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4ㆍ11총선 공천헌금 의혹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친박(친박근혜) 내부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시 당 공천위원이던 현기환 전 의원이 3억원 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다, 이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는 현영희 의원이 다른 정치인들을 후원했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돌면서 사안이 눈덩이처럼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두 당사자에 대한 당의 제명 결정으로도 사태가 수습되지 않자, 친박에서는 차제에 박 전 위원장과 공천헌금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는 적극적 대응책으로써 앞으로 대선가도의 `안전도'를 높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의 대국민사과, 그리고 대선캠프 구성시 인적개편이 거론된다.
친박 인사인 김용갑 당 상임고문은 9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지만, 박 전 위원장이 종합적으로 정리해 국민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상임고문은 박 전 위원장이 주도해온 당 쇄신에 대해 "그중에는 인적쇄신, 선거 부정부패 문제가 다 포함된 것"이라며 "박 전 위원장에게는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경선캠프'의 정치발전위원인 이상돈 중앙대 교수도 이날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후보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일부 정치인에게 300만-500만원의 후원금이 제공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선거를 앞두고 한심한 것"이라며 "사실 확정 여부를 떠나 이런 논의가 주변 사람에게 있으면 되겠는가"라고 문제삼았다.
그는 "박 후보가 정말로 신중히 생각해 진실 여부에 관계없이 의혹의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사람들과 과연 선거를 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하는 것을 한번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억원이 오간 날짜로 알려진 3월15일은 도덕성 시비에 휘말린 몇몇 총선후보의 공천취소가 검토되던 시점임을 떠올리면서 "그런 상황에서 공천위 구성원이 회의가 있는 날, 시내 다른 곳에 가서 거액을 받았다는 게 만약 사실이라면 요즘말로 `멘붕' 같은게 10번은 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국민과 유권자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겠다는 약속 뿐 아니라 어떤 연루된 사람들, 의혹의 대상으로 오르내린 사람들에 대해 뭔가 가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국민 사과 후 대선캠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인적구성을 달리하던가 하는 것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이 교수의 발언에 대해 "박 전 위원장과 이번 사태의 연관성을 끊어야 한다는 예방적 차원의 언급 아니겠느냐"면서도 "표현이 너무 나간 것 같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