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저녁 7시 서기연(서울대기독인연합) 연합예배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드려졌다. 서기연은 “매학기마다 드리던 개강예배와 종강예배를 세워왔으나, 코로나19상황으로 개강예배도 드리지 못하던 중 유튜브를 통해 연합예배를 드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날 설교를 맡은 김희석 교수(총신대 구약학, 삼일교회 협동목사)는 구약성경 잠언서를 통해 ‘하나님나라의 사람들로서 어떤 판단 기준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말씀을 전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이 땅에 온 것은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부름을 받아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이고, 이 시점에 이 땅에 내 자리, 내 공동체에 있다는 것은 영원이 시간과 공간 속에 들어와서 하나님 나에게 주신 특별한 삶을 살게 된 것이다. 하나님나라를 어떻게 이 땅에서 이뤄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기도하고 노력하는 것인데, 그중에 하나님나라의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떤 선택의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가. 이것은 세계관 영역에서의 한 부분이고 인식의 가치판단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주제와 관련이 있다“며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대가를 지불하며 열매 맺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데 어떤 선택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가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경은 우리에게 선택과 판단의 기준으로 어떤 원리를 제시하고 있는가. 성경 말씀 중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지혜라는 영역에 대해서 가르쳐주시는 말씀들이 있다. 그 지혜가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세계관의 영역이다. 그중에서 잠언에서 알려주는 선택과 판단의 기준에 대해 나눠 보고 싶다. 잠언은 31장으로 서론(1~9장), 본론(10~29장), 결론(30~31장)으로 되어 있다. 본론은 개별잠언 모음집으로 학적, 교리적인 설명이라기보다 일상생활, 필드, 현장을 이야기한다. 서론은 필드에 관계된 이야기들인 10장으로 들어가는 준비단계인데, 1~9장을 한 줄로 요약해보면 ‘반드시 지혜를 얻으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지혜라는 말이 성경 원어로 호크마인데, 아 발음으로 끝나는 성경 원어와 명사는 대부분 여성명사다. 구약 원어인 히브리어는 남성 명사와 여성 명사가 있어서 여성 명사를 대명사로 받으려면 여성으로 받아야 한다. 우리 말로 굳이 바꾸자면 그 여자, 그녀라는 형태로 받아야 하기에 지혜를 여성으로 의인화하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원어의 여성 대명사의 뉘앙스를 살려서 읽어보면, ‘지혜가 제일이니 지혜를 얻으라.’ 4장 8절에 ‘그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높이 들리라’는 말은 ‘그 여자를 높이라 그리하면 그 여자가 너를 높이 들리라’가 된다. 1~9장은 화자인 솔로몬이 독자인 아들에게 교훈을 베푸는 형식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여인은 품으라고 한다면 이 관계는 영속적인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남녀 간에 영속적인 관계는 한 단어로 결혼이다. ‘반드시 지혜를 얻으라’는 가르침은 바꿔 말하면 반드시 지혜와 결혼하라는 말씀으로 누구든지 하나님의 백성이면 지혜와 결혼해야 한다고 주신 말씀이다. 하나님의 지혜와 썸은 여러번 탔는데 결혼한 적은 없고, 서먹하다면 나는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의 길을 살아가려고 선택한 사람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지혜와 결혼한 인생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지혜와 결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론의 마지막인 9장 10절에서 알려준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고 했다. 영어 성경은 근본을 대부분 비기닝(beginning)으로 번역하는데, 근본이란 출발점, 시작점으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스타팅포인트라는 말을 하고 계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부터 하지 않고 지혜를 찾으려 한다. 지혜를 찾는 방법은 지혜 자체를 찾으려 하지 말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 주님을 두려워하는 것부터 해야 된다. 우리가 내 인생, 공동체, 가족을 위해서 무엇이 좋은 것인지 옵션을 놓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최종 결정을 내릴 때는 ‘주님 제가 이것을 할 때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입니까? 저의 선택과 결정은 다시 뒤돌아보았을 때도 하나님이 두려워서 내린 결정입니까’를 묻고 예스라는 답이 나와야 지혜의 길인 것”이라며 “이것이 잠언 1장부터 9장에 말씀해주시는 기본 훈련”이라고 했다.
