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우 작가의 '비무장지대 DMZ'에 부록 포함
올해로 6·25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당시 정전협정문과 지도가 공개됐다. 북한 김일성과 중국 팽덕회, 미국 마크 W. 클라크의 서명이 담긴 문서와 남북 군사분계선을 표시한 지도가 출판물로 간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고은문화재단은 21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박종우 작가의 사진집 '비무장지대 DMZ' 출간 소식을 전했다.
사진집에는 한국전쟁 정전협정문과 첨부지도 11장 사본이 부록으로 포함됐다.
정전협정문의 표지와 서언, 구체항목, 각국 서명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개성, 문산리, 철원, 금성, 평강, 대정리 등 지역별로 군사분계선을 세밀하게 표시한 지도도 볼 수 있다.
이 자료들은 미국과 북한, 중국 세 나라만 보유하고 있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대한민국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 중국이 협정문에 서명을 했고 영어, 한국어, 중국어로 작성된 9부의 원본을 각각 워싱턴, 평양, 베이징에 각 3부씩 보관하고 있다.
사진집은 ▲갈 수 없는 숲 ▲정찰 ▲공동감시구역 ▲GP ▲한강하구 중립수역 ▲북방한계선 등 6개 챕터로 구분해 비무장지대의 모습을 담고 있다.
비무장지대 자연 생태계의 아름다움과 건강함, 그 안에서 활동하는 병사들의 임무와 예민한 시선들,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흐르는 북한강과 임진강, 안개가 드리워진 태봉국 궁예도성 터, 2018년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폭파, 철거된 휴전선 감시초소 풍경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제는 다시 촬영할 수 없는 사진들도 볼 수 있다. 헬기를 타고 비무장지대를 동과 서로 오가면서 촬영한 임진강 상류에 북한이 건설한 5월4일 댐,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직벽에 가까운 남방한계선, 폭이 8㎞에 달하는 한강 하구, 북방한계선 함박도 등이다.
박종우 작가는 "DMZ 작업에 손을 댄 지 10년이 지났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앞두고 비무장지대 공식 기록을 남기기로 한 국방부 계획에 따라 2009년 여름 준비를 시작했다. 비무장지대에서 마주쳤던 사실과 풍경에 대한 사진 르포르타주"라고 설명했다.
박 작가는 "처음 작업을 시작하고 10년이 흐르는 동안 남북관계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피어나기만 하면 비무장지대에 대한 온갖 목소리가 우후죽순처럼 솟아오른다. 그러나 섣부른 아우성에 앞서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상태를 잘 기록하고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무장지대를 둘러싼 정치 정세가 어떻게 변할지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잊지 말아야할 것은 지속적인 아카이빙의 중요성"이라며 "이 사진집이 그 디딤돌이 되면서 역사의 올바른 흐름 속에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진집 출간을 기념해 부산 해운대 소재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사진전도 열린다. 200여점의 사진이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8월26일까지다.
임종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