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제1호 박사 故김달수 교수, 모교 한신대에 끝없는 사랑보여
강직한 교육자였던 고인의 뜻 받들어 유가족들 기부금과 도서 기증
한신대학교(총장 연규홍)는 2일(목) 서울캠퍼스에서 ‘고운(孤雲) 김달수 교수 대학발전기금 전달식’을 가졌다. 김달수 교수 유가족은 고인의 뜻에 따라 한신대 발전에 써달라며 대학발전기금 3,000만원과 도서를 쾌척했다.
이날 전달식에는 김달수 교수의 아내인 이문우 장로와 장남 김훈 이사, 연규홍 총장, 권명수 신학대학장, 김대숙 평화교양대학 교수, 김영호 대외협력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문우 장로는 김달수 교수의 여러 가지 일화를 소개하며 그를 떠올렸다. 이 장로는 먼저 “김달수 교수는 살아계시는 동안 모교 한신대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다른 대학에 몸담고 있었지만 항상 마음은 한신을 향해 있었고 한신 출신의 후배와 제자들을 각별히 챙긴 것으로도 유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신학대학(현 한신대) 입학시험 때 일화를 소개했다. “김달수 교수는 목회자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한국신학대학 입학 면접시험장에서, 신앙적 철학을 세우고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지원했다. 고사장을 나서며 대학 운영 목적과 본인의 지원 목적이 달라 불합격할 것으로 예상해 크게 낙담했지만 합격했고, 후일 ‘한신대 박사 1호’까지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장로는 “이후 평생을 제자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육자로 헌신했다. 생전 그의 한신 사랑과 후배 사랑의 깊은 정신을 잘 알기에 고인을 보내드리고 바로 한신대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달수 교수의 장례가 끝난 지 보름도 채 되지 않은 때에 큰 결단이었다.
전달식 내내 고인을 회상하던 장남 김훈 ㈜아미크론 이사는 “고인은 강직한 교육자셨고 무뚝뚝하고 엄하지만 가슴 따뜻한 아버지셨다”며 “아버지를 너무 일찍 보내드린 것이 아직도 마음 아프다. 장례가 끝나자마자 어머니께서 아버지의 뜻이 흐려지기 전에 한신대에 기부하자고 하셨고, 가족들도 모두 따르기로 했다. 평소 아버지의 성품대로 말씀은 많이 없으셨지만 한신대를 위한 기부를 준비해 오신 듯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연규홍 총장은 “아직 고인을 애도할 시기인데도 학교를 먼저 찾아주신 그 뜻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김달수 교수는 강직하고 올곧은 교육자셨다. 평생을 교육자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유혹과 시련을 인내하고 이겨내야만 교육자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자로 헌신한 김달수 교수는 남들보다 큰 눈물샘을 가슴에 품고 있다. 김교수의 깊고 넓은 한신사랑의 마음 또한 그 곳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된다. 예전에 학생들이 낙제하지 않도록 끝까지 과제를 주고 또 주면서 이끌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시던 모습이 선하다. 개교 80주년인 올 해에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날 수 있었던 또 한 분의 훌륭한 한신인, 참스승을 다시 만나 뵙게 됐다. 기부하신 발전기금은 그분의 뜻을 이어 받아 평화통일교육과 연구를 위해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故김달수 교수는 1958년 한신대에 입학했고, 1979년 캐나다 맥길대에서 신학석사를, 1992년 한신대에서 제1호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신대 박사 동문회 초대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이후 한신대에서 공부하던 이문우 장로와 부부의 연을 맺었으며 슬하에 아들 김훈, 김혁, 딸 김향을 뒀다. 1981년 강남대 교수로 임용된 후, 강남대 교무처장·신학대학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 신학 발전과 후학 양성에 크게 이바지하다 지난 3월 18일에 소천했다. 이문우 장로 또한 ‘새가정’, ‘여성의 전화’의 설립과 활동, 그리고 기독교연합체인 ‘교회여성연합회’ 등에서 여성인권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달수 교수 유가족은 이번 발전기금 이외에도 그가 소장하고 있던 장서를 한신대 서울캠퍼스 장공도서관에 기증할 예정이다.