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겸손한 칼빈주의>는 칼빈주의를 받아들이는 신앙적 자세를 고찰하는 책이다. 칼빈주의를 머릿속에만 담으면 독이 되며, "가슴 속에 품음으로써 겸손하고 은혜롭게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에 영광을 돌리라"고 말한다.
저자 제프 A. 메더스(Medders)는 미국 내에서 인지도 있는 개혁주의 작가이자 텍사스 리디머교회 담임목사. 자신의 이번 책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칼빈주의는 오만함, 자랑과 관련되어 왔다. 왜 그런가? 은혜의 교리는 우리를 은혜로운 사람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칼빈주의의 가르침이 어떻게 우리를 더욱 예수님을 닮아 겸손하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칼빈주의의 "가장 중요한 다섯 글자"는 칼빈주의 5대 강령을 일컫는 'TULIP'이 아니라, 'Jesus'다. 5대 강령은 인간의 전적 타락, 하나님의 무조건적 선택, 예수의 구속 사역은 선택된 자들만 위한 것이라는 '제한적 속죄' 등 다섯 가지 요점을 가지고 '하나님은 죄인에게 무조건적인 구원을 베푸시되, 오직 선택한 자들에게만 그렇게 하신다'고 가르쳐 왔다. 저자에 따르면 'TULIP'은 믿는 자들을 은혜와 선택의 교리에 취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며, "예수님으로 인하여 즐거워하는 길을 비추는 횃불"로 기능할 때 그 참된 의미가 살아난다.
이에 칼빈주의를 따르는 신앙인들에게 요구되는 신앙은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그리고 능력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만약 칼빈주의에 그리스도가 없거나 부족하면 이는 "비극 그 자체"라며, "그리스도가 전부"인 신앙을 하라고 강조한다.
또 하나님의 '선택'의 의미는 "이 세상에서 그 누군가가 당신을 사랑하기 전에, 하나님이 가장 먼저 당신을 사랑하셨다는 뜻"이라고 전한다. 이에 대해 "내가 하나님을 알지도 못하고 하나님께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하나님이 먼저 나를 사랑으로 돌보시겠다고 영원한 계획을 세우셨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 아들과 함께 영원한 기업을 상속받도록 스스로 결정하셨다"고 설명한다. 선택의 교리를 가지고 우월감을 느끼려 하지 말고, 이 교리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고 응답하는 사람이 되어라는 것.
그는 "요즘 개혁주의자들 사이엔 다른 사람의 죄 냄새에 누가 제일 먼저 코를 킁킁거리는지를 겨루는 게임이 유행인 것 같다. 사람들의 죄 이면에 있는 또 다른 죄를 들춰내고, 다른 사람들 속에 자리한 율법주의적 사고방식도 금세 알아채고 지적한다"고 말한다. 진정한 칼빈주의는 "내 눈 속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대들보를 항상 잊지 않게 한다"며, '겸손한 칼빈주의자'가 될 것을 당부한다.
교만한 칼빈주의자는 사람들을 성가시게 할 따름이라며, "칼빈주의 자체는 영광스러운 신학이 맞지만 그것이 미성숙한 인격을 통해 전달됨으로써 결국엔 전혀 영광스럽지 않게 된다"고 강조한다.
겸손한 칼빈주의 ㅣ 제프 A. 매더스 저, 김태형 역 ㅣ 좋은씨앗 ㅣ 256쪽 ㅣ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