이어 “훈련을 받았으면 10~29장의 필드로 들어가서 경제생활, 언어생활, 인간관계 등 온갖 종류의 상황과 인생의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결론에 가면 마지막에 현숙한 여인을 칭찬하는 노래가 나온다. 잠언은 처음과 마지막이 남자, 여자, 결혼, 가족 이야기이다. 이 현숙한 여인은 도대체 어떤 여인인가. 현숙하다는 말은 남자한테 더 많이 쓰며 유능함, 육체의 능력, 경제적인 능력, 전쟁하는 능력 등 온갖 종류의 실력을 뜻하는 다양한 의미로 쓰이는 단어인데, 지금 여성에게 표현되어 있다. 이 여인에 대한 본문의 묘사를 보면, 남편은 이 여인을 의지하며 살고, 산업이 핍절하지 않고, 남편의 마음을 서운하게 한 적 없고, 양털과 삼을 구하여 부지런히 기뻐하며 일하고, 상인의 배와 같이 무역을 했을 것 같고, 밤이 새기 전에 일찍 일어나서 집안일을 다 하며, 밤에 등불을 끄지 않고 일하며, 마음씨도 좋아서 구제도 할 줄 알고 불쌍한 사람을 긍휼히 여길 줄 알며, 자기를 위하여 아름다운 이불을 짓는 자기 관리가 가능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이어 “남편은 뭐하는가? 땅의 장로들과 함께 성문에 앉으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다. 성에서 장로들과 함께 성문에 앉았다는 것은 그 성의 최고 행정기구의 위원으로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남편과 자식이 아내를 칭찬했더라는 이야기이다. 앞에서 지혜랑 결혼하라고 했는데, 그때는 결혼을 안 한 청년이었다. 1장부터 9장의 이야기는 지혜를 선택하려 하지 말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태도를 선택하라고 했다. 그리고 결혼해서 인생의 필드를 거쳐 마지막에 자녀와 아이들이 칭찬하는 인생, 남편은 성문의 장로들과 함께 앉았고 가족은 화목하고 자녀들과 남편이 어머니에게 감사하는 일을 부인이 해낸 것이다.
그러면서 “이 부인은 누구인가? 잠언을 연구한 목회자들, 학자들은 지혜랑 결혼했다고 하는데, 이 말에 95% 동의한다. 한 걸음 더 나가면 이 여인이 누구인지 마지막 두 번째 본문에 나온다. 잠31:30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나온다. 현숙한 아내를 얘기하는 것이고 이 번역이 정확하다. 그런데 또 하나의 번역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내, 여호와 경외, 그녀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아까는 여호와 경외라는 말이 아내를 수식하는 형용사적인 용법으로 쓰인 거고, 이번엔 동격 관계다. 이 말은 아내가 현숙한 여인인데 이 아내는 곧 여호와 경외라는 등가관계가 성립된다. 경외라는 말이 히브리어로 ‘이르아’라는 여성명사이기에 현숙한 여인을 여호와 경외의 여성으로 의인화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까 지혜 여성과 결혼하라고 했는데, 이번엔 경외 여성과 결혼을 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출발점이라 하셨기에 경외가 곧 지혜이고 그 여인이 그 여인인 것”이라며 “그 때 그 청년은 여호와 경외와 결혼함으로써 지혜랑 결혼한 것이다. 그리고 인생 필드인 10장으로 들어가서 수많은 걸 만났다. 재정문제, 인생의 진로 문제 등 선택할 때마다 상황 파악을 해 놓고 부인에게 물어야 하는데, 그 아내가 여호와 경외이다. 그럼 이것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인지 사람이 두려운 것인지 아내는 답해 주고, 그런 선택이라면 그중에서 기도하고 고르는 인생을 살았다. 그랬더니 31장의 이 남자의 모습이 잠언의 독자의 인생이 되었다는 말”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세계관에 입문해 본 적이 있는가. 하나님을 경외하려고 선택했는데, 왜 그때 그런 선택을 했던가 때로는 힘들고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데 그것이 영원의 가치에 속한 선택이라면, 제대로 된 선택은 100년 안에 어떻게 되는가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하나님의 가치가 무엇이고 지혜로운 선택이 무엇인지 그걸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럼 청년의 때부터 훈련하고 연습하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이게 좋을까 뭐가 좋을까가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 주님을 두려워하는 선택을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훈련과 연습, 그 터널을 가 보는 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신앙과 결혼했는가? 아주 오래전에 결혼한 분도 있을 것이다. 교회 다닌 지 오래됐고 사역 구조 안에 몸은 들어와 있고 일은 잘해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선택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신앙과 선택의 기준과 결혼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무엇이냐의 문제보다 기준이 뭐냐의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하다. 선택한다는 게 늘 쉽지 않고 선택하고 대가를 지불한다는 것은 선택한 후에도 길을 가는 과정 중에도 계속 고민이 된다. 성경이 잠언에서 알려주시는 지혜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왔다면 앞으로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을 하려다가 너무 두렵고 잠깐 쉬어가자 했다면 쉬어가면 안 된다. 쉬면 그게 길이 되고 자리가 된다. 빨리 돌아오고 다시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 가서 하나님나라의 백성이니까 주님 나라를 위해 하려는 거니까 좋은 학교 가게 해 주시고, A가 몇 개 필요하고,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달라고 기도한다. 그것은 하나님나라가 무엇인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 하나님이 주인인 것이 무엇인지 이해 못 하는 것이고 타종교처럼 하나님이 내게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살지 않고, 영원의 가치가 시간과 공간을 뚫고 들어와서 크신 하나님의 나라를 섬기는 작은 주님의 나라를 맡기시기 위해 내가 여기 있는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A 플러스면 자신 있고, B, C로 떨어지면 자신감이 없는 그런 것으로 사는 게 아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기로 하고 힘들어도 다시 일어나서 그 길로 선택을 계속해서 살면서 하나님 인도하시는 나의 삶의 길과 자리를 지키는 사람인가? 그것이 여러분과 교회와 하나님나라의 길과 자리가 될 것“이라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인생의 기준으로 삼아서 주님의 지혜와 결혼하는 모든 학우님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