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120여일만에 '7차 전파' 사례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 집단감염이었던 '신천지' 때와는 달리 7차 전파는 학원과 노래방, 돌잔치, 식당 등 누구나 접근 가능한 일상에서 전파돼 누구든지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27일까지 방역당국에 의해 확인된 이태원 클럽 관련 'N차' 전파는 7차까지 확인됐다. 지난 2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초 역학조사에서 '무직'이라고 속인 이태원 클럽 방문 학원강사로부터 시작해 학원 내 원생이 감염됐고 이 학생이 다녀간 노래방에서 택시기사이자 사진사에게 코로나19가 옮겨갔다.
이 사진사는 돌잔치 촬영을 위해 부천 '라움파티'를 방문했고 이 곳에서 하객으로 참석한 서울 성동구 '일루오리' 음식점 종업원이 감염됐다. 이 종업원은 손님에게 다시 전염이 이어졌고 이 손님의 접촉자와 이 접촉자의 자녀에게 전파되며 7차 감염까지 발생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환자는 총 255명인데 이 중 클럽을 직접 방문해서 감염이 된 확진자는 96명이고 나머지 159명은 접촉을 통한 확진자다. 이 중 7차 전파 1명 외에도 6차 전파 12명, 5차 전파 8명, 4차 전파 25명, 3차 전파 25명 등이 확인됐다.
5212명의 확진자와 발생했던 신천지 중심 집단감염에서는 6,7차 같이 '고차 전파'가 발생한 사실이 알려지진 않았다. 지금까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입국한 3번째 확진자로부터 음식점과 교회를 거쳐 감염이 이어진 '5차 전파'가 최다 전파 사례로 알려져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장(한림대의대 교수)은 "신천지는 제한된 그룹이었고 전수조사를 해서 명단도 갖고 있어 어느 정도 한정된 집단이었지만 이번 이태원 같은 경우는 명단도 확보가 안 되고 상당한 숫자가 아직 진단검사도 받지 않다보니 전파되는 속도를 방역팀이 못 따라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7차 전파까지의 감염경로를 자세히 보면 2차 전파는 학원에서 발생했다. 3차 전파는 코인노래방이다. 4차 전파는 돌잔치, 5차 전파는 식당, 이후엔 가족과 지인 전파다.
신천지 집단감염이 종교활동을 중심으로 전파가 이뤄졌다면 이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은 인간의 기본적인 사회활동을 통해 계속 전파되고 있다.
또 신천지 집단감염 환자 5212명 중 97.4%인 5076명이 대구와 경북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과 달리 이태원 관련 확진자는 클럽이 위치한 서울 127명 외에도 경기 59명, 인천 45명 발생했다.
신천지 집단감염과 달리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은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다.
초기 전파자들이 20대 위주 젊은층이어서 전파이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우려를 낳는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중 증상이 가장 빠른 일자는 5월2일인데 24일만에 7차 전파까지 발생했다. 단순히 평균을 내서 계산하면 이태원 클럽 관련 전파 차수가 3~4일에 한번씩 올라간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국 노출된 환경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일종의 조건이 바이러스 전파의 환경을 조성하다보니 7차 전파까지 이어졌다"며 "감염을 방지하려면 방역 수칙 준수가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