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편곡자로 알려진 최영호 감독은 Mnet ‘슈퍼스타K 4’의 음악 프로듀서였으며, 가수 테이가 속해 있는 밴드 ‘핸섬피플’의 멤버이다. 그 동안 박정현, 소향, SG워너비, 이승철 등 가수들과의 작업 외에 MBC ‘나는 가수다’, ‘듀엣 가요제’ 같은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편곡자로도 활약했다. 최근에는 ‘불후의 명곡’에서 뮤지컬 배우 민우혁이 불러 1위를 거머쥐게 했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편곡하기도 했고 ‘전설을 노래하다'도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최 감독은 1979년에 태어나 방송국 PD를 동경해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졸업 후 당시 최고의 작곡가가 던진 ‘편곡도 잘할 것 같다’라는 한 마디는 그를 실용 음악계로 이끌었다. 그때를 계기로 그는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떠오르는 작·편곡가, 프로듀서,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BTS가 대상을 받았던 2018 소리바다 어워즈의 음악감독을 담당했고, 11명의 아이돌 가수로 이뤄진 워너원 아시아투어 콘서트의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MBC <나는 가수다>, KBS <불후의 명곡>, SBS <가요 대전>, Mnet <보이스오브코리아> 음악방송 편곡가 경력도 있고, 또, 박정현, 화요비, 소향, 브라운아이드걸스, SG워너비, 플라이투더스카이, 소찬휘, 테이, 조성모 외 다수 앨범 작업 경력이 있다. 아발론 내한 콘서트와 송정미 30주년 콘서트 음악 감독을 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CCM 앨범도 프로듀싱한 경력이 있다. 지금까지 총 5장의 앨범을 작업했다. 해나리 1집, 3집, 정신호 2집, 천관웅 뉴사운드워십, 이재영, 이성진 앨범을 작업했다. CCM 작곡은 마커스 워십의 ‘주님 사랑합니다’와 에녹 ‘애벌레의 꿈’ 이성신 ‘믿음 하나’ 등을 했다. 극동방송 가스펠싱어 음악감독을 하기도 했다.
대중음악 연주가, 작곡가, 편곡가 그리고 프로듀서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영호 감독이 크리스천으로서 동료들을 전도하고 싶은 소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간증을 듣기 위해 만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안녕하세요. 먼저 그동안 아이돌과 작업한 경력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걸스데이의 곡을 작곡하고 갓세븐, 카라 등의 음악감독이나 편곡, 연주에 참여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30팀의 아이돌이 모여서 하는 시상식 ‘소리바다어워즈’가 있었는데 제가 거기서 정원관 씨와 함께 국내 심사위원으로 뽑혀 심사를 하고 음악감독을 했었어요. 그때 BTS가 대상을 받았던 게 인상 깊었습니다. 그때 아시아의 방송국 대표들, 큰 기획사 해외 대표들이 심사위원으로 함께 했었어요”
- 기도를 자주 하신다고 들었어요.
“저는 어머니께 기도에 대한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외할머니부터 저, 그리고 자식들까지 4대째 신앙을 이어가고 있어요. 저는 녹음실 들어올 때 기도하고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또 기도하고 시작해요. 천관웅 목사님과 차를 탈 일이 있었는데 그때 차를 타고 출발하기 전에 기도를 하니 그것을 많이 신기해하시더라고요. 제가 겁이 많기도 하고 축복의 통로로 잘 쓰임 받고 싶어서 기도를 합니다. 또, 영감이라는 게 세상 마귀 아니면 성령 둘 중 하나가 주는 거로 생각합니다. 내가 만약 악한 영의 상태에서 음악을 만들어낸다면 이런 영향이 거기에 실릴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코드를 선택하고 악기를 선택하며 구성을 할 때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영감으로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음악은 영감으로 쓰는 것이기에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순간 악한 영에 사로잡히기 쉽기 때문이죠. 분주함 속에서 일하다 보면 교만해지기도 쉽기에 늘 기도하려고 합니다”
- 피아노 반주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동안 크리스천으로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말씀 나눠주세요.
