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신학연구소가 1일 ‘코로나 위기에 생명신학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온라인 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조성돈 교수(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소장, 실천신대 목회신학)가 ‘웰다잉과 자살’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매년 9월이 되면 전년도 사망원 통계가 나온다. 자살예방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한해 성적표를 받는 것과 같다”며 “2018년 자살통계를 보면 13,670명이 자살로 인해 사망했고, 하루 평균으로 계산하면 37.5명이 자살한 셈이다.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비율)로도 나타내면 26.6명이다”고 했다.
이어 “요즘 두려운 것은 코로나 이후에 경제적인 위기로 자살률이 급증하지 않을까하는 생각 때문”이라며 “1998년도에 자살률이 두배로 치솟았다. 그 이유는 IMF 때문이었다. 대기업 부도에 따른 실업률 증가가 그 요인이었다”고 했다.
그는 “수치로 얘길해서 잘 와닿지 않을 것”이라며 “1년에 13,670명이 죽는다는 것은 육군 1개 사단이 한해 점멸한다고 보면 된다. 아주 빠른 속도로 우리 주변에 많은 이들이 자살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더 충격적인 것은 아프가니스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전체 사망자수가 15,000명이었다는 것”며 “한 해 우리나라도 13,000명 이상이 자살로 죽는데, 한 해에 한 번씩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라며 “자살률 정점을 찍었던 2011년 이후 오늘날까지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2011년도 이후에 자살률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2011년 3월 30일에 국가에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이 제정됐다. 공식적으로 정부가 자살예방을 시작하고, 지역에 정신건강기관들이 생겨나면서 자살예방이 활발해졌다”고 부연했다.
조 교수는 “이것을 통해 생각하게 된 점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과 또 하나는 왜 일찍 시작하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라라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발표하기로 한국이 자살률 1위를 한 지가 15년이 됐다. 그 동안 정부는 무엇을 한 것인가. 사람들은 은연중에 자살은 정부가 관련할 수 없는 개인의 문제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자살에서 그 누구도 무관하지 않다”며 “결국 자살예방이라는 것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일이다. 우리가 전 국민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자살이 많은 이유는 문화의 문제, 가치관의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IMF 이전까지는 자살률이 높지 않았다. 그런데 IMF 이후부터 오르면서 급기야 2002년부터 자살률이 상승하다 2011년에 최고치에 도달한다. 이유는 가치관의 변화 때문”이라고 했다.
또 “우리나라 자살 원인 1위는 경제적 문제”라며 “돈이 최고라는 생각이다. 돈이 없고, 실패하고 인생에 뒤처지게 되면 곧바로 죽음을 생각한다. 실은 돈은 상대적인 것이고, 생명은 절대적인 것인데, 이것이 뒤바뀌다보니 문제가 된다. 생각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했다.
조 교수는 “어느 순간 행복을 위해 돈을 벌다가 돈 버는 것이 힘들다보니 행복이 저당잡힌다”며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환경이 바뀌니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살예방을 할 때 이사야서 11장 6~9절을 말한다”며 “우리가 사는 세상이 밀림과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는가. 경쟁사회에 산다는 것이 야생의 세계에 버려진 것과 같다. 나를 해 하려는 사람들이 주변에 분명히 있을 것이다. 슬픈 일은 살아 남으려다보니 어느 순간 내가 짐승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사야 선지자는 샬롬의 때(평화의 때)가 되면 짐승 같은 세상이 변화되어 더불어 사는 세상이 온다고 했다”며 “우리 기독교인들이 일할 때에 이 땅에 해 됨도 없고, 상함도 없는 세상이 올 것이다.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이 땅에 충만할 때, 주님의 몸 된 교회를 통해 그리스도의 생명의 가치가 충만하게 될 때, 우리를 해 하고, 상하는 일도 없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