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에 한국 초청"…미중 갈등 속 기대·부담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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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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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전에 통보받지 않아…美와 협의할 부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0일 미 대통령전용기로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하던 중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는 이날 다음달 백악관에서 열기로 했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가을로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정상회담에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가 참여하도록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한국의 참여가 확정될 경우 국제 사회에서 높아진 위상을 확인하는 외교적 쾌거가 될 수 있지만 G7 확대 목적이 중국 견제에 초점을 두고 있을 경우 미중 사이에 끼인 한국으로선 부담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G7 정상회의 연기 방침을 밝히며 한국과 러시아, 호주, 인도가 참여하도록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G7의 구성에 대해 "시대에 매우 뒤떨어진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G7+4'구상이 일시적인 확대인지, 장기적으로 G11으로 확대하려는 의도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G7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만큼 새로운 선진국 클럽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G7 정상회의에 참석해달라는 내용의 사전 요청이 있었는가'라는 물음에 "사전에 통보받지 않았다"며 "앞으로 미국 측과 협의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G7에는 현재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등이 멤버다. 지난 1973년 1차 오일 쇼크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이 모여 시작됐다. 이후 1975년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며 G5 정상회의로 승격됐고, 이후 이탈리아와 캐나다가 참여하며 G7이 됐다.

1997년에는 러시아가 참여했지만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으로 G7정상들은 G8에서 러시아를 다시 제외하고, G7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주요 20개국(G20)회의 멤버다. G7 참여가 확정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상징적으로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 방역·의료체계 등 방역 선진국이라는 평가를 받은 데 이어 국제사회의 주요 현안에서 목소리를 확대할 수 있는 외교적 쾌거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차원이라면 한국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공보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전통적인 동맹국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영향을 받는 국가들과 함께 정상 회담에서 중국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인 동시에 중국과는 최대 무역국으로 깊은 경제적 관계를 맺고 있다. 미중이 코로나19 책임론에 이어 대만 문제, 홍콩 보안법 문제를 놓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 주도의 논의에 참여할 경우 사드 실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이후 회복 단계를 밟고 있는 한중 관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한국, 인도, 호주 등은 세계 공급망 전환에 핵심 국가들이고,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들어가는 국가들인 만큼 미국이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을 배제한 공간을 만들어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한국이 미중과 더 이상 거리를 두거나 모호성을 유지하는 단계를 넘어갔다"며 "시장경제 체제, 개방된 세계화, 법치에 기반한 다자주의, 자유민주주의 명분과 원칙을 갖고 미중이 전면적인 편가르기식 패권 경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우리와 비슷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국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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