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평양마켓은>은 ‘100만 유튜버’ 이사명이 북한 여행을 하며 방문한 ‘장마당’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그린 뮤지컬이다. 신박한제작소(대표 이형주)가 북한 인권 상황과 남북청년들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제작했다. 재미와 깊은 울림을 주는 ‘나만 알기 아까운’ 뮤지컬 <평양마켓>의 배우 7인과 최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사명 역의 윤진웅 배우
Q. ‘이사명’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제가 연기하는 ‘이사명’역은 ‘백만 유튜버’인데요. 유튜버로서 북한에 자유여행을 할 수 있게 되어 북한 관련 콘텐츠를 찍기 위해 놀러 가게 됐는데, 막상 가보니 그동안 알고 있던 것들과 다른 북한의 실상을 하나하나 느끼게 됩니다. 대한민국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자유를 알지 못하는 장마당의 사람들을 보며 전 세계에 북한의 실태를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용기를 내는 캐릭터입니다.”
Q. ‘이사명’을 연기하며 어떤 것들을 느끼게 되었나요?
“사명이는 극중 설렘, 희망, 분노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요. 그중 마지막 장면에서 오택호와 싸우게 될 때 분노하는 감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또, 장마당에서 물건을 팔고 번 돈을 보위부가 빼앗아 가는 걸 보며 사명이는 부당함을 느끼지만, 북한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면서 제가 누리는 자유를 북한 사람들은 모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오택호 역의 서반석 배우(조연출)
Q. ‘오택호’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보위부인 오택호는 북한의 이중적인 실상의 민낯을 드러내는 악역입니다. 북한 인민들의 것을 착복하고 당에 상납하는 것에 대해 부당함을 느끼며, 그런 북한 체제에 분노와 상처가 있으면서도 그 체제 안에서 사는 것만이 자유라고 생각하는 캐릭터예요.”
Q.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된 ‘장마당 세대’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국가의 배급망이 붕괴된 이후에 태어나 국가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자란 세대들인데요. 하지만 이들이 북한 체제의 정치 및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들이고 그 주역인 만큼, 북한의 그 어떤 이들보다도 북한 체제의 현실과 실체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 어떠한 변혁을 이루어 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는 능동적이고 소망이 있는 세대라고 생각합니다.”
최지향 역의 김소진 배우
Q. ‘최지향’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지향이는 한국에서 온 사명이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캐릭터인데요. 뮤지컬 초반에는 먹고 사는 것 외에는 사치라고 느낄 정도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사명이로 인해 자유를 깨닫게 된 후 자유를 원하게 되는 캐릭터입니다.”
Q. 이번 뮤지컬 참여로 알게 된 북한의 실상은 무엇인가요?
“이번 작품을 하게 되면서 탈북한 분들의 영상과 영화 <태양 아래>를 찾아보게 됐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북한 주민들은 억압된 채 무시당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지금까지는 탈북한 분들의 이야기는 그저 옛날이야기라고만 생각했거든요…”
최혁신(최지향의 오빠) 역의 견진현 배우
Q. ‘최혁신’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극중 북한에서 어머니가 몰래 예배를 드릴 때, 방안의 수령 사진이 들어 있는 액자를 내려놨다는 죄목으로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셨는데요. 그 후 동생 지향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동생을 위해 헌신하는 캐릭터예요. 모순을 알지만, 그 생각조차 안 하려고 노력하는 캐릭터이기도 해요.”
Q. 오빠 혁신이가 원하는 자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혁신이 원하는 자유는 동생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향이는 남한드라마나 노래를 좋아하는데, 남한 것을 가지고 있으면 위험하기 때문에 항상 못하게 막았거든요.”
김춘희 역의 이수아 배우
Q. ‘김춘희’는 어떤 캐릭터인가요?
“고난의 행군으로 형편이 어려워진 후 춘희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몸을 팔았던 아픔이 있는 여자예요. 장마당에서 장사를 시작한 후에도 생계가 어려워 또다시 몸을 파는 유혹을 받기도 해요.”
Q. 이번 뮤지컬에 참여한 후 알게 된 북한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춘희는 그저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북한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어요. 또 뮤지컬을 준비하며, 장마당과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보았는데 거기서 한 북한 청년이 남조선이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웃음을 짓더군요. 남조선에 가면 그래도 기회는 있다는 생각에 말이죠. 그러면서 그런 우리나라에 살면서도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던 제 모습에 반성이 됐어요.
