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마지막 주말 집중유세에 나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출마지 종로를 시작으로 서울 동편 끝자락 강동구부터 경기도 용인을 거쳐 인천까지 수도권을 횡으로 가로지르며 집중 유세를 했다. 격한 일정에 무리가 갔는지 유세 도중 종종 목이 잠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동구 천호동 홈플러스 앞 사거리에서 열린 진선미(강동갑), 이해식(강동을) 후보 지원유세에서 "많은 사람들이 국민은 일류인데 정치는 삼류라고 하는데, 그 일류 국민이 정치 일류로 못 만들 이유가 어딨겠나. 이번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국민은 1류, 정부는 2류, 청와대는 3류'라고 정부·여당을 비난한 데 대한 맞불인 셈이다.
이 위원장이 그러면서 "정치를 일류로 만들려면 일류 정치인을 선택해주면 된다. 예컨대 진선미, 이해식 후보는 일류 정치인이다. 여러분이 뽑아주기 바란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강동구 유세 도중 허경영 대표의 국가혁명배당금당 유세차가 도로 맞은편에서 자당 선거 로고송을 크게 틀어 이 위원장 발언이 1분여 중단되기도 했다. 배당금당 선거 로고송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낙연, 이해식, 진선미" 등을 연호하며 맞대거리를 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송파구로 이동해 조재희(갑), 최재성(을), 남인순(병) 후보를 지원했다. '험지' 송파구인 만큼 이인영 원내대표, 김태년, 서영교 의원도 유세에 합류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는 전날 강남 유세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송파구민 여러분이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서 1가구1주택 장기거주자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시사했다. 그는 "세 후보와 함께 그 문제를 빠른 시일내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원유세에 앞서 출마지인 서울 종로 구기동 서서울농협 세검정지점 앞 유세차에 올라 "여러분이 내게 기회를 준다면 정치도 일류 정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구기동 등 종로 북부를 겨냥한 공약으로는 ▲신분당선 지하철 연장 및 경전선 강북횡단선 조기착공 ▲청년 문화예술인 창업 공간 조성 ▲노인종합복지관 조기 착공 ▲홍제천변 산책길 조성 등 지역 맞춤형 공약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서울 지원유세 후 경기도 용인을 거쳐 인천에서만 남동을(윤관석), 남동갑(맹성규), 연수갑(박찬대), 연수을(정일영), 허종식(동구미추홀구갑), 남영희(동구미추훌구을), 서구갑(김교흥) 등 5개 일정을 소화하며 총력 지원에 나섰다.
그는 인천 구월동 모래내시장 입구에서 열린 윤관석(남동을) 후보 지원유세에선 "지금같은 국가적 위기를 앞에 두고 우리가 싸울 틈이 없다. 싸움은 편할 때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번에 윤관석 후보처럼 일하는 의원을 꼭 (국회로)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소래포구 공판장 앞 맹성규(남동갑) 후보 유세에선 "지금 민주당은 일부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그렇게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여러분이 한석 한석 보태주지 않으면 대단히 어려운 국면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위기국면에서 정부여당에게 '안정 의석'을 확보해줘서 위기를 넘기도록 힘을 보태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지금 우리 앞에는 우리가 한번도 건너보지 못한 위기의 강이 무섭게 흐르고 있다. 지금 우리 앞에는 우리를 집어삼킬 듯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고통의 계곡이 열려있다"며 "이 위기의 강, 고통의 계곡을 국민 한분도 낙오시키지 않고 모두모두 손잡고 건너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정부·여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또한 미래통합당발(發) 설화 파동을 겨냥해 '막말 정치인 퇴출'을 외치며 공세를 폈다.
그는 우선 용인시 수지구청역 앞 정춘숙(용인병) 후보 지원유세에서 통합당에 대해 "이렇게 위부터 아래까지 모두 막말을 계속 한다면 이제 방법은 하나뿐"이라며 "수지구 주민 여러분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이 그 집단을 몽땅 혼내드리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 우리은행 사거리에서 열린 박찬대(연수갑), 정일영(연수을) 지원 유세에선 "연수구의 선거 구도는 비교적 명료하다. 일하는 사람과 막말하는 사람의 대결로 보인다"며 "그런데도 유권자 여러분이 아직도 선택을 망설인다면 그건 좀 이상하지 않나"라고 힐난했다.
이는 통합당 현역인 민경욱 후보(연수을)에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싸울 준비를 먼저 갖추는 정치인들은 좀 자숙 기간을 주시라"며 "일할 마음, 일할 준비, 일할 역량, 일할 능력을 갖춘 정치인에게 이번에 일을 시켜서 정치 선진화의 첩경이 되도록 연수구민들이 먼저 결단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김교흥(서구갑) 후보 지원유세에선 "숱한 막말로 인천 시민여러분에게 상처를 드린 그런 몇몇 정치인들 이번엔 인천 시민여러분이 잘 골라내주길 전 기대한다"며 "그게 정치도 일류로 발전시키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인천 유세 내내 인천 권역 공동선대위원장인 4선 중진 송영길 의원(계양을)이 동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유세차 위에서 김교흥 후보 지원 도중 송 의원 손을 잡은 채 "여러분이 키워준 송영길 의원을 더 키워주기 바란다"며 "우리 송 의원이 사실은 내 중학교 후배다. 송 의원만 봐도 항상 든든한데, 송 의원이 쭉쭉 자라나게 여러분이 거름도 주고 물도 주기 바란다"고 치켜세웠다.
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