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성경에 나오는 나사로가 된 기분이다. 죽음에서 걸어나온 것 같다.”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에서 대통령 재선거를 실시한 결과 야당 말라위 의회당의 라자루스 차퀘라(65)가 당선됐다.
28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말라위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밤 차퀘라가 58.57%의 득표율로 제6대 말라위 대통령에 취임했다고 발표했다. 차퀘라는 앞으로 5년 동안 말라위를 이끌게 된다.
그는 법원이 대선 결과를 무효화하고 실시한 재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을 꺾고 당선된 아프리카 첫 대통령이다.
지난해 5월 치러진 대선에서는 前 피터 무타리카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투표용지를 고치는 등 광범위한 부정이 저질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말라위에선 수개월 간 거센 항의 시위가 벌어졌고 법원은 만장일치로 대선 결과를 무효화시키고 재선거 실시를 결정한 바 있다.
오순절교단 목회자 출신인 차퀘라 신임 대통령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역할은 나라를 하나로 연합시키고 섬기는 것”이라며 “공금횡령 등 부정부패 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법치주의를 따르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선거 승리에 대해선 “죽음에서 살아난 나사로의 심정”이라며 매우 긴 여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차퀘라 대통령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말라위, 남아공, 미국 등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그는 현재 말라위 의회당(MCP)은 물론 아홉 정당 연합인 톤세 연합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많은 개혁 가운데 특히 최저임금 인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차퀘라 신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내가 이긴 것은 민주주의와 정의의 승리다. 내 마음은 기쁨으로 끓어오른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그는 피터 무타리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향해 “아마도 내가 대통령이 돼 여러분은 두려움과 슬픔에 가득 찼을 수 있지만, 새 말라위는 여러분에게도 조국”이라면서 “내가 대통령인 한 여러분도 이 조국에서 같이 번성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대륙 남동부에 자리한 내륙 국가로 옛 이름은 니아살랜드(Nyasaland)다. 북쪽은 탄자니아, 동쪽과 남쪽은 모잠비크, 서쪽은 잠비아와 접해 있다. 한반도 면적의 절반에 인구는 약 2천만 명 정도다. 기독교가 80%, 이슬람교가 18%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