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 목사(서울영동교회)가 5일 ‘코로나 사태와 바벨탑 이야기가 주는 교훈(창11:1~9)’이라는 제목으로 주일예배에서 설교했다.
정 목사는 “어느 한 에세이에 의하면 현재 코로나를 대응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한다”며 “중국과 북한이 보여주는 전체주의적 감시체계와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가 보여 준 시민 감시체계가 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 이후에 일부 국가는 코로나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도입된 감시체계를 훨씬 더 강하게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방법에는 ‘근접감시’에서 ‘밀착감시’를 하게 되고, 이것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것”이라며 “건강이라는 이유로 감시를 정당화하고 실시하는데 문제는 그 다음에 일어날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모든 개인을, 개인이 아는 것 보다 더 많이 알게 된다”며 “한 개인의 맥박과 체온을 통해 개인의 감정을 파악하고, 정치적 연설을 들을 때 그가 하는 반응을 통해 정치적 성향을 읽어낸다. (이를 바탕으로) 사전에 조치하는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어떠한 개인이나 당이 24시간 인간을 잘 감시하므로, 개인 위에 군림하는 신이 될 수 있다”며 “이처럼 정치만능, 인간만능, 물질만능, 기술만능 사회가 되면 당이나 지배자, 경제와 기술의 말만이 진리가 되고, 다른 모든 언어를 배제하는 사회가 되면 한 사람의 언어가 신의 언어가 되고, 그 사회는 하늘에 닿았다며 문명을 자랑하지만, 그 문명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 “어떤 한 지배자나 집단이 자신을 중심으로 하나 됨을 강제로 만든다. 즉 각각의 개인이 자기 자리로 가도록 허용하지 않고, 그 사람이 그 사람답게 생각하고 살지 못하도록 하나로 묶어 버리는 거짓된 하나 됨이 존재할 수 있다”며 “북한에서나 볼 수 있는 하나 됨은 겉으로는 질서 있게 보이지만 사실상 가장 무서운 무질서이고 혼돈이다. 이런 일방적, 강압적 하나 됨 뒤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무시되고, 배제되는 가짜 하나 됨으로 쌓아 올린 공동체의 탑은 결국 무너지게 된다”고 했다.
한편 정 목사는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에 무너지는 문명이,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게 자기를 나타낼 수는 없는 것”이라며 “문명의 탑, 사회의 탑은 인간이 하나님의 경계를 넘어서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 앉는 것은 없는지, 겉으로 보이는 문명의 탑에 화려한 면만 보이고, 그 밑에 그릇된 기초를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코로나 사태로 교만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겸손한 자세로 바꾼다면 이 위기는 우리를 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타락된 세상에 하나님의 하나 됨과는 다른 변종의 하나 됨이 나타난다”며 “요즘 혼술, 혼밥 이라는 외로운 하나 됨이 계속 생겨난다. 사람들 간에 진정한 연결이 없고, 사랑의 만남이 없는 각각 분리되고 개별화 된 하나 됨이 있다. 오늘날 현대문명이 얼마나 많이 외로움 하나 됨을 생성해 내는지 모른다고 부연했다.
정 목사는 “코로나 확진자가 백 만이 넘어서면서 인류의 이동이 멈춰서고,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서로가 만나지 않고, 학교와 공장이 멈추는 가운데, 전 세계의 하늘은 깨끗해졌다”며 “베네치아에는 물이 맑아져 돌고래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통해 인간을 죽어가지만 자연은 살아가고 있다. 그 만큼 사회와 문명의 탑이 과도하게 인공 대체물로 세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어 “거대한 문명도 바이러스 하나에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내가 세워 온 삶의 탑도 사소한 것에 흔들릴 수 있음을 깨닫고 겸손해야 된다”며 “교만의 기초, 사랑이 빠져버린 가짜 하나 됨의 기초, 자연의 질서를 깨트린 진보의 신화라는 기초 위에 세워진 사회의 기초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문명과 나라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깨달으며, 나의 문제에만 매달리지 않고, 사회와 나라와 문명의 문제를 안고, 주님 앞에 회개하며 기도하는 월드 크리스천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