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2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상향하면서 무디스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등급을 부여했다.
무디스는 이날 한국의 등급을 'A1'에서 'Aa3(더블 에이 쓰리)'로 한 단계 높여 사우디 아라비아와 벨기에, 중국, 일본과 같은 등급이 됐는데,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이라고 평가해 '부정적(negative)'이라고 전망한 일본을 사실상 앞질렀다.
Aa3는 투자적격 등급 가운데 4번째로, 우리나라가 무디스로부터 받은 역대 최고 등급이다.
이번 상향은 신용도가 높으나 예외적으로 금전적 의무이행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A(싱글A)'에서 금전적 의무 불이행 가능성을 배제한 AA(더블A)' 등급으로 한 단계 올라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 이후 주요국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이 줄줄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뤄진 상향 조정이어서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무디스는 양호한 재정 건전성과 경제활력 및 경쟁력, 은행부문의 대외 취약성 감소, 북한 문제의 안정적 관리 등을 한국 신용등급 상향 이유로 들었다.
재정 부문에선 2010년 이래 통합재정수지가 흑자를 이어가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비율도 안정적이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제 경쟁력 측면에서는 수출 경쟁력을 바탕으로 외부 충격에 잘 대응하고, 은행 부문도 거시건전성 조치 등을 통해 단기외채 비중이나 예대율이 하락했다는 것이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국가 신용도가 올라간다는 것 외에도 실제로 기업이나 정부가 해외에서 자금 조달을 하게 될 때 조달 비용을 경감시킬 수 있는 실제적인 이익이 발생한다"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 아직 국가 신용등급을 올려주지 않고 있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피치에 대해서도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평가했다.
은성수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도 "향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다른 신평사의 등급발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A에서 AA로의 레벨 업을 의미하기에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한 것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막대한 공기업 부채와 가계 부채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