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2년여 만에 ICBM으로 도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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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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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들, 극적인 군사 도발 통해 대미 압박 효과 극대화 의도 예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름째 공개활동을 하지 않는 가운데 그의 건재 여부를 놓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김 위원장이 그간 중단했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매체가 지난 12일을 끝으로 27일까지 보름째 김 위원장 공개활동 보도를 내놓지 않자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심장수술을 받았다는 설부터 사망설, 위독설, 측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에 따른 격리설 등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 건강이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북한이 곧 군사 도발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27일 "김 위원장의 중태설, 그리고 더 멀리 나아간 사망설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최근에 또다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가 포착되고 있어 김 위원장은 조만간 새로운 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거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또는 평양종합병원 현장을 시찰하는 등 형태로 공개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스스로 자취를 감춤으로써 궁금증을 자아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후 극적인 군사 도발을 통해 대미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방식을 쓴 적이 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6월20일 치과위생용품공장을 시찰한 뒤 자취를 감췄다가 2주 뒤인 7월4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이어 7월13일 시험발사 참가자에게 표창을 수여한 뒤 2주간 잠적했다가 같은 달 29일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지휘했다.

이번에 군사 도발이 이뤄질 지역으로는 함경남도 선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미국은 최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이동식발사대(TEL)와 간이 참관시설 등이 배치된 정황을 포착하고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덕은 김 위원장이 현재 머무는 걸로 추정되는 원산에서 북쪽으로 60여㎞ 떨어진 곳이다.

선덕은 북한이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에 대남 타격신종 무기의 일종인 초대형방사포(KN-25)를 동해상으로 쏴 올린 장소다. 다만 초대형방사포의 경우 북한이 스스로 실전 배치를 거론할 정도로 시험 발사가 수차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더 위력이 큰 무기가 등장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2017년 11월29일 이후 중단했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예고했던 새로운 전략무기가 곧 실체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발사될 북한의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에는 다탄두나 자세 제어, 기만체 등 기술이 가미돼있을 가능성이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정은 공개활동이 뜸해지기 시작한 시점부터 거의 한달이 지났다"며 "건강 문제가 아니라면 잠행이 길어질 때는 뭔가 결심을 하거나 극적인 효과가 필요할 때였다"고 분석했다.

류 위원은 "판을 흔들고 싶다면 다시 건드릴 만한 아이템이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과 ICBM 밖에 없다"며 "순서대로 상황을 고조시키고 싶다면 잠수함 진수식, SLBM, ICBM 순이겠지만 충격을 줘서 협상에 유리한 고지로 올리겠다면 ICBM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ICBM 발사로 귀결되는 수개월에 걸친 도발 계획을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27일 현안진단 보고서에서 "북극성 3형(SLBM) 잠수함 시험발사, 신형엔진(ICBM 고체엔진) 출력 시험, 7~8월 하계 군사훈련 기간 중 신형단거리전술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및 전력화, 당 창건 75주년(10월10일) 전후 인공위성 발사 및 기념 군사퍼레이드에 신형대륙간탄도미사일(ICBM/신형고체엔진) 등 신무기 공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28일부터 31일까지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여전히 (미국의) 적대적 행위와 핵 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가시적 경제 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 이제 세상은 곧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신무기 공개를 예고한 바 있다.

박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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