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다음세대, 통일세대로 키우기(3)
한국교회가 구체적인 통일 교육을 실행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한국교회의 담임 목회자들에게 통일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하고, 이들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목회 현장에서 통일 교육과 통일 준비를 시킬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이를 위한 새로운 방향으로서 통일 교육에 대한 몇 가지를 제언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우선되어야 할 일은 담임 목회자들의 중요한 목회적 관심사가 통일교육 혹은 북한선교에 대한 관심거리가 되도록 돕는 일이다.
교회의 부흥과 성장은 담임 목회자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통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준비와 교육, 북한선교의 방향도 담임 목회자들의 관심사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 담임 목회자의 관심사가 곧 교회의 주요 관심사가 되며 교회의 사역이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한국교회의 통일 교육이 부진한 것은 담임 목회자의 무관심에서 비롯되었고 볼 수도 있겠다. 담임 목회자들에게 통일에 비상한 관심을 두도록 돕는 사역이 필요하다. 따라서 담임 목회자들을 위해 각 교단, 총회, 노회 혹은 목사계속교육 기관이 통일대비 교육에 관한 정보제공, 세미나, 교육 등을 의무적 혹은 필수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담임 목회자들이 자신의 목회 사역 과정에 중요한 과제로써 통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둘째, 신학대학과 신학대학원에 북한선교 혹은 북한선교와 통일이라는 과목을 필수과정으로 편성해야 한다.
통일 세대 교회지도자 후보생들로서 신학대학과 신학대학원에서 일찍이 통일시대를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가 각 신학대학원 홈페이지를 이용해 커리큘럼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14년 말, 전국 40여 개 신학대학원에서 북한선교 혹은 통일과목을 필수로 가르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고 선택과목으로 채택한 곳은 2곳(장신대학교신학대학원,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 불과했다. 신학생 때부터 통일과 북한선교에 관심을 두도록 해야 담임목사가 되어서도 사역의 무게 중심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국가는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전국 초·중등학교에서 통일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키고 있는데, 한국교회의 요람이요 교회지도자 양성기관인 신학대학과 신학대학원 교과과정에 북한선교 과목이 필수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각 신학대학과 신학대학원에서는 통일과 북한선교에 균형 잡힌 감각을 지닌 전문적인 강사나 교수요원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셋째, 교회적으로 통일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전 교인이 전·후반기로 나누어 일 년에 두 번 이상 북한선교라는 이름으로 복음 통일 준비를 위한 주일로 지킬 것을 제언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담임 목회자를 비롯한 당회원과 모든 교회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북한과 통일을 이야기하고 기도하고, 공부하고, 섬길 일을 찾고, 자신의 관심사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임 목회자는 이날 복음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특별한 메시지를 준비하고, 기도회나 북한선교 관련 전시회나 이벤트를 준비해도 좋을 것이다. 탈북민 성도를 초청하여 간증을 듣는 순서를 갖는 것도 좋다. 주일학교에서는 복음 통일과 관련된 백일장이나 그림 그리기 대회, 스피치대회, 토론회, 북한선교 기금 모으기를 위한 바자나 일일찻집 등을 실시해 북한선교와 통일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중형이상의 교회는 가능하면 북한선교를 전담할 수 있는 탈북민 출신 목사나 전도사를 채용하여 사역하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교회들이 탈북민 출신 신학생이나 전도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한국교회에서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한 경험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선교 분야에 탈북민 출신 신학생이나 전도사를 채용하면 교회와 탈북민 사역자가 서로 배울 수 있으며, 교회는 효율적인 북한선교 사역을 할 수 있다. 교회는 탈북자 출신 사역자에게 한국교회의 제반 사역 업무를 훈련할 수 있을 것이고, 탈북자 사역자들은 한국교회를 위해 북한 사회의 실상이나 북한선교를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것들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탈북민기독교총연합회인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안에는 탈북민 신학생과 전도사, 목사 등이 약 100여 명이 연대해 있다. 한국교회가 이들을 활용하면 통일 준비와 북한선교에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사역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주일학교, 중고등부, 대학청년부까지 공과교재에 복음 통일 혹은 통일과 북한선교 관련 단원을 제작하여 일 년에 두 차례 실시하는 수련회 기간에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언한다.
4과 정도로 분류하여 2박 3일간의 수련회 기간교재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당하리라 본다. 중고등부나 대학청년부는 심화용 부록을 첨부해서 한 교재로 심층적인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될 것이다.
여섯째, 교회 주일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국내에 있는 탈북민을 상대로 세워진 탈북민교회를 방문하거나 탈북민교회 성도들을 초청하여 함께 연합예배를 하고 북한 주민인 탈북민 성도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거나 그룹별 교제를 통해 북한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중·고등부나 대학청년부에서도 탈북민 출신 중·고등학생이나 청년을 부서에 초청하여 함께 둘러앉아 북한의 현실을 듣고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을 위하여 함께 고민하고 함께 믿음으로 준비하는 사역을 갖는 것도 유익하리라 본다. 필자가 섬기는 탈북민교회인 장대현교회는 부산지역의 많은 교회와 연합예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탈북민 성도들과 한국 성도들이 자주 만나 성도의 교제를 나누고 함께 연합예배를 드리고 탈북민 성도들의 북한 실정과 자신의 삶을 간증하는 시간을 통해서 한국교회 성도들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동시에 탈북민 성도들은 한국교회의 시스템과 교회를 배울 좋은 기회가 되어 통일시대를 준비할 수 있다.
일제식민지가 한창이던 시절, 절망적인 날들이 이어지던 가운데 1945년 8월 15일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던 방법으로 찾아왔다. 북한 땅에도 동일한 방법으로 통일의 날, 자유의 날이 찾아올 것이며 반드시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보다 더 빨리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통일의 기쁨과 부흥은 준비된 만큼에 비례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하루라도 더 빨리 준비하고, 통일 세대들이 당황하지 않고 그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는 힘을 모으고 정신을 차려서 통일 세대인 자녀들을 위해 통일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한국교회의 주일학교 교육이 통일 교육과 함께 다시 일어선다면 한국교회도 함께 일어설 것이다. 왜냐하면, 통일 교육은 민족정신을 일깨우고 애국심을 불러일으키며 이웃과 동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되살릴 수 있으며 주일학교 신앙교육 운동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한국교회 주일학교교육은 애국 운동과 독립운동이 함께 했던 교육이었다. 그 교육이 나라를 살렸고, 한국교회를 세워나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임창호 목사(고신대학교 교학 부총장,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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