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있는 곳’ 찾기보다 ‘비전 있는 자’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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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DFC 서울지구 대표 최창완 선교사
최창완 선교사(DFC 서울지구 대표, 선교사훈련원 원장) ©황지현 기자

제자들선교회(DFC) 최창완 선교사는 캠퍼스 선교사를 세우는 거룩한 부담을 가지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다. 현재 DFC 선교훈련원장과 서울지구 대표를 맡고 있다. 최근 그과, 또 그에게서 훈련받고 있는 28기 수습 선교사들을 만나 사역과 선교,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래는 먼저 최 선교사와의 일문일답(수습 선교사들과의 인터뷰는 별도로 다룬다).

- DFC 소개를 부탁해요.

“1992년도에 시작된 초교파 선교단체로 ‘하나 되어 더불어 땅끝까지’라는 비전을 가지고 캠퍼스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단체입니다. 국내 14개 지역과 해외 13개 나라에서 116명의 선교사가 부르심에 따라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 어떻게 DFC에서 선교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대학교 자취방을 구하고 있었는데, DFC 선배들이 모여 사는 자취방을 소개받아 DFC 활동을 하게 되었고, 졸업 후 2003년부터 선교사로 부름을 받아 2014년까지는 대전에서 사역했습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서울 본부사역을 하다가 2018년부터는 훈련원 사역을 맡게 되었고, 올해부터는 서울지구 대표 사역까지 겸하면서 현재 서울지구 대표와 선교사훈련원장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 캠퍼스 선교사를 어떻게 꿈꾸게 되셨나요?

“DFC 선교사는 지구선교사, 전임선교사, 협동선교사로 나뉘어 있습니다. 처음엔 지구선교사로 1년만 사역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전임선교사까지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캠퍼스와 제자들에 대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특별한 계기보다는 꾸준히 캠퍼스 사역을 하면서 이 사역이 값지다는 마음, 하나님과 몸담은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 캠퍼스에 예수님을 안 믿는 사람들을 볼 때 드는 안타까운 마음에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저에게 ‘왜 선교사로 사느냐’고 묻는다면 ‘주님과 공동체가 저를 사랑하고, 부족하지만 저도 하나님과 제자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제대로, 그리고 더 사랑하고 싶어서 선교사로 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캠퍼스 선교사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보람이 있을까요?

“재정적인 어려움은 선교사이기에 평생을 가져가야 하는 숙제인 것 같습니다. 또 선교단체에 들어오는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면서 리더를 세우는 것이 어려워지는 게 고민입니다. 2004년 처음으로 제자들에게 선교사의 삶을 도전했을 때 단 한 명도 저를 좇아 선교사의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신학대학원에 들어가는 제자들은 있었어도 선교사를 하는 제자들은 없었습니다. 그 때마다 하나님이 각각의 사명에 따라 부르시는 땅끝이 있다고, 자신을 위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 삶이 제자들에게 도전과 감동을 주지 못하나? 왜, 난 예수님과 사도들과 같이 우리의 제자 사역을 이어 달려갈 선교사를 세우지 못하는 것일까? 내 안에는 복음의 능력이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에 빠져 힘들어 했습니다. 그 무렵 2005학번의 한 학생이 선교사로 지원했고, 캠퍼스 선교사로 세워졌습니다. 이는 선교사인 저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습니다.”

-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선교에는 어떤 변화들이 있나요?

“소개를 통해 연결된 신입생들을 전화나 카톡으로만 연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굴을 보지 못한 신입생들이 많아요. 온라인으로만 수업이 진행되니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지 않은 신입생들은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도 기존에 멤버십이 많거나 규모가 컸던 곳은 타격이 크겠지만 서울지구는 인원이나 규모가 큰 편이 아니기에 위기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전도의 경우 캠퍼스에 나가도 학생들이 없거나 있어도 일부 학교에선 캠퍼스 내에 전도를 금지하는 곳도 있어서 전도를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계획했던 활동들은 일부 취소되었습니다. 홍대에서 찬양 채플을 계획했는데 취소되었고, 해외선교지를 경험하는 PMS(선교사예비학교)도 취소되었습니다.

개인의 사역적인 면에선, 시간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겸직으로 인해 분산되었던 힘을, 수습 선교사들 훈련에 좀 더 투입하고 있어요. 아내도 DFC 선교사인데, 작년에 아이가 태어나서 휴직 중입니다. 육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늘어서 아내가 좋아합니다(웃음).”

- DFC의 여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방학 기간에도 화요 채플은 계속 진행이 됩니다. 여름수련회의 경우 DFC는 전국수련회와 지구수련회를 번갈아가며 진행하는데, 올해는 지구별로 수련회를 진행하는 해입니다. 서울지구는 7월 6일에 강원지구와 함께 홍천에서 3박 4일간 수련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수련회 4일 째에는 ‘땅 밟기’, ‘땅 살리기’라는 농촌 지역을 전도하고 농촌교회를 돕는 행사가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불편해할 수 있어서 다른 계획을 고민 중입니다. 기관하고 연결해서 진행하는 게 쉽진 않겠지만 도시에서 독거노인을 돕는 봉사는 어떨까 하는 의견도 회의 중에 나오고 있습니다.

2학기 개강 전 8월에 신입생들과 함께 함께 MT 형식의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얼굴도 보지 못하고 함께 성경공부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바로 수련회를 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기에 여행을 통해 마음을 열게 하고 2학기 활동을 잘 준비하려고 합니다.”

- 지금 캠퍼스의 선교 상황은 어떤가요?

“코로나 이전에 선교사님들과 전도하면서 느꼈던 것은 20대 후반에서 30대는 예전에 교회학교, 주일학교, 아동부를 한 번쯤은 가본 세 대들이었다면, 요즘 20대는 교회에 한 번도 가보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는 겁니다. 그 정도로 한국교회 상황이 안 좋은 것일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전도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그 만큼 크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이전을 생각하면 전도할 때 생각보다 그렇게 차갑지는 않았지만,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아지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강권하는 단체들에 대해 학생들이 교목실에 항의하는 때도 종종 있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도할 때 모르는 사람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낄 것 같습니다. 또 학생들이 대그룹 모임도 꺼릴 것 같고, 불특정 다수에게 전도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기에 관계전도나 학생들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가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올 한해 기도제목이 있나요?

“캠퍼스 차원의 기도제목은 지금 연결된 신입생들이 잘 정착하는 것과 여름방학과 2학기에 새로운 학생들이 잘 연결되는 것입니다. 개인의 기도제목은 현재 선교사훈련원과 서울지구 대표를 겸직하고 있기에 사역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건강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또 수습 선교사들이 훈련을 잘 받아서 사역자로 세워지도록 기도가 필요합니다.”

- DFC가 궁극적으로 어떤 단체가 되길 바라나요?

“DFC의 사역철학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일에 캠퍼스에서 하나 되는 것, 지역 교회와 더불어 가는 것, 제자사역을 통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DFC가 한국교회나 제자사역, 해외선교의 샘플이 되는 단체가 되길 바랍니다.”

-선교회 활동이나 캠퍼스 선교사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많은 사람이 기업이든 선교단체든 비전 있는 단체를 찾아다니고, 개척교회나 섬김이 필요한 곳에는 잘 가려 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런 비전 있는 단체를 찾는 것도 좋지만, 다른 이들에게 비전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평소 제자들이나 수습 선교사들한테도 항상 하는 말인데, ‘비전 있는 곳만 찾아다니지 말고 너희를 보면서 비전을 꿈꾸고 나도 저렇게 살아야 하겠다는 비전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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