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논란으로 본 기부와 후원금

사회
복지·인권
서다은 기자
smw@cdaily.co.kr
작은 규모의 NGO 단체 위한 ‘공적 시스템’ 마련돼야

최근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후원금 유용 의혹이 불거졌다. 잇따라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나눔의 집에서도 후원금 관련 내부 고발이 나오면서 등을 돌리는 후원자가 생겼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기부를 꺼리는 데는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한다. 공익법인은 신뢰도가 생명이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기부 없이는 운영이 어려운 NGO 단체가 먼저는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기부자도 후원금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후원금 바로 알기

후원금은 아무 대가 없이 무상으로 받은 금품이나 기타의 자산을 말한다. 대부분의 후원자는 기부금 전액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 또는 복지사업에 사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부단체를 통해 전달하면 기부금 중 일부는 기부단체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인건비, 운영비에도 쓰인다. 이러한 내용이 「소득세법 시행령」에 명시되어 있다.

기부금대상민간단체는 법령에 따라 기부금을 세입·세출 예산에 편성해 집행하고, 후원금 관리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사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후원금에는 지정 후원금과 비지정 후원금이 있다.

지정 후원금은 후원자가 지정한 사용 용도 외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정 후원금의 15%는 모금 홍보 및 사후관리비용으로 사용 가능하다. 반면, 비지정 후원금은 법인과 시설 운영비로 사용 가능하되 간접비 사용 비율이 50%를 초과할 수 없다. 간접비 중에서도 업무 추진비, 부채 상환금, 잡지출, 예비비로는 사용할 수 없다.

NGO 단체의 투명성 확보 필요

많은 NGO가 기부금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기부 방법을 고민하고 홍보하고 있지만, 기부금 확보보다 중요한 것이 투명하게 사용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모금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회계·전산 시스템'이다. 좋은 뜻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은 잘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기 때문에 영리 기업과 같은 수준의 회계 투명성을 갖춘 시스템을 원한다. 하지만 작은 비영리단체나 복지기관은 이런 시스템을 갖추기가 어렵다. 운영 장비가 수억대에 달하고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많은 준비가 된 큰 모금기관과 사명감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곳의 격차가 여기서 벌어지게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효진 전략기획본부장은 "비영리단체의 회계가 투명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어렵다. 앞으로도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은 작은 기관에서는 이런 문제가 많이 나올 것이다. 기부금에 대한 문제가 생기면 기부문화가 위축되고, 아예 기부를 안 하게 되기도 한다. 기부자에서 보여 지는 것은 회계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기본적으로 시스템을 갖춰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뾰족한 답은 없지만 작은 비영리기관 또는 단체를 위한 공적인 회계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또는 컨설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