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국내외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존 치료제 후보물질 중 눈에 띄는 진전이 없자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방역당국은 민관협력 등을 통해 완치자 혈액을 활용한 치료제와 백신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25일 오후 정부 충북 오송 질본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방역당국이 결코 경계를 풀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전 세계의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해 아직도 모르는 점이 너무 많다는 것, 치료제·백신개발이 현재 전혀 녹록치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까지 효과가 입증된 코로나19 치료제는 없다"면서 "심지어 전문가들조차 회복기 (환자의) 혈장, 또 일부 후보 치료제에 대해 부작용을 지적하는 등 방역당국으로서 조금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 클로로퀸 부작용을 경고했다. 국내에서도 임상을 진행 중인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중국 임상실험에서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진환자의 중화항체 형성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최근 코로나19 확진환자 25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실험에서 바이러스 감염 후 회복 단계에서 전염력을 떨어뜨리는 중화항체가 형성된 것을 확인했다.
권 부본부장은 "(중화항체 형성) 가능성은 높다 해도 방어력 여부가 확실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또 이 항체가 얼마나 지속할지, 감염 후 얼마나 형성되는지 여부 등을 아직은 정확하게 알고 있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치료제와 백신 관련 성과를 내기 위해 민관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과 임상, 보급 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우선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난 24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단' 제1차 회의를 열고 국내외 연구·개발 동향 확인하고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병원이 산·학·연·병 등 정부의 상시적 협업체계를 공고히 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치료제 관련 기존 약물의 적응증을 코로나19까지 확대하는 연구가 7종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이 주도하는 연구가 3종,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는 4종이다. 이와 별도로 국립보건연구원은 기업과 협업해 완치자 혈액 기반 항체·혈장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백신은 국립보건연구원이 현재 플랫폼 기술에 기반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민간 등에서 백신이 개발되면 이 효능을 평가하는 방법도 함께 개발 중이다. 국립보건연구원은 백신의 방식에 핵산, 재조합단백질, 바이러스전달체 백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민관협력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어떤 방식의 백신이 효과가 있을 지 불확실하다는 이유에서다.
권 부본부장은 "치료제·백신 등 약물 관련 수단을 조기 확보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실망스러운 상황'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들께는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에 앞으로도 계속 적극적으로 참여·협조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연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