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난리통 속에서 천막을 치고 가르쳐주셨던 교수님들 그리워
학교 발전과 복음선교에 도움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기부 결정
한신대학교(총장 연규홍)는 지난 1일 오전 11시 장공관 회의실에서 발음교회 김종택 원로목사의 발전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김종택 목사는 한신대 발전과 복음선교에 써달라며 3천만 원을 기부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연규홍 총장, 김종택 원로목사, 김인옥 사모, 김재성 교목실장, 박미선 입학홍보처장, 곽운우 대외협력실장이 참석했다. 전달식은 김동규 대외협력전략팀장의 사회로 김재성 교목실장의 개회기도, 연규홍 총장의 인사말, 김종택 원로목사와 김인옥 사모의 인사말, 발전기금 전달과 감사패 전달의 순서로 진행됐다.
연규홍 총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발전기금을 전달하러 오신 목사님의 말끔한 모습과 사모님의 청초한 모습이 인상깊다. 예전에 발음교회 담임목사님으로 계실 때에 느꼈던 권위나 허세 없이 진실된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며 “총장 취임 후 한 달에 한 번 진행하던 교직원 예배를 매주 월요일에 실시하는 등 기독교적 전통을 강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오늘 그러한 노력에 더 큰 날개를 달아주셔서 감사드린다. 기부해주신 발전기금은 앞으로 한신대가 예수그리스도의 대학으로 정체성을 바로잡고 교목실을 통한 복음선교사업 등으로 우수한 하나님의 인재를 양성하는 데에 우선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목사님 말씀을 듣고 있으면 가르쳐주신 선생님과 학교 그리고 그 속에서 성장한 오늘의 나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며, “넉넉하고 풍요로워서 기부하는 것보다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생활 속에서 아끼고 모아서 기부해주시니 그 뜻이 더욱 귀하게 느껴진다. 하나님의 역사에는 우연이 없다. 목사님이 한신대 가족이 되고 그 뜻을 이어받아 오늘 발전기금을 내신 것 또한 다 하나님의 뜻이다. 그 귀한 마음 잊지 않고 자랑스런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종택 원로목사는 “나는 고향이 평양인 삼팔따라지(6·25전쟁 전후 38선 이북에서 넘어온 사람들)다. 일제강점기와 1·4후퇴를 모두 겪으며 안해본 일이 없다. 전쟁의 난리통을 겪으면서도 한신대(당시 한국신학대학)에서 신학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다”며, “한신대 출신은 모두 모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다를 것이다. 국내 최초의 ‘인가’ 신학대학으로서 최고의 자부심을 갖고 공부했고, 전쟁이 한창인 속에서도 천막을 치고 우리를 가르쳐주셨던 교수님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했다. 지금은 애틋한 기억이 된 교수님들이 그립다. 그 분들을 한 번이라도 대접했어야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안타깝고 죄송한 마음이다. 당시에는 잘 몰랐던 학교와 스승에 대한 각별한 마음이 계속 남아 학교에 기부금을 전달하러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히 기부하고 소리없이 떠나려 했는데 분에 넘치는 환대에 감사하다. 오늘 모교에 오니 집에 온 것 같이 기분이 좋다. 연금에서 조금씩 모아 학교에 기부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약소하지만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데에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인옥 사모는 “김 목사님이 평소 모교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다. 늦기 전에 학교에 그동안 받은 사랑에 대한 징표를 전해야 한다 생각해왔고 오늘에서야 방문하게 됐다. 목사님이 다 말씀하셨지만, 이렇게 크게 환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잠시 총장님만 뵙고 가려고 생각했는데 너무 큰 대접을 받게 된 것 같다. 한신대가 한국에서 이름난 최고의 대학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계속 기도드리겠다. 목사님이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은 만큼 학교가 더욱 발전하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미선 입학홍보처장은 “한신대에 신학교육과 글로벌 평화리더 양성을 위한 발전기금을 기부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목사님 내외분을 뵈니 한국 기독교의 산 역사를 만나게 된 것 같아 말씀을 듣는 동안 울컥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와 교회가 김 목사님과 사모님과 같은 분들 덕분에 그동안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다. 목사님 부부께서 목회하면서 이어온 마음을 전달받아 한 명의 교수지만 하나의 벽돌이 되어 열심히 가르치겠다. 오늘 뵙게 되어 영광이고 감동이다”고 말했다.
김재성 교목실장은 “한신대가 경기도로 자리를 옮긴 후 40년이 흘렀다. 목사님은 그 전 40년의 역사에서 오신 분이다”며, “오랜만에 방문하셔서 집안의 가풍과 역사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시는 어르신을 뵌 것 같다. 김 목사님 말씀을 들으면서 다시 한 번 학교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감동하게 된다. 시대가 변하며 신학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 오늘 말씀을 들으니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교목실에서는 학교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부족한 노력에 힘을 실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김종택 원로목사는 44년 동안 목사로 재직하며 그 중 절반을 군목(군대 내에 예속되어 있는 목사)으로 봉사했다고 했다. 특히 전달식 전 총장실에서 있었던 환담에서는 역시나 군목출신인 연규홍 총장과 군대 시절의 일화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김종택 목사는 곧 통일이 될 것으로 믿고 군인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고향 교회에 달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통일이 되면 북녘땅에 교회를 세우겠다는 김 목사의 꿈을 이제 한신대가 이어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