사람들 중 특별한 사람들에게 맡기셨다. 성직의 소명은 영혼들을 위한 것이다. 영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없다면 우리를 놓아줄 수도 있고 구속시킬 수도 있는 세상의 군왕들의 신하로 족하다”고 했다.
그러나 “성직자에게 맡겨준 영혼들은 이 나라 시민권자들이 아니다. 만 왕의 왕이시오 만유의 주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들”이라며 “그의 보배로운 피로 값 주고 산 영혼들을 미천하기 짝이 없는 우리 인생들에게 맡기신 것이다. 물론 우리보고 알아서 그 영혼들을 돌보라고 한 것이 아니다. 교회의 일꾼은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 예수께서 정하신 매뉴얼에 충실해야 한다. 그의 양들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주신 경륜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어가는 자이기 때문이다(골 1:25). 양들은 그 분의 기르시는 양이지 목동 자신의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 목자 장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마련하신 방책으로 돌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생명의 말씀을 사모하고 사랑하는 것 때문에 쇠약해진 경험을 하는가”라며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어린양을 먹이라고 당부하신 주님은 성직으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 주신 것이 있다. 생명의 꼴인 기록된 말씀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록된 말씀 밖을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학 교육의 근본 목적은 두 가지이다”며 “하나는 신학의 주체이신 하나님을 잘 알고 그 하나님을 더 사랑하는 자가 되게 하는 것이며 둘째는 그 하나님께서 주신 기록된 말씀을 옳게 분별하여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군으로 주님의 양들을 온전히 세워가는 것이다. 신학은 교회 섬김을 위해서 존재한다. 신학자들 중에는 이런 자들도 있다. 신학지식이 자신의 이익과 명예를 위한 발판으로 애용하는 자들이다. 신학은 철저하게 교회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교회를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 교회를 기름지게 하고 주님께서 주신 생명으로 하여금 더 풍성함을 누리게 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생명수가 말라버린 독극물을 제공할 뿐”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성직자는 주의 율법을 즐거워하고 주야로 묵상하는 감격에 젖어 사는 자여야 한다”며 “죽을 때까지 성령의 검을 잘 갈고 닦아야 한다. 주님은 우리에게 새 검을 주시지 않는다. 이미 주어진 검은 내 몸과 분리된 것이 아닌 몸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생선회 다루는 요리사보다 더 능숙한 솜씨를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의 몸 어디를 찔러도 그 몸에서 흐르는 피가 말씀의 피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원어공부도 마다하지 않는다. 우리보다 앞서 깊이 연구한 위대한 일군들의 발자취를 더듬는다. 역사 공부가 그래서 필요하고 주님을 닮고자 온 생애를 불태웠던 그들의 족적에도 시선을 떼지 않는 이유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말씀에 능한 기도의 사람인가”라며 “성직은 정치를 요하지만 정치가나 행정가가 아니다. 사람들을 다루는 상담기술도 필요하지만 상담 요원은 아니다. 성직은 철저하게 그리고 전적으로 말씀과 기도의 사람이다. 말씀선포와 가르침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성장케 하도록 인도하는 목자”라고 했다.
이어 “사람들의 지혜의 아름다운 말로 되지 않기에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을 위해 힘쓴다”며 “경건의 능력은 말씀과 기도 외에는 방법이 없다. 믿음의 거장들에게서 찾아지는 공통점은 하나같이 기도의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수시로 성령 안에서 기도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바쁘기 때문에 더 기도하였다. 기도 쉬는 죄를 범하지 않으려고 진리의 거대한 말씀 앞에 무릎을 꿇었다. 기도는 말씀과 더불어 씨름하는 것이다. 내 의지를 꺾고 순전히 주님의 뜻이 이루어짐에 적극 복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염병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다.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한다”며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버린다. 삯군은 이리 떼가 오면 양을 버리고 도망친다. 예수는 양들을 위해서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내어 주었다. 성직은 철저하게 양들을 위해서 존재한다. 그 양들을 위해서 직임을 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들이 처한 가장 큰 위협은 죄의 전염병”이라며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죄의 치명상은 절대적이다. 그런데도 죄의 전염병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무감각하다. 확실한 치료제인 백신도 이미 다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그것을 사용할 줄 모른다. 사람들로 하여금 겉멋에 길들여지게 한다. 속은 죽어 가는데 보기에 좋아보이게 하는데 치장한다. 돈 자랑하고 가진 지식 뽐내고 용맹 떨침을 추앙하게 한다. 그것은 성직자의 길이 아니”라고 역설했다.
또 “죄인들의 구원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최고의 백신이신 십자가게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 목사의 주 업무이다”며 “그 일을 감당할 지혜와 능력도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부어주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마다 지식과 지능의 정도는 다 차이가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더 갈고 닦는 것은 치료하는 광선이신 의로운 태양을 더 잘 비추이게 하고자 함이다. 해보다 더 밝은 빛이신 우리 주님의 복음의 빛을 찬란하게 비추이게 하는 것이다. 죄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하나님 나라와 주님의 피로 값 주고 산양들의 영적 복락을 위하여 달려 갈 길 힘껏 달려라. 이 일에 부르심이 분명하다면 뒤를 돌아볼 생각을 말라”며 “모든 일에 절제하며 근신하며 법대로 달리는 자가 되라. 그리하면 상 주시는 이로부터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는 칭호와 더불어 의의 면류관을 받게 되는 영광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