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경찰 불법사찰 의심… 공소기각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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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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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전 경찰 수사시작, 절차위법" 선관위·경찰·검찰에 자료제출 요청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한국 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전광훈 목사가 지난달 2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보석으로 풀려나고 있다. 지난 2월 24일 구속된 전 목사는 56일 만에 석방됐다. ⓒ 뉴시스

집회에서 특정 정당 지지를 호소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측이 경찰의 불법사찰이 의심된다며 법정에서 공소기각을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 목사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전 목사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전 목사 측은 "경찰이 전 목사의 활동에 대해 불법사찰을 했다"며 검찰 측 증거를 모두 부동의하고 공소가 기각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단은 "지난해 12월27일 서울특별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서 첫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했는데 이듬해 1월3일 바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며 "보통 담당 검사 배당 후 수사지휘 내리는 데는 최소 일주일이 걸리는데 어떻게 바로 수사를 시작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조사하기 전에 수사절차가 왜 이렇게 됐는지 설명이 돼야 공소기각 사유를 설명할 수 있다"며 서울시 선관위, 종로경찰서, 서울중앙지검 등에 각각 자료제출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구했다.

또 "지난 1월21일 기독자유당의 전당대회 발언은 경찰이 고발장에도 없는 내용을 계속 보고 있다가 녹취해 붙인 것으로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며 "얼마나 경찰이 전 목사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엮어 넣기 위해 애썼는지 알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위법수사가 맞다면 관련 경찰들은 따로 고발도 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재판부는 "수사적법성에 대한 입증 책임은 검찰에게 있으므로 검찰 쪽 증거조사를 먼저 진행하겠다"고 밝혔으나 변호인이 계속 뜻을 굽히지 않자 "증거능력 입증을 위한 증인(고발인·담당 경찰 등)에 대해 피고인 측도 적극적 주신문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수용했다.

또 검찰 측에 "피고인 측이 요청하는 자료는 되도록 임의제출해달라"며 "증거목록상 부적절한 부분은 철회하거나 보완해달라"고 요청했다. 선관위와 종로서에도 자료제출명령을 보내기로 했다.

전 목사 측은 "보석조건 변경 신청서를 냈는데 아직 판단을 안 해주셨다"며 "조건 없는 보석을 요청하되 조건을 붙이더라도 가급적 최소화해 방어권 보장을 실효성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전 목사는 수차례에 걸친 변호인들의 보석 청구 끝에 지난달 20일 조건부 보석으로 석방된 바 있다.

이에 재판부는 사건과 관련있는 사람 중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이나 참여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집회가 무엇인지 특정해달라고 변호인 측에 요청했다.

또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6개월 안에 끝내야 한다는 강행규정이 있다"며 "오는 9월23일 전에 선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양측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종결하고 오는 6월29일부터 본격적인 공판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일부 변호인은 절차적 위법성에 대한 논의를 마친 후 본안에 대해서는 국민참여재판을 하게 해달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만 이는 다른 변호인들이 동의하지 않아 철회하기로 했다.

선거권이 없는 전 목사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음에도 지난해 12월2일부터 지난 1월21일까지 광화문 광장 등 집회 또는 기도회 등에서 5회에 걸쳐 확성장치를 이용해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9일 집회에서 '대통령은 간첩'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지난해 12월28일 집회에서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고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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