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총회(총회장 김종준 목사) 제57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가 ‘우리를 회복시키소서’라는 주제로 29일 강원도 홍천 대명비발디파크에서 개회한 가운데, 첫날 개회예배 후 첫번째 강사로 나선 송태근 목사(삼일교회)는 ‘솔로몬의 지혜인가?’(열왕기상 3:21~28)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송 목사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하나님이 신천지를 심판하기 위함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도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동성애자를 심판하기 위함이라는 얘기도 나왔다”며 “그러면 우리 교단 내 형제 교회에서도 코로나19가 발발했는데 이것도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신천지·동성애자 모두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심판을 말하려 한다면 우리가 감히 하나님의 자리에 서려는 것이다. 성경은 ‘왜’보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고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시는지에 집중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본문에 나온 솔로몬은 다윗의 법도를 따랐지만 이방여인을 맞이했다. 애굽과 앗수르 사이에 치어 틈틈이 괴롭힘을 당해왔던 이스라엘이었다. 솔로몬은 이집트 바로 왕 딸과의 정략결혼을 통해 외교적 안전장치를 구축했다”며 “신명기 17장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왕이 세워질 것을 미리 예언하시고 ‘은금과 여인 그리고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을 경고하셨다”고 했다.
이어 “역대하 1장 13~17절은 이런 계율이 솔로몬 왕부터 깨졌다고 기록했다. 은금, 병마, 여인을 많이 두지 말라던 하나님의 계율이 솔로몬 때부터 무너진 것”이라며 “솔로몬의 재판도 애굽의 철학과 문명에 지배받은 결과였다. 합리, 수리, 논리로 상징되는 애굽의 사고방식이다. 아들 소유권에 대해서 시비와 다툼이 일어나 솔로몬에게까지 다툼이 올라갔다. 그는 싸우지 말고 칼로 아이를 쪼개서 나눠가지라고 명령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죽이지 말고 대신 내가 친권을 포기하겠다고 말한 여인이 결국 친엄마로 드러났다. 사람들은 이런 솔로몬의 재판에 경탄을 금하지 못 한다”며 “그러나 본문은 누가 진짜 엄마인지와 이에 대한 솔로몬의 지혜를 말하지 않는다. 성경은 어디에도 사람의 탁월함과 영광을 말하지 않았다. 성경은 하나님은 누구시고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에 대한 얘기밖에 없다”고 했다.
송 목사는 “그럼 열왕기상 3:21~28은 무얼 말하려 하는가? 열왕기상은 바벨론 포로기에 기록된 글이다. 바벨론에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이 주요 독자”라며 “바벨론 포로로 붙잡힌 이스라엘 백성은 신앙적 혼란을 겪고 있었다. 태양 볕 아래서 수로를 끝없이 파고 있다. 고국으로 돌아갈 기약도 없다. 마치 오늘날의 코로나19 사태와 같다”고 했다.
그는 “포로로 끌려간 히브리 노예들은 거듭된 고난 속에서 ‘하나님이 과연 계시나’라고 되물었다. 이것이 그들이 겪은 신앙적 혼란”이라며 “당시 모든 전쟁은 신과 신의 전쟁이었다. 바벨론과의 전쟁에서 패한 히브리인들은 하나님이 바벨론이 숭배하던 신에게 패했다고 생각했었다. 설사 하나님이 계시더라도 ‘무기력한 신은 안 믿어’라고도 인식했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은 솔로몬의 재판이야기를 통해서 히브리인들에게 무얼 말하고 싶으셨던 걸까? 본문에서 친엄마는 아이를 살리기 위해 어머니의 권리를 포기해야 했다. 엄마의 아픈 사랑의 방식”이라며 “아이 엄마는 아기를 두 번 잃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이가 없어져서 한 번 잃었다. 그리고 건너편 여인의 품에 안긴 아기를 보고 두 번 잃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무능해서 이스라엘을 바벨론에 넘기신 게 아니었다. 전 지역과 성전이 솔로몬에 의해 우상숭배가 벌어진 이스라엘, 사랑하는 백성을 도무지 고칠 방법이 없었다”며 “하나님은 바벨론 포로기라는 아픈 사랑의 방법 외에는 도무지 이들을 고칠 방법이 없던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하나님은 바벨론과 앗수르를 일으켜서라도 이스라엘을 전쟁에 패배하게 하셨다. 바벨론에 던져서 혹독한 고난 가운데 있게 하셨다”며 “솔로몬의 재판을 통해서 하나님이 말씀 하시고자 했던 바는 당신의 아픈 사랑의 방법이다. 70년 동안 이스라엘에게 바벨론 포로기를 허락하셔서라도 이스라엘을 고치고자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솔로몬의 재판이 담긴 열왕기상은 바벨론 포로기 말에 기록됐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열왕기상을 읽었을 때 ‘우리가 율법을 떠났고 우상에 빠졌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한 백성’임을 깨달았다. 열왕기상을 통해서 이스라엘은 그제야 하나님의 아픈 사랑의 방식을 깨달았던 것”이라며 “바벨론 포로들은 예루살렘에 돌아와 느헤미야·에스라를 중심으로 성전 건축 운동을 일으켰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자는 부흥 운동이다. 이게 아니면 우리 민족이 회복될 길이 없다는 하나의 선언”이라고 했다.
송 목사는 “솔로몬의 재판은 아기 엄마를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의 지혜를 담았다. 사랑했기에 이스라엘을 놓아야만 했던 하나님의 마음이 그 어머니의 마음속에 감춰진 것”이라며 “그것이 현현(顯現)된 게 바로 십자가 사랑이다. 독생자 예수를 아끼지 아니하시며 우리를 사랑하신 아버지의 사랑이다. 그분이 하시는 일이 언제나 옳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서 죽으신 게 아니다. 나를 대신해서 죽으신 것이다. 그 십자가는 내가 못 박혀야 할 자리”라며 “하나님이 나를 대신해서 자기 아들을 죽이신 자리가 바로 십자가다. 오늘 봤던 솔로몬의 재판은 사람의 지혜를 드러내고자 함이 아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아픈 사랑의 지혜다. 모든 세상 사람들이 미련하게 보는 십자가의 지혜”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레미야 31장 20절은 ‘에브라임은 나의 사랑하는 아들 기뻐하는 자식이 아니냐 내가 그를 책망하여 말할 때마다 깊이 생각하노라 그러므로 그를 위하여 내 창자가 들끓으니 내가 반드시 그를 불쌍히 여기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라고 나왔다. 이사야서 49장 14~15절은 ‘오직 시온이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나를 버리시며 주께서 나를 잊으셨다 하였거니와 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고 나왔다”며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서 예수님을 대속의 자리로 내어놓으신 자리가 십자가다. 솔로몬의 재판도 십자가를 드러낸 이야기”라고 했다.
송 목사는 “모두가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지나고 있다. 절망이 아니다. 이 시간은 축복으로 가는 감춰진 시간”이라며 “한국교회는 더더욱 위기일 수 없다. 지금까지 더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죽음에서 일어났고 곤고함을 떨쳐냈다. 한국교회는 언제든지 일어서왔다”고 했다.
그는 “목사·장로님들이 목숨을 걸고 한국교회를 지켜냈던 선배들을 쫓아 한 가지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바로 ‘주의 율례로 가르쳐 주소서’라며 겸손히 십자가 밑에서 우리 무릎을 꿇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