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괴질, 코로나19와 깊은 연관… 가와사키병 보다 더 심각”

환자 10명 중 절반이 독성쇼크 증상
바비 딘의 가족이 공개한 날짜 미상의 사진에서 바비 딘(9)이 심한 탈수증, 복통, 심박수 증가 등의 증상으로 미국 뉴욕 로체스터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바비는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의료진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소아 다계통 염증 증후군을 진단했다. 바비의 어머니는 지난 4월 가벼운 코로나19 증상으로부터 회복한 바 있으며 바비는 입원 6일 후인 10일(현지시간)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 ⓒ 뉴시스

미국과 유럽에서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어린이 괴질'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 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더욱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발병률이 30배 증가했고 그 증상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탈리아 베르가모의 파파 조반니 병원에서 근무하는 루치오 베르도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13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진단된 어린이 괴질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반응 증거를 보였다"며 "코로나19가 가와사키와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헀다.

연구진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어린이 환자 10명과 가와사키병과의 연관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환자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 항체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나머지 2명 검사는 완벽하게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 중 1명은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받았는데 이는 항체 검출 능력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2020년 2월 중순까지 5년에 걸쳐 가와사키병 환자 19명이 이탈리아 베르가모 지역 파파 조반니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동시에 2월18일부터 4월20일까지 단 두 달 동안 코로나19 확산지역 병원에서 어린이 괴질 환자 10명이 치료를 받은 것을 발견했다.

이는 석 달에 한 번 꼴로 발병했던 가와사키병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6일에 한 번꼴로 나타났다는 것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발병률이 30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 시기 전체 병원의 입원이 평소보다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발병률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연구진은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 괴질 증상이 심장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며 기존의 가와사키병에 비해 증상이 더욱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10명 중 5명이 (독성)쇼크 증상을 보였는데 이것은 가와사키병 환자에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연구진은 "그들은 혈소판 수가 더 적었고 전형적으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백혈구 유형을 갖고 있었다"며 "새로운 증후군을 가진 아이들 중 많은 이들은 면역글로불린 치료 외에 스테로이드 치료도 필요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의 가와사키 환자의 연령은 3세였던 반면 어린이 괴질 환자는 1명을 제외하곤 모두 5세 이상에 평균 연령은 7세로 조사됐다.

미국에서도 최근 1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낳은 어린이 괴질이 코로나19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어린이 괴질 환자 102명의 60%가 코로나19에 양성판정을 받았고 40%는 항체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29%는 5~9세, 23%는 5세 미만, 28%는 10~14세, 20%는 15~21세에서 발병했으며 이 중 3명이 숨졌다.

미국에선 뉴욕주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뉴저지, 델라웨어, 조지아, 일리노이, 켄터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유타, 워싱턴DC 등 15개 주에서 발생했다.

유럽에선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어린이 괴질 환자를 보고했다.

카와사키병은 주로 4세 이하 영유아에게 나타나는 급성 열성 발진증이다. 피부와 점막을 포함한 온 몸의 혈관계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고 관상동맥에 염증이 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일본에서 50건을 보고한 이후 반 세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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