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피해액이 1조6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종필(42) 전 라임 부사장의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날 오후 9시께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 앞 노상에서 김 전 회장을 붙잡았다. 이어 오후 10시45분께 이 빌라에서 이 전 부사장도 검거했다. 두 사람은 이 빌라에서 함께 은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자금 약 161억원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잠적했다가 전날 경찰에 붙잡혔다.
또 스타모빌리티 측은 지난달 18일 서울남부지검에 김 전 회장이 회삿돈 517억원을 횡령했다는 취지로 고소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에서 투자받은 자금을 다른 회사에 투자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라임 사태에서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별도 사건 수사를 받던 중 종적을 감췄다가 전날 붙잡혔다.
당시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에 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했다.
김 전 회장의 경우 지난 19일 뉴시스가 김 전 회장의 대포폰 번호 2개를 입수해 통화를 시도한 결과, 이들 모두 해외로밍 중임을 알리는 안내 방송 서비스 없이 바로 신호음이 울리며 연결돼 국내에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뉴시스 4월19일자 '[단독]'라임' 김 회장 대포폰 걸어봤더니..국내서 신호 잡혔다' 참조>
김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이 신병이 수사기관에 확보되면서 서울남부지검에서 진행 중인 라임 관련 수사에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라임 사태 무마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김모(46) 전 청와대 행정관을 지난 18일 구속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이 전 부사장은 수배관서인 서울남부지검으로 신병을 인계할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은 조사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라임 사태는 지난해 이 운용사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등으로 불거진 문제다. 이후 펀드 불완전 판매, 청와대 연루 의혹 등이 불거졌고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심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