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이 한국 정부가 남북한 인권에 같은 잣대를 적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28일 VOA(미국의소리)가 보도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인권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지 못하며 북한 주민들이 정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한 북한과의 관계 진전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인구의 매우 작은 부분인 김 씨 정권과의 합의는 장기간 지속할 수 없다. 남북 관계가 깊고 의미있게 변화하려면 인권 존중이 일부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북한 인권 문제를 둘러싼 한국 진보와 보수 세력 간 극심한 대립을 끝내야 한다"면서 "인권은 38선 이북과 이남의 한반도 전체에서 수호돼야 하며 북한의 끔찍한 인권을 못 본척 하는 정책은 김정은이 한국 정부를 더욱 경멸하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은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인) 태영호 씨와 지성호 씨가 북한에서 학대받고 탈출한 사람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국회에서 전달하는 한 한국의 일부 진보 인사들이 북한의 끔찍한 인권 유린을 완고하게 계속 부인하는 것은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지난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서 정하고 있는 북한인권재단의 설립과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임명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서 벌어지는 잔악 행위를 경시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태영호 당선자가 북한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지지하는 위치에 있게 돼 다행"이라며 "폭정과 독재 아래 살았던 사람들이야 말로 자유와 인권을 가장 옹호하며 한국이 공화국 체제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북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북한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탈북민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이런 위험 속에서 출마한 태영호 지성호 당선인은 모두 큰 용기를 보여줬다"며 "문재인 행정부가 이들의 안전과 표현의 자유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호하느냐는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의지가 김정은을 달래려는 충동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국내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지난 26일부터 오는 5월 2일까지의 일정으로 제17회 북한자유주간이 ‘유튜브’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