“저는 교회를 일곱 살 때부터 다녔고, 5학년 때부터 교회 반주를 했습니다. 교회에서 음악감독도 했었습니다. 당시 제가 다니는 교회에 비와이도 출석했는데 그때 저보다 한참 어린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개척교회로 옮겨서 주일 대예배, 수요예배, 금요 철야까지 혼자 다 반주를 하고 기도원도 돌아다니면서 했습니다. 정말 왜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재미는 없었지만, 어머니 말씀에 순종해서 했습니다. (웃음)
8, 90년대에는 찬양팀이 유행이었는데 저는 전국연합수련회 찬양팀에 들어가 활동하게 됐습니다. 여기서 밴드 음악을 처음 접했습니다. 거기서 혼자 연구하면서 터득해갔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생 때 교회 쪽에 계신 분이 저를 대중음악분야의 프로듀서와 연결해주셨습니다. 그 곳에서 만난 연주자들은 다 대가였기에 그 당시 녹음할때 함께 한 분들이 영광스럽게도 기타의 함춘호, 드럼의 강수호, 베이스의 이태윤 형님들이였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제가 그동안 했던 대로 했을 뿐인데 다들 잘한다고 하면서 일이 점점 커졌습니다.
제가 싫어했지만, 중1부터 고3까지 6년의 기간 동안 기도원과 개척교회 반주를 통해 하나님은 저를 훈련하고 계셨습니다. 이 고난의 기간은 하나님이 저에게 선물로 준 기간이었다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아무리 잘 나가더라도 힘든 일이 있으실 텐데요?
“저는 연주로 시작했기에 연주자로 정말 잘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연주자가 되지 못해서 오는 상실감이 컸습니다. 그러다가 편곡을 하고 곡을 쓰는 일로 전향을 했습니다. 그래서 히트곡을 내고 싶었으나 300여 곡 중에 히트한 곡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음반 프로듀서를 했습니다. 그런데 유명한 가수들 모셔다 해도 히트를 못 쳤습니다. 그러다가 음악감독까지 하게 됐습니다. 음악캠프도 하게 하시고 사비를 들여서 연예인들과 함께 하는 수련회도 열게 하시더라고요. 수련회는 지금도 매년 열고 있습니다.
또 불후의 명곡 등 경연대회에 나가서 제가 작업해준 가수가 떨어지거나 내가 쓴 곡이 반응이 없을 때 너무 창피하고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이런 거는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당시에는 힘들어도 의미 없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히트곡이 안 나오니 자괴감이 들고 후배들이 히트곡을 쓰고 늦게 시작한 연주자들이 더 유명해지고, 나랑 같이 일하던 가수들이 다른 작곡가한테 가는 일을 경험하면서 ‘나는 끝났구나. 나는 음악에 소질이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낙담하지 않고 과거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음악을 하게 하신 것도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곡을 쓰게 하신 이유가 있을 거라며 계속 열심히 했습니다.
물론 1등을 해야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받은 달란트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세계적인 가수를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시골 보육원에서 하모니카를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많은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부러워할 만도 하지만 적게 받은 달란트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라면 감사함으로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잖아요. 그래서 현실에서 기쁨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그러니 청년들이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고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 그동안 CCM 앨범을 5장 작업하셨는데요. 지금 작업하고 있는 CCM 앨범이 있나요?
"지금 믹싱하고 있는데요. 곧 나올 겁니다. 트랙은 10개이고요. 저도 곡을 썼고요. 5명의 대중가요 작곡가와 5명의 CCM 작곡가가 참여했습니다. 배주은 집사님 정규앨범이에요. ‘방황하는 친구에게’ 앨범 내신 조환곤 선교사님의 사모님께서 소개해주셨어요. 2년간 작업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 연예인들 전도도 하신다고요?
