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 확진자 해외방문력 없는데 G형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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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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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형계통 코로나19,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주로 유행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확진환자들의 코로나19 염기서열 분석 결과 미국이나 유럽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감염경로가 미궁에 빠졌다. 경북 예천의 초발 환자는 해외여행력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유입을 통한 지역 사회 내 '조용한 전파'에 무게를 두고 있다.

23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 예천에서 지난 4월9일 확인된 첫 확진환자는 역학조사 결과 해외여행력이 없다. 이 확진환자가 발생한 뒤 경북 안동과 문경 거주 접촉자를 포함해 총 41명이 집단감염됐다.

경북 예천 집단감염 확진자들은 G계통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영국 캠브리지대학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크게 S, V, G 등 3개 계통으로 구분된다. 각 계통은 보통 A, B, C형이라고 통칭된다.

이 중 예천 확진자들이 보유한 G계통의 바이러스는 유럽이나 미국 지역 환자들에게도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S계통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돼 국내 초창기 확진환자 30명에게서 나타나고, V계통은 중국과 우리나라, 아시아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며 신천지 집단감염이 이 유형에 속한다.

해외여행력이 없는 확진자로부터 시작된 경북 예천의 집단감염이 미국과 유럽에서 나타나는 바이러스와 같은 계통으로 분류되면서 이미 지역 사회 내에서 해외유입을 통한 전파가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나온다.

215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역시 G계통으로 확인됐는데 초발환자로 추정되는 환자들의 해외여행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동현 한국역학회장(한림대의대 교수)은 "유전자형이 신천지에서 확인된 것과 달리 유럽이나 미국에서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연결고리가 입국한 사람들에 의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3월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를, 3월27일부터 미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와 격리를 의무화했다. 모든 해외 유입 입국자에 대해 검사와 격리를 의무화한 건 4월1일부터다.

3월22일 이전에 유럽에서 입국했거나 3월27일 이전에 미국에서 입국한 무증상 확진자의 경우 방역 통제망에 포함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

경북 예천에서 첫 환자가 알려진 건 4월9일인데, 최대 잠복기 14일을 고려하면 3월26일 G계통의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과 접촉을 통해 감염이 됐다. 미국발 입국자 검사 의무화가 시행되기 전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엄격하게 격리를 시행하기 전인 3월22일 전에는 무증상으로 감염됐을 경우 검사를 받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에 3월 정도에 해외 입국자를 통한 유입은 어느 정도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로부터 촉발된 지역사회 내 산발적 감염이 2차와 3차 등 'N차' 전파를 통해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면 고령자 등 고위험군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월말 대구와 경북이 사그라들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입국자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원인불명 환자가 그동안 5% 정도 꾸준히 있었는데 소규모든 집단이든 산발적 감염은 언제든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많이 풀어졌는데 개개인이 방역요원이라고 생각하고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켜줘야 구멍이 안 뚫린다"고 강조했다.

구무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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