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감염 막으려면 속도전이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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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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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방문 확진자 7명으로부터 11명 '2차 감염'

닷새도 채 안 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50명을 넘어서면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여전히 2000명에 가까운 클럽과 주점 방문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가운데 확진자의 접촉자에 대한 2차 감염은 물론 접촉자의 접촉자까지 3차 감염 이상 발생할 경우 지역사회 감염은 걷잡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거듭 개인 신상정보 보호를 약속하며 클럽 방문자들의 자발적인 진단 검사를 독려하고 있다.

이번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사례는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사실상 허가하고 지난 연휴 기간 발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강제력 없이 생활 속 거리 두기가 가능할지를 가늠할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6일 경기 용인시 66번째 확진자(29)를 포함해 10일 낮 12시까지 확인된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총 54명이다.

이 가운데 11명은 클럽 방문 확진자의 가족이나 지인, 동료 등 접촉자로 '2차 감염' 사례에 해당한다. 다만 아직 접촉 확진자를 통한 '3차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상태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2차 전파로 인해서 발생한 11명은 대부분은 직장 동료이거나 지인이거나 아니면 가족들이 많다"며 "그분들로 인한 3차 전파 사례는 아직까지는 발생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은 신천지 교회를 포함한 종교시설, 의료기관, 콜센터, 줌바댄스 등 앞선 집단 발생 사례와 그 성격이 다르다.

기존 집단 감염이 발생한 시설들은 대부분 연락 가능한 연락처 등을 명부로 가지고 있었지만 클럽이나 주점 등의 명부에선 3분의 2가량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용산구가 4월30일부터 5월5일까지 이태원 소재 킹, 트렁크, 퀸, 소호, 힘 등 5개 클럽이 작성한 명단을 확보해 5517명을 조사한 결과 36%에 달하는 1982명이 연락처 허위 기재 등으로 연락되지 않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행정명령을 통해 운영을 강행할 경우 성명과 전화번호가 담긴 출입자 명단을 작성하도록 했으나 클럽 방문자들에게는 소용이 없었던 것이다.

시간도 방역당국의 편이 아니다.

당국은 5월4일과 5일 방문만으로 확진된 환자가 있고 보통 클럽들이 다음날 새벽까지 영업하는 점 등을 고려해 연휴가 시작된 4월말부터 5월6일까지 서울 이태원 소재 클럽을 방문한 모든 사람이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들로부터 인한 추가 감염 가능성은 늦어도 5월7일부터 잠복기 14일째인 20일까지 남아 있다. 클럽 방문 확진자 중에는 성남의료원, 인천 지역 정신병원, 제주 지역 의원과 병원 등 4개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포함돼 있어 현재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라 확진 환자 접촉자 활동 시설로 관리되고 있다.

현재 43명 중 7명의 가족과 지인, 동료 등 접촉자 11명이 감염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확진자 중 16.3%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한 셈이다.

문제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클럽 방문 감염자는 물론 그들의 밀접 접촉자들은 적어도 연휴가 끝난 지난 6일부터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휴가 끝나고 생활 속 거리 두기 전환과 함께 5일이 지났고 그중 3일은 직장 등에 나가는 평일이었다.

이에 정은경 본부장도 "확진자들에 대해서, 또 추가적인 접촉자 파악과 동선에 대한 조사가 계속 연달아서 진행돼야 되기 때문에 좀 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향후 상황에 따라선 3차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서둘러 클럽 방문 확진자를 찾고 그들의 접촉자를 확인해 격리하지 않으면 3차 감염 피해 환자들을 통한 지역사회 감염이 방역망 밖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형태로 발생할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연락이 안 되는 분들이 가족이나 직장에서 접촉하면서 3차 감염도 시작됐거나 시작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지금 연락이 안 된 분들을 통해 3차 감염까지 일어나는 경우 그분들은 방역당국 레이더 망에 걸리지 않는, 방역망 밖 환자들이 된다"고 진단했다.

결국 최선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이태원 방문 확진자를 확인해 접촉자를 관리하는 일이다. 2000명 가까운 사람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지금으로선 이들의 자발적인 외출 자제와 진단 검사 참여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방역과 연관성이 높지 않은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낙인 찍기'에 나서면서 신분 노출을 두려워한 클럽 방문자들이 적극적으로 검사를 받지 않을 가능성도 생겼다.

방역당국이 전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진단 검사시 개인 신분 노출 최소화를 약속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노출되신 분이나 아니면 접촉자에 대한 부분을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최대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야 본인 건강뿐만 아니라 본인의 가족, 동료들, 사회나 공동체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유념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도 "4월29일부터 5월6일까지 이태원의 클럽 등 이태원 일대를 방문하신 분들은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자택에 머무르며 보건소나 1339에 신고하시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주시기 바란다"며 "이러할 경우 개인의 신상정보는 엄격히 보호되고 존중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여기에 미등록 외국인을 포함해 "정부 차원에서 우리가 신분 노출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는 것을 정부 당국자인 저로서도 공개적으로 약속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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