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교회 조정민 목사가 24일 ‘슬픔에 머무르지 않다’(창세기 35:16-29)라는 제목으로 주일예배 말씀을 전했다.
조 목사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며 쉽게 ‘오해하는 것들’이 있다. 믿으면 모든 게 잘 풀려 갈 거라는 생각이다. 꼭 그렇지 않다. 어차피 사는 건 힘든 것”이라며 “하나님 안 믿으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힘든 것이다. 하나님 믿으면 내 뜻을 꺾어야 할 때가 많으므로 힘들게 살게 되어 있다. 그 점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야곱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고, 뜻을 분별하고 하나님의 길을 가는 데도 왜 이렇게 많은 어려움이 닥치는 것인가? 왜 예수 잘 믿었는데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느냐고 결코 내 기준으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며 “야곱은 벧엘의 하나님을 다시 고백 했을 때, 다시는 야곱이라 부르지 않고 이스라엘이라고 부르겠다고 약속해주셨다. 그러면 일이 순풍 풀려야 하는데, 어려움을 많이 만났다. 오늘 야곱의 생애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서 우리의 신앙 가운데 겪게 되는 어려움을 반추하길 원한다”고 했다.
조 목사는 “라헬이 해산하게 됐다. 라헬은 첫째 아들 요셉을 낳은 즉시 둘째 아들을 기다린 여인이다. 16년간 기도 제목일지도 모른다. 16년 만에 둘째를 갖게 됐다. 얼마나 기쁜 일인가. 문제는 산고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라헬은 그토록 원하는 아들을 낳았지만, 목숨을 잃게 됐다”며 “라헬은 죽어 가면서 얻은 아들의 이름을 베노니, 슬픔의 아들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하지만 “야곱은 그 이름을 베냐민이라고 불렀다. 슬픔의 아들을 오른손의 아들로 부른 것이다. 성경에서 오른손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오른손은 능력이나 축복이나 어떤 긍휼이나 은혜와 같은 좋은 뜻이 담겨 있다. 대개는 오른손이 축복이 전달되는 통로”라며 “오른손의 아들이라고 이름 붙인 것은 야곱이 ‘베노니’(슬픔의 아들)이라는 이름에 갇히지 않고 하나님의 오른팔에 아들을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에 맡기는 인생. 베노니가 베냐민으로 이름이 바뀌는 것이야말로 야곱의 신앙이 성숙했다는 단면이기도 하지만, 믿음의 사람이 걸어야 할 신앙의 이정표와도 같은 이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땅에 슬픔이 많다. 그러나 슬픔에 머무르지 않을 수 있는 까닭은 야곱이 그 아들을 베냐민으로 불렀던 것처럼, 우리의 인생을 하나님의 능력의 손에 맡겨 드리기 때문에 그나마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저는 이 설교를 준비하며 마음의 감동이 많았다”며 “하나님께서 우리 슬픔의 자녀를 은혜의 자녀로 축복의 자녀로 이끌어 가시는 게 하나님의 뜻이구나”하고 느꼈다고 했다.
조 목사는 “또한 야곱은 사랑하는 아내를 하나님의 오른손에 맡겨 드리고 싶은 생각이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손길에 인생을 맡기는 것, 이게 신앙이고, 그 손길을 기억하는 게 우리의 좋은 믿음”이라며 “하나님의 오른손에 맡긴 인생이 된다면 슬픔에 오래 빠져 있거나 슬픔에 붙들려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 목사는 “한 가지 더 주목할 것은 라헬이 죽는데 혼이 떠난다고 한다. 우리 인생에는 하나님께 불려가는 영혼, 못 불려갈 영혼이 있다는 것이다. 죽음의 순간 죽음이 끝이 아니고 몸을 떠날 생명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주인한테로 돌아가는 걸 영생이라고 말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신앙은 인생의 참 주인이 누구인지를 기억하는 일이고, 그런 의미에서 날마다 죽음을 묵상하는 존재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죽음을 깊이 묵상할수록 죽음에서 풀려납니다. 어느 순간 부르면 하던 것을 다 놓고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게 신앙이라고 했다.
또 “주님의 오른손에 우리의 삶을 맡겨 놓는 것, 그 능력의 손길에 의지하고 위탁하는 것. 그게 우리의 신앙”이라며 “슬픔에 머물러 있지 않고 다시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길을 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