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에서 그 무릎을 치워라!" 플로이드장례서 격한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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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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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샤프턴 목사 4일 추모예배에서 불같은 열변
미국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가 4일(현지시간)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 노스센트럴대학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의 추도식에서 추모 발언을 하고 있다. 흑인 남성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의 폭력진압으로 숨졌다. ©뉴시스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 추모예배가 열린 4일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 노스센트럴대학에는 헐리우드의 명사들, 음악가와 정치가 등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플로이드의 관 앞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AP통신과 CNN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이 날 설교에 나선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이제는 미국의 흑인들이 " 우리 목에서 너의 무릎을 치워라!"고 요구할 때가 되었다고 선언하며 미국민의 각성과 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개혁을 강력히 요구했다.

"조지 플로이드의 이야기는 그 동안 모든 흑인들의 스토리였다. 401년 전 이후로 우리 흑인들은 자신이 원하는 인간이 될 수 없었다. 자신이 꿈꾸던 존재가 절대로 될 수 없었던 이유는 너희들의 무릎이 우리 목을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흑인들은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으로 일어서야 한다. 일어서서 '우리 목에서 그 무릎을 치워라!'하고 외쳐야 한다"고 알 샤프턴은 불같은 연설을 쏟아냈다.

샤프턴은 이번 사건이 " 미국 사법부의 시스템 전체를 변화시킬 운동"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제 당신들이 제 멋대로 하면서 설명조차 안하던 시대는 끝났다. 변명이나 늘어놓던 시대도 끝났다. 공허한 말, 공허한 약속의 시대도 끝났다. 정의의 심판을 가로 막고 필리버스터나 하면서 법을 멈추게 하고 정의의 흐름을 막는 짓도 이제는 끝났다 !"라고 그는 외쳤다.

46세의 거구에 일자리를 잃은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의 경찰관 데릭 쇼빈에게 편의점에서 20달러 짜리 위폐를 냈다는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러면서 경찰관이 아스팔트 위에 엎드리게 하고 무릎으로 목을 짓누르는 바람에 질식사했다. 그는 목이 눌린 채 헐덕이며 "숨을 쉴 수 없다"고 계속 애원했지만 무릎은 치워지지 않았다.

주변에 있던 행인들이 몰려들어 "숨을 안쉰다 " "코에서 피가 흐른다"며 경찰관을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며 죽어갔고, 운명한 직후에도 무릎은 그대로 누르고 있었다.

 4일의 예배는 3개 도시에서 6일 동안 치러지는 일련의 추모 예배 가운데 첫 번째였다. 이 장례 예배가 열린 노스 센트럴 대학교에서 몇 구역 떨어진 미네소타주 법원에서는 이 날 폴로이드의 죽음을 방조한 다른 경찰관 3명이 재판을 받고 있었다. 이들은 이미 해고되었으며 공범으로 각각 75만달러의 보석금이 부과된 채 기소되었다. 이들의 죄목 2급 살인은 최고 40년 형을 선고 받을 수 있는 범죄이다.

플로이드가 서서히 죽어가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으로 전세계에 퍼지면서 미국 전역은 물론, 파리, 런던, 시드니,리우데자네이루 같은 전 세계 도시에서 거센 항의 시위가 일어났다. 며칠째 계속 중인 이 시위는 일부 폭력시위로 격화되었고, 인종과 성별을 초월한 모든 사람들이 참가해서 경찰의 만행과 인종 차별,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 격렬히 항의했다.

4일의 장례 예배에는 흑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을 비롯해 일한 오마, 셰일라 잭슨 리, 아이애나 프레슬리 의원도 참석했고 많은 문화 예술인, 대중 스타들도 함께 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플로이드가 경찰관 무릎에 짓눌려 있던 시간인 8분 46초 동안 묵념을 올렸다. 이 묵념은 국내외의 다른 도시에서도 거행되었다.

플로이드의 관은 흰색과 보라빛 꽃으로 장식되었고 그가 쓰러졌던 거리에는 밝게 웃는 모습의 커다란 플로이드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그 벽화에는 " 나 이제는 숨쉴 수 있다" ( I can breathe now)는 메시지가 쓰여졌다.

장례식이 열린 예배당은 평소 1000명이 정원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로 500명만이 입장했고,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미니애폴리스의 장례식 후에 플로이드의 시신은 고향인 노스 캐롤라이나주 래포드로 옮겨져 많은 사람들의 애도를 받은 뒤 6일 가족들만의 장례식이 치러진다.

그런 다음 8일에는 어린 시절을 보냈고 대부분의 삶을 살았던 휴스턴에서 애도객을 맞은 뒤 9일에는 파인틴 프레이즈 교회에서 약 500명이 참석한 추모예배를 갖는다.

한편 플로이드 사망후 1주일 이상 거의 폭력시위가 벌어졌던 미국에서는 3일 밤까지 이틀 동안은 비교적 평온을 되찾은 분위기였다. 이는 검찰이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관 3명을 기소하고 쇼빈 경찰관에 대한 살인 등급을 3등급에서 2등급으로 격상한 것이 원인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미국 현대사에서 유례가 없는 격렬한 1주일간의 시위를 겪는 동안 미니애폴리스에서만 해도 220개 이상의 건물이 불타거나 파괴되었고 절도, 약탈, 방화로 5500만 달러 이상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시 공무원들은 말했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체포된 사람은 1만명이 넘었고 아직 사인이 정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12명의 사망자가 나와 수사가 계속 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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