“연예인들 전도가 저의 인생에서 가장 큰 비전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하나님이 저에게 주시는 마음은 이 분야에서 동료들 전도를 하고 싶은 마음을 많이 주십니다. 연예인들이 힘든 속내를 목사님들에게 털어놓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는 같이 일하는 동료이고 삶으로 신앙을 증거하려고 하니 좀 더 소통이 쉬운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 불후의 명곡 어떤 아티스트의 곡을 제가 작업했는데 졌거든요. 너무 힘들었는데 아티스트가 무대에 너무 만족해하니 하나님께 감사했어요. 결과는 하나님께 맡겨드리고 과정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니까 이렇게 좋게 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다른 아티스트도 제가 작업해드렸는데 결과는 탈락했거든요. 그런데도 저와 다시 한번 작업하고 싶다고 해서 너무 좋았어요. 저는 부족하고 때로는 지기도 하지만 열심히 해서 최영호 감독과 하니까 너무 좋다는 마음이 생기게 하고 싶거든요. 그래서, 저에게 호감이 생기도록 열심히 해주고 그들이 ‘감독님 이거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잘 하신 거에요?’라고 물으면 저는 그때부터 신이 나서 말할 거에요. ‘사실은 말이야 내가 부족하지만 나 하나님 믿거든’ 이 얘기를 너무나 하고 싶어요”
- CCM 시장이 발전하려면 어떤 점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작년에 극동방송 가스펠싱어 본선 진출자들이 모여 있는 모임에 가서 CCM 아티스트에 대해서 특강을 해달라고해서 한 적이 있어요. 저작료나 실연료와 관련된 수익 창출과 관련되어 강의를 했어요. 저는 사역자들이 수입에 대해서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스펠싱어 진출자 12명은 다 사역자를 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고 음악이 좋아서 온 사람들도 있거든요. CCM 아티스트는 연예인이에요. 지금은 CCM 하면 사역자라는 틀에 가둬요. 박수받는 것 좋아하면 안 되고 튀는 것 좋아하면 안 되고. 사역자는 예배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어요. 사역자가 벤츠 타고 오면 난리 나요. 이거는 사역자의 모습은 아니에요. 사역자는 노래방에 가서도 찬양을 해야 해요.
하지만, 아티스트는 기독교의 문화에 대한 마인드를 갖고 세상에 버금가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 나타나야 한다는 거죠. 항상 겸손하고, 어떤 열악한 상황에서도 다 감사함으로 하는 모습이 아닌 최고의 음향시설과 갖춰진 무대에서 팬들도 있고 BTS처럼요. 그 아티스트의 음악이 너무 멋있고 근데 그 사람은 하나님에 대한 노래를 하고 있고 이 부분이 매우 다릅니다.
사역자들이 공연 현장에서 음향을 지적하면 담당자들이 시험에 듭니다. 예를 들어, 사역자를 초대하려고 전화했는데 '거기 스피커는 3킬로 되나요? 믹서기 디지털이고, 리버브, 딜레이, 컴프레스 다 있나요? 인이어 2개 무선으로 되나요?' 이렇게 따진다고 하면 진행자들이 시험에 들 겁니다. '사역자가 어디든 부르면 와야지' 이거는 우리가 생각하는 사역자 프레임인데 여기에 많이 갇혀 있습니다.
