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가 4일 ‘일과 안식의 균형’이라는 제목으로 교회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이 목사는 “인간은 평생 일과 연관을 맺고 살아간다”며 “일을 통해서 하나님의 임재와 성숙을 경험하고 있다면 축복이다. 일과 쉼의 균형이 중요하다. 일과 쉼 모두 선물이다. 쉼과 일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다. 일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현대인들은 만성피로증후군을 앓고 있다”며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강박증세들이 두드러진다. 인정을 받아야 하고 성공을 이루고자 하는 집착이 빠진다. 막연한 불안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쉼은 퇴보로 여긴다. 쉼을 죄악시하거나 게으름으로 오해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간은 안식이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졌다”며 “쉬지 않으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해지고 권태로움이 몰려오거나 기능 저하 현상이 찾아온다. 진정한 쉼은 공간이나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쉼의 영성은 하나님에게 초점을 맞춘다. 하나님께만 집중할 수 있다면 시공을 초월한 안식을 누릴 수 있다”고 했다.
또 “만약 안식할 줄 모른다면 눈에 보이는 것을 좇는 노예적 삶을 살아가게 된다”며 “안식이 없는 삶은 자신이 하나님이 되어 살아간다. 자신이 스스로 인생을 책임지면 살아가는 삶은 소진된다. 그리스도인들에게 안식일은 한 주간의 첫날이다. 아담과 하와가 창조되고 난 다음 맞은 첫날이 안식일이었다. 아담과 하와는 먼저 휴식을 취하고 그다음부터 일을 시작했다. 주일 휴식을 취하고 난 다음, 월요일에 일을 시작하는 일이 창조의 리듬이다. 일보다 먼저 안식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쉼과 노동은 깊이 연결되어 있다”며 “진정한 쉼을 경험할 때 노동은 저주가 아니라 창조적 행위가 된다. 안식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때 깊은 희열을 경험하게 된다. 예배와 묵상, 그리고 기도를 통해 안식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무엇을 얻기 위한 목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잠잠히 머물러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안식의 기도다”며 “기도하라는 것은 안식으로 들어오라는 하나님의 초청이다. 평소에는 온갖 것들로부터 짓눌려서 살아간다. 자신도 모르게 노예적 삶을 살아간다. 주일성수만 아니라 안식일의 영성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브라함 헤셀은 ‘안식’이라는 책에서 ‘안식일은 평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일이 안식일을 위해 있는 것이다’라고 한다”며 “이어 ‘안식일은 삶의 막간이 아니라 삶의 절정이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또한 “노동이 하나의 기능이라면 쉼은 예술이다. 안식을 통해서 하나님과의 친숙한 시간을 만들고 인생의 절정을 맛보는 시간으로 바꾸라고 강조한다”며 “주일예배를 통하여 온전한 회복을 경험하고 축제를 벌여야 한다. 쉼은 자기포기를 요구한다. 안식의 영성은 비움에서 시작된다. 높아지고자 하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사람들의 평판과 칭찬에 집착하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사람들의 시선에 매인 삶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강한 불만족과 불평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감사해보라”며 “불만족은 강한 욕망에서 시작된다. 헛된 꿈을 내려놓으라. 과욕은 생명을 단축한다. 완벽해지려고 하는 것을 포기하라.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하나님이 일하실 공간을 비워 놓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내어 맡기는 것이 쉼을 위한 훈련이다”며 “일주간 단위의 쉼의 리듬이 필요하다. 창조의 원리다. 일주일 중 하루는 모든 것을 잊고 충분한 쉼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산책하고, 석양을 바라보고, 정원의 꽃들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해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쉼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진정한 쉼은 하나님 안에 순간순간 머물러 있을 때 주어진다”며 “삶 가운데 나도 모르게 나를 속박하고 있는 것들로부터 풀려나야 한다. 갈수록 지쳐가는 세상에서 쉼보다 절실한 주제도 없다. 참된 쉼을 통해서 인간을 새롭게 거듭난다. 소진이 아니라 충전의 삶은 창조적 삶으로 이끈다. 쉼의 영성은 망가지는 인생이 아니라 더 아름답게 다듬어지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