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윤정 단장 “평범했던 사람들이 특별한 삶 살게 된 이유 전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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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라이트미션 10주년 맞아 ‘뮤지컬 문준경’ 특별공연 앞둬
심윤정 쏠라이트미션 단장은 “처음 부르실 때와 변함없이 ‘뮤지컬에 복음을 담아 전하는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교회 밖 하나님의 눈물이 고인 세상에 나가 계속해서 뮤지컬에 복음을 담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자녀를 낳지 못하고 남편의 사랑도 상실한 후 슬픔을 견디지 못하여 자살을 생각했던 고달프고 외로운 섬마을 여인 문준경. 무엇이 그녀를 전남 신안군 일대 섬들을 복음화하고 김준곤, 이만신, 정태기, 신복윤, 이봉성, 고훈 목사 등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70여 명의 목사를 길러내게 했을까. 또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여러 차례 고문을 당하고, 공산주의자들의 죽창과 총탄 앞에서도 당당하게 만들었을까. 누가 봐도 초라하고 미천했던 인생의 극적인 전환점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뮤지컬 선교극단 쏠라이트미션이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아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의 실화를 다룬 '뮤지컬 문준경'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전국 교회, 극장에서 150회 이상 공연하며 수많은 이에게 신앙적 감동과 도전과 감동, 구원의 복음을 전한 극단의 대표작품이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광성로 뮤지컬 연습장에서 만난 심윤정 단장(사랑의교회 집사)은 "작년 '스타라이트 스토리' 공연을 하는데 '뮤지컬 문준경' 공연 요청도 계속 와서 (재공연을) 약속했다"며 "계획대로라면 더 일찍 준비하여 공연하고 있었을 텐데,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상반기 안에 공연 사역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뮤지컬 문준경’ 무대를 꾸밀 배우들과 섬기는 사역자들. 앞줄 왼쪽부터 배우 김명희, 송효진, 단장 심윤정, 배우 엄태리, 신민희. 뒷줄 왼쪽부터 배우 황병일, 말씀양육담당 전도사 김준성, 배우 오태호, 김동환, 김원철, 남해현, 김경택. ©이지희 기자

'뮤지컬 문준경'은 100여 년 전 유교 문화 아래서 글도 배울 수 없고 별다른 꿈을 꿀 수도 없던 남편에 버림받은 한 나약한 여성이었던 문준경이 어떻게 한국 교회사에 길이 남을 전도자이자 순교자로 변모했는지 감동과 유머를 담아 흡입력 있게 그려냈다. 그동안 작품을 접했던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제 생애 절대 잊지 못할 공연'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고귀한 삶인지 코끝이 찡한 감동으로 느끼게 해준 작품' '배우들의 열연을 보면서 눈과 코와 심장이 뜨거워지는 행복한 시간' '이 땅의 선교와 복음전파에 꼭 필요한 뮤지컬'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심 단장은 "올해는 이전 작품과 달리 문준경 전도사님, 이성봉 목사님, 경방단 역할 등 출연 배우들을 더블 캐스팅하여 같은 작품이지만 배우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더욱 디테일을 살려 이전보다 생동감 있게 스토리를 표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윤정 단장과의 인터뷰는 연습실 바로 옆 경의선숲길에서 이뤄졌다.

ㅡ2011년 창단한 쏠라이트미션이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어떤 길이었나.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시 119:105)는 말씀을 붙들고 온 길이다. 하나님께서 한 걸음씩 인도하셔서 내 발 앞에 켜진 작은 빛을 따라 가다 보니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초창기에는 이 사역을 10년이나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심윤정 단장은 “주인공들의 영적인 ‘비포 앤 애프터’, 곧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 삶과 만난 이후 변화된 삶이 담겨야 이것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전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ㅡ쏠라이트미션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교회에서 해외단기선교지에서 공연할 뮤지컬 작품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해왔다. 2개월 정도 안에 대부분 뮤지컬에 대한 경험이 없는, 단기선교를 위해 모인 분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것을 제안하여 처음에는 '가능하지 않다'고 말씀드렸다.

그 당시 나는 매일 새벽기도를 다니고 있었다. 어느 날 새벽기도를 갔다 오던 길에 단기선교를 위한 뮤지컬 대본이 갑자기 머릿속에 떠올랐다. 하나님이 대본을 주시고 받아 적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순종할 수밖에 없게 강권적으로 이 길로 이끌어주셨다.

극을 잘 만들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다 보니 작품을 본 다른 교회 목사님이 또 초청해주셔서 공연하고, 그렇게 한 발 한 발 지금까지 하나님이 인도해주셨다. 해외단기선교 때나 소외 이웃을 위해 공연하다 2013년 하나님의 눈물이 고인 곳이 어디인지 기도 중에 보여주셨는데 바로 다음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눈물이 고인 곳, '대학로'였다. 당시 정말 많은 공연이 대학로 무대에 올라왔지만, 동성애와 폭력, 비성경적인 가치관과 음란, 욕설이 난무한 작품이 많았고, 그것을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어린 세대, 우리의 자녀들을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하나님께서 대학로 선교로 우리를 인도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사명을 받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대학로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ㅡ뮤지컬 선교사역을 시작하기 전에는 뮤지컬 강사로 활동했다.