사역자들은 이런 거에 연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사역자라고 하는 것이 자기방어라고 밖에 안보여요. 자기가 설 무대가 교회라는 곳이 있잖아요. 사례비를 받잖아요. 그런 곳이라도 있으니까 필요해서 자신을 사역자로서 프레임을 만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거죠. 아티스트는 공연을 1년에 한 두 번 밖에 안 해요. 굉장히 갖춰진 공연을 하죠. 물론 가요는 팬덤이 형성돼 있고 제작자들이 돈이 있으니까 처음에는 수익이 안 나도 투자를 해요. CCM은 힘들어요. 우리는 돈이 없다고 말하고 이쪽에서는 그런 사람이 없다고 해요. 이들은 수준 높은 워십 예배 콘서트를 하고 싶어 해요. 할 사람이 없다고 저를 찾아와요. 그분들은 인재를 찾아요. 그 인재들은 다 가수를 하러 가요. 나얼이 사역자를 하나요? 가수잖아요. 강균성 믿음 좋잖아요. 사역자 안 해요. 가수 하잖아요. CCM 아티스트. 매력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팬덤도 생기고. 외모도 너무 멋있고. 노래도 잘하고 메이킹이 잘 돼 있으면 그 사람들에 대한 수익은 나타날 거예요. CCM 콘서트 하면 유료 공연 만 원 해도 안 온다며 너무 힘들어하는데 뭔가 이런 변화가 있어야 할 겁니다.
원래 사역자들은 돈과 연관시키기가 힘들어요. 그분들도 돈이 있어야 생활을 하잖아요. 사역지에 가면 사례비도 받는 거고 거기에 갇히거나 거기에 목매게 되면 본인들 스스로 위축될 거에요. 지금 코로나 때문에 집회를 못 해서 힘들잖아요. 그럼 처음부터 돈을 생각하고 시작했는지 묻고 싶어요? 그동안 현찰로 돈을 다 받았어요. 지금의 어려운 상황들이 당연한 걸 수도 있어요. 교회에서 안 불러주면 어떻게 할 거예요? 이런 거를 생각하고 '이 음악 달란트가 너무 감사해서 나는 하나님을 위해 찬양하겠습니다. 어느 자리든 갈게요' 그런 각오로 사역자를 시작한 거 아니에요. 그래서 저는 차라리 사역자들이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사역으로 돈을 벌어서 삶을 영위하려고 하지 말고 다른 일을 하면 좋겠어요. 대리운전을 하든 음악학원을 차리든 사역은 정말 순수하게 돈을 받지 않고 하면 좋겠어요.
지금 힘들어하는 분들은 이걸 직업으로 하는 분들일 거에요. 저는 이런 모습이 슬퍼요. 물론 섭섭하게 듣는 분들도 있겠죠. 그동안 하나님만 바라보고 믿음으로 사역만 한 게 진심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사역하면서 사례비를 받았을 텐데 그렇지 않을 상황에 대비해서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사역자를 해야 된다고 보고 그 특강 때도 그렇게 말했어요. '사역하시는 분들 너무 훌륭하신데 정말 사역자가 되시면 돈 때문에 힘들어하지 말아 주시고 그 정도의 믿음은 갖고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요. 정말 하나님이 살아계시면 굶겨 죽이지 않으실 거 아니에요. 차라리 돈에 연연할 거면 직업을 하나 정하시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집회가 들어올 때마다 상황에 맞춰서 사역을 하면 오히려 힘든 곳도 갈 수 있지 않나요. 근데 사역이 직업이 돼버리면 집회가 줄어들 때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직업으로 생각하면 저작권료 실연료도 수입으로 생각하니까 힘들어지는 거죠. 이게 기독교의 콘텐츠에 대한 보호 차원으로 접근한다면 이런 발언을 안 할 텐데요”
- 네. 하실 말씀이 많으신 거 같은데요. 시간 관계상 마지막 질문드릴께요. 능력이 많으시니, 유혹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어떻게 이겨내시나요? (웃음)
“어머니가 가끔 전화해서 영적인 거장들도 다 명예, 돈, 여자 여기서 넘어진다며 아예 기회를 주지 말라고 말씀해주셔서 늘 조심하게 되고요, 또 나실인에 대한 소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스스로 삼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나실인에게 부어주신 특별한 권능이 있었던 것처럼 그런 권능을 받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제가 피아노 전주만 쳐도 사람들이 그 안에서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가 되려면 저도 바로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강한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연예인들 만나면 교회 얘기를 많이 해서 오히려 그들이 저를 경계합니다. (웃음) 부모님도 기도를 많이 해주셔서 유혹을 어렵지 않게 넘어가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