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선교전략가 앨런 허쉬(Alan Hirsch)의 대표작 '잊혀진 교회의 길'(원제 'The Forgotten Ways')이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오늘날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선교적 교회'를 이해하는 데 필독서로 꼽히는 책으로, 현대 선교전략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평가 받는다.
책에서 저자는 현대 교회에 '선교적 교회 운동'이 요청된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의 개념과 원리를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 '선교적 교회 운동'이란 초대교회를 본보기로 하여 제자도를 철두철미하게 지키면서 교회의 본래적인 유동성, 역동성을 회복하고, 교회 자체가 아닌 '선교'에 초점을 맞추어 선교의 풍성한 결실을 맺자는 운동.
저자는 현대 교회가 성장에 실패하고 있는 근본 원인은 초대교회의 모습과 완전히 동떨어지게 된 데 있다면서, 위기 타파의 길은 "신약시대의 감각을 회복"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특히 "선교적으로 파산한 서구 교회"의 모습을 좇지 말라고 경고한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한 '이머징 교회' 같은 이른바 '서구의 새로운 선교전략'은, 기존의 교회 패러다임을 그대로 둔 채 단지 신학만 조금 수정해 나온 것들이라며, 이러한 '일부 개보수'로는 중대한 선교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초기 기독교 운동과 현대 중국 교회의 역사를 주목한다. 이들 교회는 목숨을 위협하는 핍박 속에서도 놀라운 성장과 부흥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저자는 이들 교회에서 박해는 교회를 몰살하기는 커녕 "이른바 '보내심을 받은 사도 같은 사람들'의 가장 진실된 본성을 드러내게 했으며 ... 교회의 비본질적인 부산물 더미에서 그리스도인들을 꺼내 정결하게 만들었다"고 말하면서, 사도적 교회, 본질에 집중하는 교회가 현대 교회가 갈 길이라고 말한다.
선교전략에 빠지지 않는 갖가지 '교회 성장 모델' 논의에는 회의를 표한다. 이에 대해 "교회 성장 모델은 전통적이든 현대적이든, 둘 다 수동적"이라며, 이 속에서 교인들은 교회가 제공하는 예배순서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소비자'로 전락한다고 비판한다. 이런 교회 모습은 "예수께서 의도하신 에클레시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시스템, 문화화, 서비스 같은 말들에 희망을 걸지 말라고 밝힌다.
그는 현재 교회에 필요한 것은 "예수 운동"이라고 강조하면서, "영적으로 활력 넘치는 제자 만들기 문화, 초대교회의 동력원이었던 사도적 사역"을 기필코 회복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서 '제자 만들기 문화'는 어떤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다. 서구 교회가 크리스천들의 제자화에 실패한 이유는 제자도를 "교리적 사상에 대한 지적 동화 정도로 축소하였기 때문"이라면서, 제자도는 다름 아닌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 외에 다른 방도는 없다"고 할 정도로 철저하게 삶 속에서 제자도를 실천하는 교회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힌다.
'선교적 교회 운동'의 목표는 철저히 선교다. 교회의 존재 목적의 핵심은 "복음을 전하고 민족을 제자로 삼는 것"이라며, 이것이 "교회의 진정한 조직 원리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모이는 교회'가 아닌 '흩어지는 교회'를 지향하고, 교회 밖 제3의 장소로 나가서 "성육신화하여 선교" 하라고 말한다.
앨런 허쉬는 마이클 프로스트와 공저한 '새로운 교회가 온다', '모험으로 나서는 믿음' 등을 통해 국내외 선교적 교회 운동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현재 선교단체 'FORGE' 대표 및 코디네이터로 있다.
잊혀진 교회의 길 ㅣ 앨런 허쉬 저, 오찬규 역 ㅣ 아르카 ㅣ 512쪽 ㅣ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