"원래 5살 때부터 무용을 배웠고 대학 때 현대무용을 전공했다. 대학 4학년 때 무용공연을 위해 뉴욕에서 한 달을 머물렀는데,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하면 사람들이 칭찬하고 박수를 쳐주었는데, 내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거나 소통한다는 느낌은 잘 못 받았었다. 그런데 뮤지컬은 관객과 소통하는 것 같아서 나도 해보고 싶었다.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 가서 뮤지컬을 배우면서 친구들과 공연도 만들고 극단에 소속돼 경력도 쌓았다. 이후 남편을 만나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용이나 뮤지컬을 배운 경험이 단 하나도 버릴 것이 없다. 하나님이 쓰시려고 예비하고 준비하게 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에 와서 10년 동안 뮤지컬 강사를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창작 작품의 대본을 쓰고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교수가 되고 싶었고, 뮤지컬로 돈도 벌고 싶었는데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나에게 주신 모든 재능과 경험, 경력이 단순히 돈을 위한 것이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 더 값진 것을 주시려고 주님께서 준비시키신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처음에는 뮤지컬 강사와 뮤지컬 선교 두 가지 일을 병행하다, 직업을 내려놓고 선교극단만 운영하고 있다."

과거 쏠라이트미션의 ‘뮤지컬 문준경’ 공연 장면. ‘뮤지컬 문준경’은 전국 극장, 교회 등에서 150회 이상 공연됐다. ©쏠라이트미션

ㅡ쏠라이트미션(Salt Light Mission) 이름이 '세상의 빛(light)과 소금(salt)'이 된다는 의미다. 빛과 소금이 되는 것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빛이 되라고 하는 예수님의 말씀은, 일단 세상이 어둠이라는 전제가 있다. 세상을 영적인 눈으로 보면 최초 인간인 아담이 타락함으로 모든 인류에게 그 죄가 이어져 오면서 어둠의 세상이 된다. 아무리 겉으로 빛나 보이고 선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내면에 교만, 거짓, 미움, 분노, 원망 등 사단으로부터 비롯된 악한 감정과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구원하기 위해 오신 분이 바로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다.

예수님을 영접하면 우리가 그 빛을 간직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의 우상을 버려야 된다. 예수님을 영접하는 기도를 하고 구원을 받았는데도 여전히 나 자신이 우상이 되고 세상의 많은 우상을 따라 산다면 빛이신 예수님의 삶을 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이 버려져 사람들에게 밟힌다고 하셨다. 크리스천이 크리스천다움을 잃는다면 사람들에게 오히려 손가락질을 당한다. 말로만 잘 할 뿐이지 행동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조롱을 받는다. 얼마나 마음이 아픈 일인가.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말씀 그대로 실행하면서 소금으로서 삶을 살아야 한다. 빛으로서의 삶은 빛이신 예수님의 삶을 전하는 것이고, 소금으로서의 삶은 말씀대로 실행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극단이 되고자 쏠라이트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과거 쏠라이트미션의 ‘뮤지컬 문준경’ 공연 장면. ©쏠라이트미션

ㅡ'뮤지컬 손양원'(2013) '구원열차'(2011~2013) '뮤지컬 문준경'(2014~2017) '크리스마스 스토리'(2011~2012) '스타라이트 스토리'(2018~2019) 등 지금까지 공연한 작품의 대본을 쓰거나 각색하고, 연출, 안무까지 직접 맡았다. 작품에서 일관되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있었나.

"'뮤지컬 손양원'은 다른 분이 대본의 기본을 쓰고 내가 뮤지컬로 각색해 올렸고 '스타라이트 스토리'는 내가 쓴 대본을 다른 분이 각색해 올렸다. 그 외 모든 작품의 대본을 다 쓰고, 연출, 안무를 맡고 때론 배역을 맡기도 했다.

나는 쏠라이트미션의 모든 작품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구원을 받는다는 복음이 들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영적인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를 보여준다.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 삶과 만난 이후 변화된 삶이 담겨야 이것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전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준경 전도사님이나 손양원 목사님, 구원열차의 주인공을 봐도 태생적으로 위대하게 태어난 것이 아니라,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예수님을 만나 거듭났을 때 어떻게 변화된 살았는지 전하고 싶었다."

14명의 선교사와 선교사 자녀가 2017년 12월 대학로에서 ‘뮤지컬 문준경’ 공연을 관람한 후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선교사들은 “고국에서 귀한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는 은혜를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과 쏠라이트미션 사역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쏠라이트미션

ㅡ개인의 인생에서도 체험한 것인가.

