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들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한 북한과 전단 살포 금지법을 추진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에 우려를 제기하며 탈북민이 가진 표현의 자유 권리를 존중하라고 촉구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6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지난 5일 발표한 성명에서 “과거 인권 옹호자로서 한국의 권위주의 지도자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요구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을 저버리는 게 놀랍다”며 “문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진보적인 집권당은 김여정에게 북한에서의 기본권 침해 행태를 협박을 통해 한국으로 수출할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지난달 31일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우리 정부가 이를 조치하지 않는다면 남북군사합의 파기까지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한국 통일부는 전단 살포를 금지하는 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버트슨 부국장은 “한국은 북한의 압박에 굴복하는 금지법을 제정하기보다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대한 북한 정권의 위협에 대응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며 “북한 수뇌부의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이런 기본권 침해 요구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HRW는 “북한의 2인자가 나서서 외부 정보를 담은 전단을 두려워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오히려 외부의 압박과 정보에 대한 북한 정권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대형 풍선에 메시지를 담아 북한에 보내는 것은 표현의 자유 권리를 행사하는 명백한 사례로, 제한하기보다 기념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VOA는 보도했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재단(HRF)도 지난 5일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 정부의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 추진은 한국 내 탈북민들의 대북 인권 활동을 막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HRF의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전략기획실장은 성명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서 탈북민 출신 기자가 남북회담 취재에서 배제되고, 북한 인권 운동가가 경찰에 체포되는 등 탈북민들의 대북 인권 옹호 활동을 막는 많은 사건이 있었다”며 “한국 내 탈북민들은 오랫동안 김정은 체제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대변하는 소수의 목소리 중 하나였다. 이들이 북한 주민을 대신해 계속 옹호 활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북한인권법 이행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시민사회 단체들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며 덧붙였다고 VOA는 전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도 지난 5일 VOA에 “외부 정보는 남북 화해와 통일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가 바깥 세계에서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려면 정보 유입보다 더 중요한 게 없다. 한국 정부가 그런 활동을 막고 중단하면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로운 통일과 남북한 주민들의 화해는 더욱 더 어려워질 것”고 밝혔다.
스칼라튜 총장은 “북한의 김씨 일가는 외부 정보를 잘 알면서 주민의 눈과 귀를 막는 게 큰 문제”라며 “표현의 자유가 존중받을 때 국가발전도 가능하다는 것은 한국이 명확히 증명하고 있다. 개인이 자기의 의견,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해야 그만큼 사회가 건강하고, 그만큼 정치가 건강하고, 그만큼 경제가 건강하고 그 나라의 정치, 사회,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고 이 매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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