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6~7일 전주(전주제자교회)와 대전(신일교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의 생존’이라는 주제로 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특히 박종환 교수(실천신대 예배학·예전학)가 ‘예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박 교수는 “올해 초부터 전 세계적인 전염병을 경험하고 있다. 인류 역사에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14세기 전후 유럽 인구 전체의 3분의 1의 목숨을 앗아간 전염병인 ‘흑사병’으로 중세의 교회가 많이 약화되었고 이를 통해 유럽의 근대화가 성큼 다가오게 된다”며 “1918년에는 스페인 독감이 있었고 2020년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며칠 전 뉴스를 보니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미 여섯 개로 변형을 이루었다고 한다”며 “백신이 나올 무렵엔 이미 다른 종류의 코로나가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변형하며 발생하는 속도는 인간이 그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고 했다.
더불어 “영국 생물학자 윌리엄 해밀턴은 ‘자연은 순수를 혐오한다’고 주장한다”며 “인류를 위협하는 질병의 배후에는 인류가 편의와 효율성을 위해 살아간 방식의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의 상황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목회자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끝나기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고 교인은 줄어가고 재정도 어려워진다. 온라인 예배도 재원과 자원이 있는 교회만 가능한 상황이다. 코로나 상황이 빨리 종결되고 이전의 예배의 형태로 회복되길 소망하지만 이러한 재난적 상황이 끝나도 교회가 예전의 역동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는 기독교 예배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크게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앤컴 리서치가 장로교 통합소속 목회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인해 40퍼센트의 교회만이 현장예배를 드리고 21.3퍼센트는 현장과 온라인을 동시에, 19.3퍼센트는 온라인으로만 나머지는 가정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체 예배 참석교인이 (이전의) 42퍼센트에서 61.8퍼센트 사이를 매주 오락가락하고 있고 전체적인 헌금감소가 28.7퍼센트에 달한다”며 “온라인으로 현장예배를 중계하는 교회는 코로나 이전 6.3퍼센트에 불과했으나 이후에는 18.5퍼센트로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지난 몇 달 동안 전 세계 교회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며 “전 세계에 많은 교회 건물이 문을 닫았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화해의 메시지는 여전히 온라인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활발하게 선포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예배에서의 온라인 매체의 사용에 대해 예배학자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를 가져왔다”며 “신학이라는 학문의 특성과 그중에서도 예배학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진보하는 기술에 대해 의심의 눈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 예배에 대한 주요한 입장으로는 먼저 ‘예배는 전통에 따라 실천되지 않으면 단순히 예배가 아니’라는 주장”이라며 “예배는 디지털 매체로 대체할 수 없는 교회의 고유한 관행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 신학적으로 수용하지만 상황에 따른 ‘일시적 실천’이라는 입장이다. 그리고 셋째, 온라인 예배가 신학적으로 수용 가능하고, 전염병으로 인해 교회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드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이라고 했다.
특히 “전 세계 교회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경험하며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온라인으로 성찬까지도 시행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말씀과 성찬은 예배의 절정이다. 현재 온라인 예배는 설교중심의 말씀의 예전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공동 예배에서 성찬은 하나님 앞에 모인 사람들에 의해 기념되는 행위이며, 성찬을 통해 우리는 그리스도와 연합된다”며 “성찬을 목회의 중요한 영역으로 생각하는 전통적 교회들은 종종 온라인에서 첫 줌(Zoom) 기반 성찬식을 수행하는 데 있어 어색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에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 대부분의 교회는 주일예배에서 정기적인 성찬을 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그들이 실천에 반대했기 때문이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교회가 침례교나 복음주의 계통에서 나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이 교회들은 기술에 대한 실용적인 경향이 있기에 온라인 성찬에 개방적이지만 성찬에 대한 신학도 매우 약하기 때문에 온라인 성찬도 드물게 또는 전혀 제공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몇몇 성공회 교회가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는 일이 기술을 통해 원격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더불어 “증강 현실(Virtual Reality)을 통해 기독교가 제한된 이슬람권 국가에서 정기적인 성찬을 제공하는 성공회 교회도 있다”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온라인으로 성찬을 제공한 교회들이 행하는 가장 일반적인 모델에는 셀프 서비스, 라이브 성찬, 가상(아바타) 성찬, 영적 성찬(신영성체) 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셀프 서비스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초기, 방문자가 스스로 준비한 떡과 포도주를 개인적으로 먹으면서 화면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이며, 라이브 성찬은 모든 사람이 동시에 떡과 포도주를 취하는 방식”이라며 “가상(아바타) 성찬은 아바타가 일종의 가상세계의 가상예배에서 떡과 포도주를 대신 먹으면서 진행, 영적 성찬(신영성체)은 온라인으로 성찬을 수행한다는 개념을 거부하는 일부 전통은 공동기도를 포함하지만 떡을 먹는 것을 배제하는 영적 성찬을 실천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러한 온라인 예배와 성찬은 인터넷이 없는 사람들을 배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인터넷이 있어도 사용하기 어려운 연령층이나 세대들을 위한 대안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