"그렇다. 4대째 모태신앙으로 항상 교회에 다녔지만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하는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교회에 다니지 않는 것만 못한 거짓되고 가식적인 신앙생활을 했다. 거의 40세가 되어 예수님을 만난 후 내 삶은 변화됐다.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때에는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았고, 하나님을 믿는 것도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 나의 성취를 위해 '이것 해 주세요, 저것 해 주세요' 하며 소원을 비는, 마치 우상숭배 하는 모습과도 같았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난 후 예전과는 180도 변한 나의 삶을 보고 가족들과 가까운 분들, 가장 친했던 친구들이 먼저 느끼고 '너는 정말 예전의 너는 완전히 없어졌구나' '딴사람이 됐구나'라고 말해주었다. 기도의 내용도 달라졌다. '나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인도하소서'라고 기도하게 되었고, 비록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 놓이더라도 '선하신 하나님의 뜻이라면 이것이 맞습니다. 완전하시고 선하신 아버지께서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하시며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신 줄 믿습니다'라고 기도한다.

세상을 살면서 힘든 일도 있고, 억울한 일도 당하고 오해도 받고 힘도 들지만, 예수님께서 부활의 영을 부어주셨기 때문에 아주 잠시 괴로워도 다시 부활하듯 회복되어서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며 평안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 세상에 살면서도 천국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최고의 길'은 바로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길임을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올해 ‘뮤지컬 문준경’ 공연팀이 연습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쏠라이트미션

ㅡ'뮤지컬 문준경'은 가장 많이 공연한 작품이다. 인상에 남는 피드백은.

"많은 분이 감동적이라는 공통된 피드백을 주셨다. 울어서 눈이 빨갛게 퉁퉁 부어 나오는 분들도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예수님을 믿지 않았는데, 이 작품을 보러 와서 예수님을 영접하겠다고 결단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기뻤다. 한 영혼이 천하보다 더 귀한데, 구원받았다는 소식이 너무나 기뻤고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시는 일이라 생각했다.

동전의 양면 같은 피드백도 받았다. 한 번은 믿는 분이 어머니를 전도하기 위해 모시고 왔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그 어머니께선 '재미있긴 한데 너무 예수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 예수 이야기 좀 빼고 하면 안 되나'라는 반응이셨다고 했다. 어머니께서 너무 독실하신 분이셔서 어쩔 수 없었는데, 언젠가는 그분도 구원받으실 수 있도록 기도했다."

ㅡ출연 배우들은 어떤 변화가 있나.

"오디션을 통해 배우들을 모집하다 보니, 배우들이 처음에는 서로 조금 견제한다. 아무래도 배우로서 비중 있는 역할에 욕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여성 배우들은 배역에 욕심이 있고, 남성 배우들은 페이에 집중하는 편이다. 처음 몇 주는 서로 견제하고 눈치도 보는데, 항상 연습하기 전에 예배하고 찬양하고, 말씀으로 큐티도 하고 삶을 나누면서 한 달 정도 지나면 확실히 가족같은 분위기가 된다. 어떤 배우들은 친형제보다 더 가깝다고 느낄 정도고, 나도 배우들이 아들딸 같고 가족 같은 느낌이다. 작품을 통해 배우들이 더 친밀해지고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또한 하나님께서 특별히 부르시고 사용하시는 문화선교사라는 사명감으로 결속력이 생기니 감사하다."

2020년 ‘뮤지컬 문준경’ 공연팀의 연습 모습. ©이지희 기자

ㅡ'뮤지컬 문준경'과 함께 애착이 있는 또 다른 작품을 꼽는다면.

"대학로 선교에 처음 올린 작품, 가장 많은 배우가 함께한 작품 '뮤지컬 구원열차'가 기억에 남고 애착이 많다. 쉬는 날도 없이 120여 회를 계속 올렸는데, 첫 공연 때는 텅 비었던 객석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차더니 마지막 공연 날에는 만원 버스처럼 빼곡히 관객이 들어차 까치발로도 설 자리도 없을 정도였다. 극단 초창기여서 아는 분들도 많지 않고, 홍보할 여건이 안 됐음에도 입소문을 통해 하나님께서 많은 관객을 보내주셨다. 이 작품이 굉장히 기억에 남고, 하나님께서 뮤지컬 선교를 계속하라고 불러주신 작품이 아닌가 한다."

ㅡ쏠라이트미션의 미래 비전은.

"처음 부르실 때와 변함없이 '뮤지컬에 복음을 담아 전하는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분들은 '교회 안에서 공연하지, 왜 굳이 교회 밖에 나와서 공연하느냐'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교회 안에서가 아니라, 교회 밖에 나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셨다. 교회 밖 하나님의 눈물이 고인 세상에 나가 계속해서 뮤지컬에 복음을 담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문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