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수사를 통해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회원들이 속속 덜미를 잡히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다수의 유료회원이 처음 특정됐는데, 추가 압수수색을 통해 더 많은 유료회원들이 줄줄이 검거될지 관심이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달 가상화폐 거래소와 거래대행업체 등 5곳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 분석을 통해 조주빈(25)이 운영한 박사방의 유료회원 10여명을 특정한 뒤 입건해 수사 중이다.
유료회원 10여명에는 30대가 가장 많았고 미성년자나 공직자, 연예인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주빈이 주로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던 가상화폐 '모네로' 외에 다른 화폐가 일부 사용된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13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업비트·코인원을, 같은 달 19일에는 가상화폐 거래대행업체 베스트코인을, 이틀 뒤인 21일에는 대행업체 비트프록시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이처럼 가상화폐 거래소 등의 자료를 통한 유료회원 특정이 효과를 보면서, 압수수색을 통해 꼬리를 잡힐 유료회원들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전날 기존에 자료를 확보한 5곳을 포함해 가상화폐 거래소와 구매대행업체 20곳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5곳에서 약 한달만에 유료회원 10여명이 특정된 만큼 수사망은 갈수록 조여질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가상화폐 지갑을 추가로 몇개 더 찾았고, 20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추가 자료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되는 자료에 대한 분석 작업이 마무리되면 박사방을 이용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지급한 회원들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주빈은 박사방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회원들에게 '입장료' 명목으로 받는 돈을 가상화폐로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조주빈이 박사방 입장료를 받기 위해 올렸던 암호화폐 지갑 주소들 중 2개는 실제 사용하는 주소가 아닌 인터넷에 떠도는 화면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개 지갑에서 32억원에 달하는 입출금 내역이 포착돼 조주빈이 성착취물 영상 공유로 이같은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지만, 경찰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출금 거래내역이 32억원 가까이 되는 지갑은 조주빈이 실제 사용한 것이 아니다"며 "자칫 조주빈의 범죄수익으로 오해될 여지가 있어 사실과 다름을 밝힌다"고 했다.
천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