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중설에 관한 각종 소문이 여전한 가운데, 익명의 미 당국자가 이를 '추측'으로 평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AP는 26일(현지시간) 언론 대응 권한이 없어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를 인용, "김 위원장 건강에 관한 최근 루머는 정보가 '추측'이라는 미국의 평가를 바꾸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중설에 관해 "오래된 문서를 사용했다고 들었다"라며 "부정확한 보도라고 들었다"고 발언한 데 이어 익명 당국자에게서도 비슷한 취지의 전언이 나온 것이다.
AP는 아울러 대니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차관보 분석을 인용, "김 위원장과 그 부친 김정일, 할아버지 김일성에 관한 루머는 몇 년 간 매우 풍부했다"라며 "대부분은 거짓으로 드러났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에서도 위중설에 관해 거리를 두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카즈벡 타이사예프 러시아 하원의원은 이날 타스통신에 "(북한) 대사관과 얘기를 나눴다"라며 "지도자(김정은)의 병에 관한 공식 정보는 없다"고 했다.
또 스페인 친북단체 조선친선협회(KFA) 설립자인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식 정보'라고 주장하며 "우리 김정은 원수의 심각한 건강 상태에 관한 정보는 거짓이고 악의적"이라는 글을 올렸다.
아울러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날 미국 언론 폭스뉴스에 "김 위원장은 살아있고, 괜찮은 상태"라며 "그는 지난 13일부터 원산에 머물러 왔다. 아직 의심스러운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김 위원장 동향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은 무성한 상황이다. 폭스뉴스는 이날 김 위원장 위중설을 다룬 또 다른 기사에서 소식통을 인용해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김 위원장이 아직 회복 중이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 사망 또는 위중설은 신뢰도가 낮지만, '회복'이 필요한 수술 또는 시술은 이뤄졌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피해 원산 체류 중이라는 분석도 계속 나온다.
아울러 일각에선 북한이 관련 소문을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는다는 점을 토대로 위중설이 실제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들은 건 없다"면서도 "북한이라는 폐쇄적인 사회에선 이런 루머가 영원히 지속되거나 답이 없도록 두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그가 죽거나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한다고 꽤 믿는다"라며 "그가 죽었다면 오래 고통받은 북한 주민들이 좀 안심하길 바란다", "(권력) 승계자가 북한이 더 나은 곳이 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