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목사, 강제로 학생 끌어안은 혐의로 기소
재판부는 “제3자 진술이나 객관적 자료 없어”
고등학교 종교 수업 중 여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은 학교 목사에게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손주철)는 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서울 송파구 A여고 소속 강모 목사(62)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손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진술을 비춰보면 강씨가 공소사실처럼 추행한 것인지 의심이 된다. 증거로는 피해자 진술이 유일하고 사실을 뒷받침할 제3자 진술이나 객관적 자료가 제출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씨는 자신이 피해자의 수업태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받았다가 돌려줬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어깨를 2~3회 두들긴 사실만 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 진술에 따르면 강씨는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행했다는 것인데 당시 상황을 볼 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손 부장판사는 "강씨가 피해자 주장같은 행동을 했더라도 강씨가 어깨에 손을 올린 경위와 장소, 또 지켜본 학생들이 웃은 상황을 보면 피해자에게 불쾌감을 줄 순 있지만 이를 넘어 객관적으로 성적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강 목사는 2017년 7월~9월 사이 서울 송파구 소재 A여고 교실에서 학생의 어깨를 잡고 몸을 밀착시켜 끌어안은 혐의를 받았다.
앞서 검찰은 강 목사에게 징역 2년, 성폭력치료프로그램 1년 이수, 7년간 아동·청소년과 장애인 관련 시설 취업제한을 구형했다.
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