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현실이 슬프고 교회의 비극에 눈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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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원 목사 ©기독일보 DB

서창원 교수(총신대 신대원 역사신학)가 현충일인 6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홈페이지에 ‘정체성이 흔들리고 지계표가 변한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인간의 정체성은 태어남과 자람 및 하는 일을 통해서 규정된다”며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인이라 할 수 있다. 인종의 색깔을 따라 구분하기도 하나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 국가”라고 했다.

이어 “동질성은 하는 일을 통해서도 형성된다”며 “군인으로서의 정체성, 의사로서의 정체성, 공무원으로서 혹은 성직자로서의 정체성 및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말한다. 다양한 업무에 따라서 나는 누구인지를 규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념일도 마찬가지이다. 크고 작은 개인사의 결혼기념일, 생일이나 나라의 국경일에 해당되는 독립기념일, 광복절, 현충일 등은 다 그 나름의 목적과 방향이 분명하다”며 “그에 해당되는 당사자들에게 있어서 그 날은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다지는 기회이다. 그리고 국경일은 국민들의 생각과 뜻을 모아서 국가의 번영과 발전을 이루는 일에 힘을 불어넣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또한 “다시는 나라를 잃는 비극을 낳아서도 안 된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국가를 지키는 것은 단순히 군인들만의 일이 아니라 그 군인들의 가족들과 온 국민들의 일임을 일깨우며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림으로 나라지킴의 의지와 헌신을 고양시킨다”며 “부모 자식을 잃은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들의 희생과 헌신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추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현충일에 당연히 참석해야 할 초청대상자에, 나라를 지키다가 숨진 이들의 유족들이 제외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며 “논란이 일자 보훈처는 단순 실수로 변명하고 하루 전에 그 가족들을 청하겠다고 한다. 빠진 유족들은 자신들만 따로 모여서 추모행사를 한다. 이런 괴악한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서 교수는 “불의가 정의를 삼키고, 거짓이 진리를 내동댕이치며, 평등과 공정이 철저하게 외면되고 있다”며 “일하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고, 일하기 싫은 자들에게는 먹지 못하게 하기는커녕 공돈을 쥐어준다. 열심히 일하는 자들에게는 강탈할 합법적인 궁리만 내세우며 추하고 더러운 죄악들을 존중하는 것이 지계표가 되어버린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에게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무엇을 요구하실까”라고 했다.

아울러 “공의를 행하며 진리를 구하는 자 한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세초부터 세말까지 자기 이름을 두시고자 택했던 예루살렘은 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단 하나밖에 없었던 그 시대의 교회가 그렇게 돌 위에 돌 하나 남지 않고 처절하게 파괴되었다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수많은 국가들처럼 왜 망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간신히 상기시켜주는 흔적만 남게 되는 교회가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아, 나라의 현실이 슬프고 교회의 비극에 눈물만 난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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