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가 23일 교회 홈페이지에 ‘기쁨을 누리는 일상’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이 목사는 “조여 오는 현실에 갇히면 우울해지기 쉽다. 두려움, 염려, 근심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일상의 주변에서 늘 배회하며 숙주를 찾고 있으며 기쁨을 빼앗기는 일은 자주 일어난다. 감정은 상황의 포로가 될 때가 많다”며 “상황에만 맡겨 놓으면 감정 파괴가 일어난다. 생각은 감정에 영향을 준다. 좋지 않은 생각을 계속하면 감정은 불행의 늪에 빠진다. 좋은 정보를 계속 주입하면 밝아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울은 생각을 강조한다. 이상한 드라마를 자꾸 보고 사건 사고 뉴스를 계속 접하면 마음이 흔들린다. 좋지 않은 바이러스들이 현대문화 안에 많이 기생하고 있다”며 “의도적 선택을 해야 한다. 과일은 먹으면서 그냥 먹지 말고 맛을 음미하며 감탄사가 필요하다. 영어‘savoring’이라는 말은 현재 순간을 포착해서 마음껏 즐기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한다. 밥을 한 끼 대충 때우려고 할 때가 많다. 소중한 한 끼의 식사를 즐길 줄 아는 것이 행복이다.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사람들은 자신의 생일이나 가족, 친구들의 생일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듣는 칭찬과 격려와 같은 일상적인 일을 적극적으로 축하하고 누리는 사람들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삶이란 대단한 것으로만 꾸며지지 않는다. 아주 작은 일에 긍정적인 반응을 하는 일상이 중요하다”며 “작은 일에 기뻐하고 즐거워하고 사랑하는 삶이 지혜다. 작은 일에 기쁨을 빼앗기지 않으면 승리한다. 작은 일에도 짜증을 내는 일이 잦아진다면 불행에 가까워져 있다. 작은 일은 작은 일이 아니다. 삶이란 하루, 아주 작은 일들이 엮여져 만들어져 간다. 작은 아름다움에 도취되고 찬양할 수 있다면 삶은 활기를 얻을 수 있다. 돈을 많이 들여야 즐거워진다면 요원하다. 돈이 많아도 입맛이 없으면 식탁에 올려 진 산해진미는 소용없다고 덧붙였다.
또 “신앙이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아름다우신 분이시며, 아름다움의 극치에 하나님이 계신다. 아름다운 것을 대할 때마다 미소를 머금는 것이 영성이다”며 하나님은 일상 속에서 기쁨을 선사하신다. 그분이 창조한 세계는 아름답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은 하나님이 주셨다고 했다.
아울러 “마귀는 아름다운 것을 변질시키는데 명수다. 아름다움을 파괴하여 흉측스럽게 만든다. 대신 아름다운 곳에는 하나님의 마음이 스며들어있다”며 “지속적인 말씀 묵상과 기도생활은 밝고 아름다운 생각을 자리 잡게 한다. 신앙은 긍정적인 삶으로 나아가도록 이끌림을 받는다. 신앙은 감사, 감동, 기쁨, 설렘, 희망, 만족, 평강, 경이와 같은 단어들과 가깝다. 환경이나 상황에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기지 말고 그리스도 안에서 삶을 온전히 맡겨보라고 했다.
그는 “누가복음 15장에서 등장하는 큰아들은 종교적인 인물이었다. 계율은 지킬 줄 아는데 삶을 누릴 줄 몰랐다. 즐거워하는 잔치의 바깥에서 잔뜩 화가 난 얼굴을 하고 있다. 외적 성실을 갖춘 모범생처럼 보이지만 억울한 얼굴을 한 어두운 감정의 소유자이며, 인간미가 없는 냉혹한 인간이었다. 음악의 리듬과 선율을 거부했고 춤을 출 줄 몰랐다. 그의 언어는 상처의 쓴물로 가득 찼다. 타인의 기쁨을 훼방하는 킬러였다”며 “불행한 인생이다. 왜 그렇게 망가졌을까? 신앙의 본질을 찾지 못하면 그렇게 된다.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모른 체 몇 가지 교리암송이나 선행에 집중하다면 곁길로 빠진 종교행위로 전락하고 만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하나님의 기쁨에 동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신앙생활을 하고는 있는데 얼굴이 어둡다. 기도는 하긴 하는데 불행한 얼굴이 역력하다. 전도는 하는데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이상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하나님과 함께 기뻐하는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며 “기쁨은 우리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나온다. 하나님은 우울한 세상에서 우리가 기뻐하기 원하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