특히 장마당 세대라고 하는 북한 청년들이 저와 비슷한 나이대이고, 탈북민 청년을 통해 직접 들어보니 그들도 최신 드라마나 영화, 음악 등을 알고 있고 연애를 꿈꾸며, 우리와 똑같이 힘들어 하고,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이란 걸 느끼게 됐어요.”
‘이명복’(김춘희의 남편)역의 이대기 배우
Q. ‘이명복’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장마당에서의 명복이는 정말 웃기고 말 많은 캐릭터예요. 하지만, 고난의 행군 때 직업을 잃고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되어, 아내인 춘희가 몸을 팔아 가족을 부양한걸 모른 척하며 산 아픔을 가진 캐릭터예요. 또 일희일비하는 단순한 캐릭터이기도 해요.”
Q. 북한 말은 어떻게 연습했나요?
“유명복의 북한말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표치수의 북한 말투를 따라 하며 연습했어요. 또, 쉬는 시간에 동료 배우들과 북한말로 말하며 재미있게 연습하기도 했습니다.”
한정심 역의 홍수민 배우
Q. ‘한정심’은 어떤 캐릭터인가요?
“정심이는 꿈이 있고 순수해요. 별것 아닌 것에 감격하고 설레기도 하고요. 또 분노하고 울지만 강해요. 솔직하고 자유로운 아이지만 표현하지 못하고 살고 있어요. 또 한국 문화와 사람을 좋아해서 틈만 나면 한국 라디오가 나오는 곳을 찾고, 사명이한테 계속 말을 붙이려고 노력해요.”
Q. 북한 말투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잇나요?
“말투 관련한 한 일이 생각나는데, 정심이가 워낙 애드립성 대사가 많은 인물이라 처음엔 말투 연구가 전혀 안 되어 있고 감도 없어서 말 한마디 떼기가 어려웠어요. 제가 원래 경상도가 고향인데, 요즘 자주 만나는 분들이 전부 전라도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은 애드립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제 지역도 아닌 전라도 말투가 마구 나오더라구요(웃음). 처음엔 경상도 말, 서울말, 전라도 말, 북한 말, 요즘 말, 옛말 다 분별없이 섞여 나와서 참 힘들었습니다. 제 말 안에서만은 남북 없이 통일이었네요(웃음)”
배우들이 말하는 <평양마켓>을 꼭 봐야 하는 이유
서반석 : 실제 많은 탈북민분들의 고증을 거쳐 작업했고, 즐기고 체감하며 작품의 메시지를 느낄 수 있는 대중성을 겸비한 작품입니다. 또 극의 재미만큼 메시지에 대한 여운을 많이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우리가 처한 남북 현실과 통일에 대해 생각하게 되며 더 넓은 측면의 관점을 가지게 될 거예요.
김소진 : 이 뮤지컬을 통해 생긴 작은 관심이 언젠가는 억압받는 북한 주민에게 자유를 선물해 주는 시작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분이 뮤지컬 <평양마켓>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수아 : <평양마켓>의 부제는 ‘자유’라고 생각해요. 통일은 자유라는 단어의 간극이 꼭 맞는 하나가 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는 이 뮤지컬은 자유와 평화가 속히 이루어지는 마음으로 반드시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을 다루고 있어요. <평양마켓>을 통해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지에 대해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꼭 보러오세요!
홍수민 : 작품을 하기 전 북한에 대해 가지고 있던 이미지는 다 오래된 것들이더라고요. 작품을 통해 지금의 북한의 모습과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알게 됐어요. 또, 작품에 나오는 노래가 너무 좋아요. ‘장마당 세대’라는 넘버의 가사를 통해 북한의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사명이의 솔로곡 ‘누구인가’는 서울에 살고 있는 저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고, 북한의 주민들과 나눠야 할 건 무엇일까요? 자유… 얼른 함께 나누고 누릴 수 있길 기원합니다.
창작 뮤지컬 <평양마켓>은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으로 감상하는 랜선뮤지컬 <평양마켓> 공연 관련 링크(~6.14까지 펀딩)
http://bitly.kr/UUNiMeIVp
6월 3~7일 종로 가나의 집 열림홀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자세한 문의를 원하면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354378?area=b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